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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희<극단 가인 대표> |
칠팔월의 지독한 폭염 속에 시작한 ‘문화산책’ 칼럼이 선선한 바람 한줄기 부는 이즈음에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 글의 소재는 다시 연극을 생각하며 이어 나가고자 한다. 연극은 ‘배우가 각본에 따라 사건이나 인물을 말과 동작으로 관객에게 보여주는 무대예술’이라고 한다. 원시시대 주술과 기원의 몸짓, 소리를 기반으로 행해지던 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극에는 사람 사는 세상의 사연과 염원이 깃들어져 있다. 오랫동안 드라마는 이웃처럼 곁에서 머물렀고 친숙한 문화예술 양식이었다. 과학의 발달로 영상이 등장하면서 영화나 텔레비전이 훨씬 더 대중과의 만남에 자연스럽고 쉽다 하여도 연극의 근본은 변함이 없다. 무대가 있고 관객이 있을 때 배우는 존재하며 이 세가지는 무대예술의 중요한 요소다.
시작도 끝도 사람과 함께한다. 즉 움직이고 행동하는 예술인 것이다. 연극의 역사를 보면 시대의 흐름과 그 속에서 존재하는 생명에 대한 상생의 고민이 보인다. 살아가고자 하는 본능의 잠재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라는 의식으로 변화시키는 연극의 생명에 대한 고찰들이 녹아있다.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아무나 하긴 어려운 작업들인 셈이다. 개인보다는 공동체적이고 재능만큼 사회성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주변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중요한 작업이 연극이다. 관찰을 통해 모방을 시도하고 재창조를 하는 과정은 작품을 만날 때마다 매번 실행되는 거지만, 놓치는 것도 많고 자신의 배역에만 몰두하기도 하고 희곡을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지난한 세월이 흐르는 가운데 숙련되고 성숙해지면 깊이와 넓이가 생겨 작품과 세상이치의 연결고리에 대한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새롭고 다채로운 이야기와 재미와 철학을 가질 수 있는 연극인이 되길 소망한다.
늘 깨어있기란 참 힘든 일이고 늘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무딘 작품이 나오기도 하고 공감을 못 받는 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진정으로 노력하는 연극DNA가 배어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감각을 잃지 않고 처음인 듯 긴장하고 건강한 생명력을 일깨우는 훈련을 해 나가야 한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다가가는 연극, 함께하는 연극, 재미와 감동을 주는 연극을 만들어 대구 연극이 시민들에게 사랑받길 간절히 바라 본다.
이제 연극은 현대에 어울리게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이나 전통적인 극 진행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시도 등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사람에게 재미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는 근본으로 인하여 끈질기고 건강한 생명력을 담보할 것이다. 김성희<극단 가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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