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얼굴만 보고도 고혈압 유무 진단"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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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0 07:55  |  수정 2021-04-20 07:59  |  발행일 2021-04-20 제17면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 연구팀 연구 결과 최근 발표
안색·안형 등 얼굴 특성 분석환자와 정상인 간 차이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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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색(顔色)·안형(顔形)등 얼굴 특성을 분석해 고혈압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이상훈 박사 연구팀은 사진 속 안색·안형 등 얼굴 특성을 분석해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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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이 사진 속 안색과 안형 등 얼굴 특성을 분석해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 간 차이를 보이는 변수를 확인한 결과, 성별에 따라서 여성은 눈 모양과 코의 각도·색상이 환자와 정상인을 가장 뚜렷하게 구별하는 변수였고, 남성은 코 너비와 볼 색상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고혈압 환자의 얼굴은 다르다

19일 한의학연에 따르면, 고혈압은 우리나라의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다. 이렇게 흔한 만성질환이지만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워 평생 관리해야 하기에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고혈압 발병 전 위험도 예측을 위해서는 가족력, 허리둘레, 혈압변화, 중성지방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탓에 일상생활에서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의학연은 설명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사진 속 얼굴 특성을 활용해 고혈압 위험도 진단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에 연구팀은 한의학 연구를 위해 특정 기준에 따라 촬영한 한의학 데이터센터의 사진 중 고혈압 환자 394명과 정상인 705명의 사진 1천99명을 확보, 연구에 활용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한의학의 망진(望診)에서 관찰하는 얼굴 특성을 기준으로 얼굴 부위별 형태와 색상 변수를 정량적 형태로 추출했다. 망진(望診)은 한의사가 눈으로 환자의 얼굴빛깔, 윤기, 피부, 눈, 혀, 손톱 등 몸 겉면의 부위를 살펴보는 한의학의 네 가지 진단법 중 하나다.

형태 변수는 얼굴에 기준점을 설정한 후 이를 이용해 길이·각도·비율·면적 등을 추출했고, 색상 변수는 영역을 구분해 영역별 밝기 성분, 붉은색·푸른색 등 성분으로 표현되도록 변수를 추출했다.

이후 통계적 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해 고혈압 그룹과 정상인 그룹 사이의 안면 특징 변수를 성별에 따라 비교·분석해 고혈압을 예측할 수 있는 안면 특징 변수를 확인했다.

통계적 기계학습은 인공지능 연구의 한 분야인 기계학습(머신러닝)에 통계학이 활용된 기법으로, 예측의 정확성을 주로 강조하는 일반 기계학습보다 기계학습의 결과값을 해석·추론하는 연구에 주로 활용된다고 한의학연 측은 설명했다.

◆코 모양과 이마·볼 색깔도 차이

이러한 분석 결과 두 성별 모두에서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 간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얼굴 형태의 경우 코의 모양이었고, 얼굴 색상에서는 이마와 볼의 색으로 확인됐다. 특히 성별에 따라 여성의 경우 눈 모양과 코의 각도·색상이 환자와 정상인을 가장 뚜렷하게 구별하는 변수였고, 남성의 경우는 코 너비와 볼 색상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변수로 확인됐다.

안면 특징 변수를 종합한 모델을 통해 고혈압 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해본 결과, 여성의 경우 AUC(곡선하면적)값은 0.827, 남성은 0.706으로 나타나 유의미한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UC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예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SNS·휴대전화 등 사진 활용
건강 위험성 사전 파악·관리
미래 헬스케어에 활용 기대감


연구팀은 앞으로 정상에서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사람의 안면 특징에 대한 후속 연구 수행을 통해 단순한 구별을 넘어 고혈압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연구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향후 해당기술은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비접촉 방법으로 고혈압을 쉽게 예측해 예방·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휴대폰 사진 등을 활용해 일상에서 건강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미래 헬스케어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책임자 이상훈 박사는 "미래 헬스케어 서비스에서는 이미지와 같은 비접촉 데이터 기반의 건강위험 예측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사진만으로 고혈압 위험을 확인하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질병 예방·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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