[변호인 리포트] 수사절차에서의 변호작용 <1>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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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4 07:32  |  수정 2018-09-21 10:39  |  발행일 2018-08-24 제10면
20180824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변호권은 형사절차의 어느 단계에서부터 허용되는가. 내사, 소환, 압수·수색, 입건 중 어느 시점부터 변호권 행사가 허용되는지에 대해 설이 갈린다. 각각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피의자와 변호인은 형식은 내사라도 실질이 수사라면 초기부터 가능하다고 보고, 수사기관은 정식 입건 전에는 수사 개시 전이므로 불허된다고 주장한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같이 권력적 행정작용이긴 하지만 수사기관의 수사와는 성질을 달리하는 것은 변호인의 참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견도 있다. 이 문제는 헌법상 변호인 제도의 존재 의의에 주목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헌법은 체포·구속·압수·수색의 피해를 당하는 국민 누구나에게 법치주의, 고문 금지, 자기진술거부권, 영장주의, 변호인 조력권, 자백배제법칙, 자백보강법칙을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과 대법원 판례는 위 모든 절차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허용하면서 수사의 개시점을 입건(범죄인지서 작성) 여부가 아닌 실질적 수사 개시로 보고 변호인 조력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체포·구속은 물론 압수·수색, 소환, 조사가 있었다면 수사로 볼 수 있고, 변호인 조력을 받는데에 입건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로써 변호권 행사의 시작점을 정확히 알았다. 그렇다면 구체적 변호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변호인은 체포·구속된 피의자를 접견해 혐의에 대한 해명과 정상에 대한 사정을 파악해 수사기관과 법원에 주장할 수 있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고문, 폭행, 협박, 신체 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이 있었는지를 파악해 위법수사에 대한 이의와 더불어 장래 재판에서 증거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 다음으로 변호인은 수사과정에 의견서와 증거자료 및 참고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유의할 것은 피의자의 이익을 위해 변론해야 하는 것이므로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거를 함부로 제출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물론 피의자에게 불리한 증거를 함부로 인멸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한편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의 진술을 청취해 증거를 생성시키는 중요한 방법이 바로 피의자 신문이고, 그로써 발생되는 중요 증거가 피의자신문조서다. 이 증거는 수사 초기의 생생한 피의자의 항변과 자백 내용을 담은 것이라서 증거능력에 문제가 없는 한 높은 증명력을 갖는다. 이처럼 피의자가 수사의 객체가 돼 그의 진술이 장래 검찰의 공소사실을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되는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종래에는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에 대해 수사기관은 매우 부정적이었고, 변호인도 수사기관과 척을 지지 않기 위해 수사 참여를 신청하지 않았다. 보통은 수사방해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관행 및 수사기관의 신문 참여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인권의 신장에 역행하고, 실체진실 발견을 저해한다.

우리도 현재는 형사소송법상의 권리로 자리 잡았지만 실무상 정착돼 가는 과정에 있고 험난하다. 이와 같이 형사변호사는 수세에 몰린 피의자와 접견할 권한, 의견을 개진하고 자료를 제출할 권한, 수사입회권이 있고 그와 별도로 다음 호에서 소개할 이의신청 및 불복신청도 가능하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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