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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민아<성악가> |
영남일보 ‘문화 산책’ 코너에 글을 쓰고 있다고 하니, 이 기회에 우리가 알면 좋을 클래식 공연 관람 에티켓에 대해 설명해 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요즘은 클래식 공연을 접할 기회가 많다 보니 이탈리아식 환호법 정도는 배우는 추세이지만,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이것인 듯하다. 브라보(Bravo), 브라바(Brava), 브라비(Bravi), 브라베(Brave). 사실 이 말들을 겁 없이 뱉으려면 초급 이탈리아에서 배우는 형용사의 성과 수를 알아야 한다. 보통 남성 명사와 형용사는 어미가 ‘-o’로 끝이 나고, 이것이 복수가 되면 ‘-i’로 변한다. 대개 여성형 어미는 ‘-a’로 끝이 나며, 복수가 될 때는 ‘-e’로 변한다.
즉, 여자 독창 공연에 감명을 받았다면 ‘브라바’, 여자 공연자 2인 이상의 공연이면 ‘브라베’, 반대로 남자 독창 공연에는 ‘브라보’, 남자 2인 이상 혹은 남녀 혼성 공연에 보답하고 싶다면 ‘브라비’를 외치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성·수에 맞건 맞지 않건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연주에 호응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연주자는 신이 나니, 굳이 이탈리아식 환호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독창회 같은 연주에서 같은 작곡가의 곡들이 묶여있는 경우는 한 작곡가의 곡이 다 연주된 후 박수를 치는 것이 좋다. 기악 연주가 성악 연주보다는 좀 더 어려운 분도 많을 것이다. 특히 전 악장을 다 연주하는 연주회일 경우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끝인 것 같다 싶을 때에는 급하게 박수를 선동하지 말고, 그 마지막 음의 여운이 공연장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금만 늦게 박수를 시도하면 될 것이다.
그 외에는 관람 시 전화기를 꺼두는 것,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지 않는 것 등이 있겠다. 2005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아우디토리움에서 조르주 프레트르의 지휘로 오페라 ‘카르멘’ 콘서트버전의 연주가 있었다. 그때 모든 좌석이 매진이라 합창석을 개방했고, 덕분에 나는 프레트르의 얼굴과 지휘를 정면으로 보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연주 초반, 내 옆쪽으로 앉아있던 관객이 갑자기 카메라를 꺼내 그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순간 카리스마 넘쳤던 프레트르는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오른손 둘째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왼손으로는 지휘를 했다. 그제서야 그는 사진 찍기를 멈췄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내 심장이 두근두근, 그 5초의 짧은 시간이 마치 영겁과도 같이 느껴졌다. 금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사진·영상 촬영은 이렇게 연주자는 물론 타인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백민아<성악가>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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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음악회 에티켓](https://www.yeongnam.com/mnt/file/201908/20190822.01022080714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