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지역방송과 지역성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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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20  |  수정 2020-09-09 14:43  |  발행일 2019-09-20 제16면
[문화산책] 지역방송과 지역성

대구는 중심인가 주변인가. 서울과 비교해 대구는 주변에 속하지만, 경북의 다른 시·군과 비교하면 중심에 속한다. 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잘 드러난다. 편성표는 전국 방송을 중심으로 짜여있다. 간혹 지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대구경북이라는 이름으로 합쳐져 대구도, 경북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다. 대구에는 방송국이 3개나 있다. 하지만 가끔 3사가 제작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어떤 지역의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지역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과 편성이 아쉬웠다.

지역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유사성이 있다. 우선 공히 시사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지역의 소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뉴스 형태의 경우는 짧게 진행되고 다른 프로그램은 편성 시간이 좋지 않다. 다음으로 여러 형태의 음악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배려하여 현장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방송 시간이 이르거나 너무 늦어 사실상 시청이 어렵다. 마지막으로 지역을 찾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보통 저녁 시간대에 편성되는 이 프로그램은 지역의 성격을 향토성에서 찾는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대구가 아니라 경북의 농촌이 지역을 대표한다.

이런 와중에도 최근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프로그램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대구KBS의 ‘밭캐스트’이고, 다른 하나는 대구MBC의 ‘문화극장 조조할인’이다. ‘밭캐스트’는 경북을 포함하기는 하지만 지역의 문제에 사실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높이 사고 싶다. ‘문화극장 조조할인’은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TBC의 ‘문화로채움’도 오랫동안 지역 문화를 소개했지만 두 프로그램은 다르다. ‘문화극장 조조할인’은 지역 문화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독립영화를 통해 지역민의 삶을 함께 조명한다. 이처럼 두 프로그램은 조금 더 가까운 위치에서 지역을 살핀다.

물론 지역 방송국의 형편과 프로그램을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역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저조한 시간대에 몰려있고, 방송에서 만나는 지역은 도시와 농촌을 구별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방송도 하나의 상품이라고 할 때 지역의 소비와 이익은 한정적이다. 그러나 이제 개인도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거기다 방송은 공익적인 성격을 가진다. 그러니 지역 방송에서 담는 지역은 우리가 느낄 만큼 우리 삶과 더 가까워져야 할 것이다. 지역 방송이 진정 지역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승현 (경북대 교양교육센터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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