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2026 대구 읍면동별 민심 지도-동구] 혁신도시가 흔든 보수 텃밭…동구 표심, 동네 따라 갈렸다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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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12 19:12  |  발행일 2026-05-12
혁신동 등 민주·제3지대 약진…효목1·지저·해안권 국힘 강세
재개발·신도시 따라 달라진 민심…안심권 ‘캐스팅보트’ 부상
인포그래픽=염정빈기자

인포그래픽=염정빈기자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만 해도 대구 동구는 보수색 짙은 전형적인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었다. 당시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동구에서 76.6%를 얻었고,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준 후보가 득표율 75.8%로 압승했다. 하지만 2024년 총선과 2025년 대선을 거치면서 이런 '콘크리트 지지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안심권과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제3의 선택지가 힘을 받으며, 동구지역 내부의 정치지형이 동네별로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동·안심3동 등 신도시권 꿈틀


동구에서 표심 유동성이 짙은 동네를 꼽으라면 단연 혁신동이 첫손에 꼽힌다. 2022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는 혁신동에서 29.4%(동구 평균 18.9%)를 획득했다. 이는 동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이었다.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최완식 후보가 37.1%(평균 22.0%)까지 얻었다.


2년 뒤 치러진 2024년 총선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동구-군위군을(乙) 지역구에 진보진영 유일 주자로 출마한 진보당 황순규 후보가 혁신동에서 31.3%를 얻어 평균 득표율(20.6%)을 크게 넘어섰다. 2025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5.4%(동구 평균 24.0%),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10.1%(8.1%)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득표율은 52.2%로 동구 평균(66.4%)보다 크게 낮았다.


혁신동은 대구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기관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외지 출신 직장인과 젊은층 비중이 높은 점이 정치지형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론된다. 혁신동과 연접한 안심3동도 대표적인 표심 유동형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후보는 2022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25.5%, 구청장 선거에서 31.7%의 득표율을 보였다. 2025년 대선 땐 민주당 이재명 후보 29.7%,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9.2%로 양쪽을 합치면 4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얻었다.


안심3동에 거주하는 스타트업 직원 이모(40)씨는 "주변에 공공기관 종사자나 젊은 신혼부부가 많다 보니 정치성향도 대구 내 다른 지역과 좀 다른 것 같다"며 "요즘은 정당 선호도에 따른 '묻지마 지지'보다 공약이나 생활문제를 더 따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올해 지방선거에 임하는 국민의힘 출마자도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소속 출마자 A씨는 "신흥지역인 데다 타지에서 온 인구가 많다 보니 혁신동과 안심3동은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라며 "상대 후보보다 더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신천3동과 신암2·3동도 상대적으로 진보진영에서 맹추격하는 지역이다. 재개발이 추진 중이거나 신축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다 보니 최근 몇 년간 거주인구 구성에서 변화의 폭이 크다.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신효철 후보는 신천3동에서 28.8%를 얻어 동구-군위군갑(甲) 선거구에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암2·3동에서도 각각 27.1%, 27.2%를 획득했다. 2025년 대선 당시 이재명·이준석 후보는 신천3동에서 각각 24.1%와 8.9%를 기록했다.


대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DB

대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DB

◆ 효목·지저·해안 '국민의힘 초강세'


반면 효목·지저·해안권은 흔들림 없는 보수 강세 지역이다.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 후보는 이들 지역에서 70~80%의 높은 득표율을 이어갔다. 대표적인 곳이 효목1동이다. 2022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효목1동에서 80.8%를 기록했고,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같은 당 윤석준 후보가 81.3%를 얻었다. 이후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최은석 후보가 78.8%, 2025년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76.9%를 얻는 등 동구의 대표적인 보수지역임을 재확인했다.


지저동과 방촌동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2025년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 득표율은 지저동 75.5%, 방촌동 73.9%였다. 선거마다 일부 등락은 있었지만 국민의힘 지지 기반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국적인 이슈가 강하게 불었던 선거에서도 동네 표심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팔공산을 아우르는 도평동과 해안동은 동구 안에서도 가장 보수 성향이 강한 축에 속한다. 도평동은 2022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홍준표 후보가 83.3%를 얻어 동구지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고, 구청장 선거에서도 윤석준 후보가 83.8%를 기록했다. 이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이 70% 후반대 득표율을 이어갔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중장년층과 토박이 주민 비율이 높은 전통 주거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재개발이나 대규모 신도시 조성에 따른 외부 인구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고, 생활권 이동도 크지 않다 보니 기존 지역정서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효목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60대 김모씨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우리 동네는 아직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편"이라며 "지역에서는 안정감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방촌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민 박모씨도 "젊은층이 늘어난 지역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하지만, 이쪽은 아직 예전 동구 색깔이 강하다"며 "국민의힘 지지세가 쉽게 흔들릴 거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대구 동구 효목동 647 일원 효목지하차도에서 효목네거리로 이어지는 노후 옹벽이 공공디자인을 접목한 경관개선 구간으로 재정비된 가운데, 한 시민이 새로 단장된 벽면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영남일보DB

지난해 12월 대구 동구 효목동 647 일원 효목지하차도에서 효목네거리로 이어지는 노후 옹벽이 공공디자인을 접목한 경관개선 구간으로 재정비된 가운데, 한 시민이 새로 단장된 벽면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영남일보DB

◆ 안심권의 '체급'이 동구 선거 좌우


하지만 동구에서 선거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는 '안심권의 선거인 규모'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대선 기준 안심1동 선거인수는 3만68명으로 동구 내 최대 규모였다. 안심4동은 1만9천505명, 안심3동은 1만5천896명이었다. 다른 동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득표율이 조금만 변해도 동구 전체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불로·봉무동 역시 변수 지역으로 꼽힌다. 이시아폴리스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젊은층 유입이 늘어나면서 민주당 및 진보 계열 정당의 득표율이 동구 평균을 웃돌고 있다. 2025년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 22.3%, 이준석 후보 6.7%를 기록했다. 이밖에 동대구역, 신세계백화점, 신축 아파트 등이 들어선 신천4동은 전통적인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과 제3지대 계열 득표율이 상승 추세여서 주목된다.


이 같은 동별 지형 변화는 각 당의 선거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민주당은 혁신동, 안심3동, 신천권 등 표심의 유동성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투표 참여 유도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힘은 효목1동과 지저·해안권의 견고한 지지세를 바탕으로 안심·혁신권의 이탈표를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핵심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 신효철 동구청장 예비후보는 "선거를 치러보면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지역과 약한 지역이 어느 정도 나뉘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혁신동 등 안심권역을 중심으로 교육·교통 같은 생활밀착형 공약을 준비하고 있고, 다른 권역에서도 표심을 넓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우성진 동구청장 예비후보는 "본선은 당내 경선 이상의 긴장감을 갖고 임해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각 동네 주민들을 더 가까이 만나면서 지역현안과 생활문제를 세심하게 챙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일대. 영남일보DB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일대. 영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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