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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탈리아 아레초에 이어 음악이라는 주제를 품은 여행코스 2탄으로 여러분을 오페라의 도시, 스페인의 세비야로 안내할까 한다.
세비야는 몇 년 전 ‘꽃보다 할배’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고, 그 이후로 요즘 한국인들에게 아주 각광받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비야는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우리를 압도하는 스페인 광장과 아랍의 향기로 숨 막히는 감동을 주는 알카사르가 있는 도시다. 아랍과 유럽의 문화가 섞여 이국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도시다. 그 자체만으로도 물론 환상적인 도시이나, 만약 이곳을 오페라에 대한 약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보고 느낀다면 세비야라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오페라의 무대로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하면, 요즘 TV에서 동명의 예능 프로그램도 방영되고 있는 ‘세비야의 이발사’일 것이다. 또한 그 오페라의 전신인 ‘피가로의 결혼’과 세비야 하면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오페라 ‘카르멘’이 있다. 어디 그것뿐이랴,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베르디의 ‘운명의 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옥 같은 오페라들이 세비야를 배경으로 탄생했다. 도합 100개가 넘는 음악 작품들이 세비야를 배경으로 탄생했다고 하니, 과연 세비야는 무수한 작곡가들이 사랑했으며 또한 예술적 영감을 받은 대표적인 도시라고 말할 수 있겠다.
세비야에서는 오페라 안에서만 마주하던 음악과 그 장면들이 우리가 걸음 내딛는 곳곳에서 살아나 우리와 함께 호흡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돈 조반니의 수많은 연애행각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라우렐 호스텔과 카르멘의 1막 배경인 옛날 왕립 담배공장이었던 세비야 대학 등 오페라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실제 장소들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나를 끌어당기는 한 곳이 있었으니, 과달키비르 강을 따라 유유히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투우장이다. 그곳은 카르멘과 돈호세의 뜨거웠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장소다. 오페라의 장면 속에서 그곳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화려한 모습으로 묘사되었기에, 내 상상보다는 너무 소박한 모습에 놀랐고 실망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오페라가 만들어졌을 그 당시에는 어마어마했을 그 장소가 한적하고 외롭게 존재하고 있는 것을 보며, 그리고 투우장 앞에서 절절했던 두 사람의 사랑이 죽음으로 끝나는 장면을 생각하며, 나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한때 너무 소중해서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바뀌어 있고, 한때는 뜨거웠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잠잠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민아 (성악가)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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