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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경 |
대구 남구 대명동 명덕역 일대에는 예술 관련 학원들이 밀집해 있어서 예술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누구나 한번쯤 찾는 장소다. 장소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청소년블루존’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그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었다. 마을에서 청소년과 함께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주민협의체 첫 모임에서 마을의 큰 그림을 함께 만들기 위해서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주민들은 청소년들이 모이면 소란스럽고 돈벌이가 안 된다고 했다. 그 모임이 매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이 지나니 주민들이 변했다. 청소년 블루존 거리 상징물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한 디자인을 보면서 주민들은 “우리는 이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청소년들이 좋다고 하니 이 안으로 합시다”라고 했다. 5년 만의 변화였다.
주민 참여 도시재생에서 흔히 착각하는 경우가 도시 공간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부분이다. 집이나 건물을 소유한 사람, 공간을 점유한 사람만 주인이 아니다. 도시 공간의 주인은 우리 모두다. 청소년들은 보행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간을 소유한 어른들과 생각이 좀 다르다. 차량보다는 보행 위주의 공간을 원하고, 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
청소년 블루존에는 8명 작가들이 참여한 예술 작품들이 있다. 예술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작품들이다. 학교 담장 가장자리에는 2개의 좌대가 있다. 하나의 좌대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전시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의 좌대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소년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것이다. 예술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작품을 만들고 거리에서 전시할 수 있는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국비를 보조 받아 실행하는 사업은 기간이 정해 있다. 사업 후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 관건이다. 다행히 이곳에 위치한 청소년문화의집이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마을이 청소년을 품으면 청소년들은 마을의 역사를 알고, 알게 됨으로써 자긍심을 가지게 된다. 마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내가 마을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공동체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경험이야말로 훌륭한 시민을 키우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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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마을, 청소년을 품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9/20180910.0102208262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