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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규(EG뮤지컬 컴퍼니 대표이사) |
겨울왕국의 ‘Let it Go’, 캣츠의 ‘Memory’, 스위니토드의 ‘Attend the tale of Sweeney Todd’.
이 뮤지컬 중 한편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한번쯤은 위의 넘버들을 흥얼거려 봤을 것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덕에 저절로 터득한 노래 한 구절이 귓가를 맴돌 때 가사에 담긴 의미 파악은 멜로디 저 뒷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뮤지컬 안에 있는 노래들은 음악만 좋으면 충분한 것일까? 때로 우리가 어떤 뮤지컬 넘버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가사가 극 중 배우의 심리를 너무나도 섬세하게 꿰뚫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노래 가사. 뮤지컬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작사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오늘 잘나가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 팀 ‘파섹 앤 폴’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로 가사를 담당하는 뮤지컬 작곡·작사가 ‘벤지 파섹’과 주로 작곡을 담당하는 뮤지컬 작사·작곡가 ‘저스틴 폴’. 이 두 사람은 미시간대학 새내기 시절에 만나 함께 작업을 시작했는데 두 사람의 이름을 딴 ‘파섹 앤 폴’이라는 이름으로 음악팀을 결성했다. 하지만 음악팀이라고 해서 작곡만 하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뮤지컬 영화인 ‘라라랜드’에서 작곡가 저스틴 허위츠와 협업해 작사만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은 그들이 음악과 드라마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다재다능한 뮤지컬 창작자임을 증명한다. 이들 둘은 곧이어 ‘This is me’로 잘 알려진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 맨’의 작곡·작사를 맡으며 명품 콤비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파섹 앤 폴’의 작곡·작사의 특징을 가만히 살펴보면 첫째는 드라마가 정체되는 법 없이 물 흐르듯 흘러가고, 둘째로는 줄듯 말듯 마치 파도의 밀물과 썰물처럼 음과 가사 사이의 치밀한 밀당을 엿볼 수 있는데, 그들의 물오른 실력은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Dear Evan Hanse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련되고 치밀한 음들은 마치 입이라도 달린 듯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음 위를 헤엄치는 노랫말은 발음과 의미를 세심하게 조정하면서도 귀에 꼽히는 펀치라인을 선보인다. 이런 그들의 능력을 토니가 그냥 넘어갈 리 없다. 2017년 토니어워즈 베스트뮤지컬상을 포함한 각본, 음악, 오케스트라상 외 다수를 휩쓸게 된다.
이들의 사례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대본 작가가 쓴 산문체의 가사를 작곡가에게 토스하면 작곡가가 이리저리 뜯어고쳐 곡에 가사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극을 구상하는 단계에서부터 작사가와 협업해 완전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면서 완성도 높은 극 음악을 탄생시키는 것이 진짜 ‘뮤지컬 작사’의 영역이라는 것을 말이다.
공격자에게 토스해서 스파이크를 기대말라. 뮤지컬 창작은 존중을 바탕으로 한 협업이 정답이다.
이응규(EG뮤지컬 컴퍼니 대표이사)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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