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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학생인 제게 청년희망적금은 선물 같은 존재였어요. 제가 받은 만큼 사회에 다시 보답하고 싶어요."
계명대 경영정보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지은(23)씨는 지난해 대구시 사업인 '청년희망적금'의 혜택을 받았다. 6개월간 매월 10만원을 적립하면 시에서 총 18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르바이트, 인턴, 2년 미만 단기 계약직 등에 종사하는 지역 청년들의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한 제도다.
정씨는 대학 입학 이후 용돈을 받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해왔다. 출근길에 우연히 청년희망적금 홍보 현수막을 보게 됐고, 접수 종료일에 신청했다.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다 보니 적금을 들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던 정씨는 청년희망적금으로 평소 꿈꾸던 '작은 소망'을 이뤘다. 라섹 수술을 받고 온전히 회복기를 가질 수 있었고, 제주도 여행도 다녀왔다. 남은 돈으로 산 카메라는 현재 대구시민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적금 만기 후 보육원 찾아 '선물'
남은 돈으로 카메라 구입해
대구시민기자단으로 활동하기도
"도움 받고 다시 베풀어보니
마음에 여유도 생겼어요"
정씨는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전 먼저 '나눔'을 실천했다. 적금을 받고 가장 먼저 대구지역의 한 보육원을 찾았다. 정씨는 "적금 만기 당시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시기였다. 보육원 아이들이 생각났고, 케이크를 선물하게 됐다"고 했다. 자신도 넉넉한 사정이 아니었지만 어려운 이웃에 대한 생각이 앞섰던 셈이다.
"통장 금액을 확인하고 작게나마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청년희망적금이란 이름으로 나눔을 받은 것인데, 혼자 다 가지기보다 주변에 베풀면 더 뿌듯할 것 같았습니다. 케이크를 들고 직접 보육원을 찾았을 때 아이들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참 좋았어요. 제 생에 첫 나눔이었습니다. 남에게 주는 게 오히려 마음에 여유를 준다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졸업을 앞둔 그는 취업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점은 기본이고 자격증, 어학 점수 등 스펙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전부터 쌓은 여러 경험이 힘든 시기를 버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르바이트는 공백 없이 계속해왔다.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업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 사람을 대하는 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힘들기보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몸이 힘든 건 맞는데 마음이 힘든 건 하나도 없었어요. 제가 친절하면 다른 사람도 친절한 태도를 보인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나고 보면 다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죽어라' 일만 한 것은 아니었다. 1년 정도 휴학을 했고, 알뜰살뜰 모은 자금으로 유럽 여행도 다녀왔다. 유럽에서 방탄소년단 투어 콘서트가 열리고 있어 문화로 현지인들과 교감하는 기회도 있었다. 휴학 기간에 시작한 블로그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진솔한 후기로 방문객이 적지 않은 편이다.
"여행은 확실히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아요. 되도록 자주 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졌습니다. 여행 계획도 현재로선 완전히 접은 상태네요. 다시 여행을 자유롭게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는 소통의 수단 정도로 생각했는데 경쟁력도 되는 것 같아요.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게 중요한데, 요즘엔 좀 소홀한 것 같네요. 될 수 있으면 더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최근 정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취업'이다. 취업 준비도 공짜로 되는 게 아니다. 도서, 강의, 각종 시험응시료 등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그는 청년희망적금 이외에도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이런 제도를 몰라서 활용 못하는 이들을 위해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정씨는 "지금 처한 상황, 조건을 두고 너무 낙담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상황이 밝지만은 않지만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잖아요. 도움을 받고 다시 베풀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더 밝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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