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코로나19로 늘어난 위식도역류질환 대처법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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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9 07:58  |  수정 2021-03-09 08:01  |  발행일 2021-03-09 제16면
역류성 식도염 방치 땐 합병증 유발
규칙적 식사하고 과식·야식은 금물
식사 후 2시간 내 절대 눕지 말아야
재발 방지 위해 식습관 개선 가장 중요

정연수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코로나19는 우리 일상뿐만 아니라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질환도 많이 바꿔 놓았다.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의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지난겨울에 독감 환자는 전혀 보지 못했고, 감기는 매우 드문 질환이 됐다. 가장 흔한 질환이었던 감기의 빈자리는 소화불량증이나 위식도역류 질환으로 바뀌어 채워졌다. 외출이 줄어드니 먹고 바로 누워 휴대폰만 보다가 잠에 들게 된다. 회식과 외식은 줄었지만 배달음식, 특히 야식이 많이 늘어났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신물이 올라오고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으로 대표되는 위식도역류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위식도역류 질환은 미국에서 10명 중 2명꼴로 매우 흔한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그 유병률이 매년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증가세가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위식도역류 질환은 앞서 말한 증상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있다.

더부룩함, 속쓰림, 상 복부 통증, 가슴이 답답한 느낌, 타는 듯한 혹은 쪼이는 듯한 가슴의 통증, 두근거림, 신트림, 목에 무엇인가 걸린 느낌, 누울 때 목이 간질간질하여 나는 기침, 아침부터 발생하는 쉰목소리, 입안에서 느껴지는 쓴 맛, 입냄새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은 주로 새벽에 더 나빠져 자다 깨서 물 한 잔 마시고 잠을 다시 청하는 경우도 많다.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이나 천식·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 갑상선 질환 등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해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을 가진 위식도역류 질환, 역류성 식도염을 오래 방치하게 되면 식도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한 궤양이나 협착, 식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바렛식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위식도역류 질환의 근본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습관, 부적절한 식습관, 음주, 흡연, 커피, 비만, 운동 부족, 노화 등 다양하다.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에 있는 괄약근의 힘이 빠지거나 과도하게 열리게 되며, 식도나 위의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횡격막 탈장처럼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 위에서 식도로 역류가 쉽게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위산이나 담즙, 소화효소액, 위 내 음식물 등이 식도로 역류돼 상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위식도역류 질환이다. 또 이 때문에 생기는 식도의 점막 손상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식도 하부의 괄약근이 탄탄하게 기능을 제대로 하고, 식도와 위가 잘 움직인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식도의 괄약근이나 장의 움직임은 본인 스스로 조절하거나 운동으로 단련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다. 따라서 위식도역류 질환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만성적으로 지속되게 된다. 위식도역류 질환의 치료는 증상을 조절하고, 식도 하부의 염증을 줄여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 목적이다. 아직까지는 역류성 식도염, 위식도역류 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다. 때문에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약물 치료 중에도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식생활과 일상생활에서의 관리가 약물 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

적당량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위주로 꼭꼭 씹어 식사하고, 과식·폭식·야식은 절대 피해야 한다. 특히 비만은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배의 압력을 높여 더 많은 역류가 일어나게 만드는 만큼 체중에 신경써야 한다. 식사 후 2시간 내에 절대 눕지 말고, 잠자리에 들 때에는 왼쪽 어깨를 아래로 해 옆으로 눕거나 상체와 머리를 비스듬히 세워서 눕는 게 좋다. 식사 직후 배의 압력을 올릴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커피, 와인, 술, 담배, 기름진 음식, 초콜릿과 같은 단 음식, 박하사탕, 오렌지나 귤과 같은 신맛이 나는 과일, 토마토, 탄산음료도 식도의 괄약근을 이완시키거나 식도의 점막을 자극시켜 증상을 더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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