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구 독립영화의 활성화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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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04  |  수정 2020-09-09 15:04  |  발행일 2019-10-04 제16면
[문화산책] 대구 독립영화의 활성화

지난 8월말 대구단편영화제가 있었다. 영화 공부를 하는 후배가 알 만한 사람이 만든 영화가 상영된다며 소식을 전했다. 그 영화만이라도 보기 위해 극장에 가고 싶었지만 여력이 없어 갈 수가 없었다. 몇 주가 지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알아보았지만, 그 영화를 다시 볼 방법을 찾을 수는 없었다.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사이트도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러던 중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서비스하던 ‘독립영화관’이 종료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독립영화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없는 건가 하는 고민마저 들었다.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정의돼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의 유사성으로 동일하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편의를 위해 이 글에서도 두 개념을 동일하게 사용하고자 한다.)

지역에는 독립영화를 평론하는 사람이 없다는 지인들의 말에 한때 독립영화에 대해 글을 써보겠다며 계획을 세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여력이 없었다. 우선 정해진 시간에 극장에 가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대구에서 독립영화는 오오극장을 중심으로 제한된 시간에 상영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니 관심받는 영화가 아니라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온라인 서비스에 주목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기기를 접한 소위 Z세대는 콘텐츠의 소비 방식이 다르다. 이들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한다. 그리고 장시간 집중해야 하는 긴 콘텐츠보다는 짧은 시간에 볼 수 있게 구성된 콘텐츠를 선호한다. 물론 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에는 한계와 단점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접근은 영화관에서 상영되느냐 마느냐 하는, 영화의 근본적인 성립 차원에서 차이를 만들지는 않는다.

대구단편영화제는 올해로 20회가 됐다. 왜 항상 영화가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상영을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는 ‘독립’으로 ‘단편’ 영화를 만든 것인지, ‘단편’을 통해 ‘독립’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보고 싶던 영화 때문에 대구단편영화제 측에 문의를 하면서 출품된 작품들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 없는지 물었다. 영화제 측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하고 극장이란 공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다면, 대구 단편영화를 소비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아무쪼록 대구단편영화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 영화의 뿌리가 튼튼해지기를 바란다.

이승현 (경북대 교양교육센터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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