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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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2 07:47  |  수정 2021-11-02 07:51  |  발행일 2021-11-02 제16면
염증 탓 위벽 얇아진 '위축성 위염'

얇아진 곳에 굳은살 밴 '장상피화생'

40대 이상에서는 드물지 않게 발견

증상 없다면 과도한 걱정 않아도 돼

정연수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건강검진 후 통보서를 받아보면 알기 어려운 말투성이다. 특히 위내시경 소견에서 양성 질환으로 표시되어 있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큰병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밤잠을 설치며 병원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양성 질환은 작은 이상 소견이 있지만 암을 의미하는 악성 질환은 아니라고 설명 드리면 그제야 놀란 마음을 내려놓는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있다며 위암의 발생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통보서에 적혀져 있으면 안 아프던 속이 왠지 아픈 것 같고, 위암으로 진행 중이라고 오해하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위암의 전단계로 설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그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다. 만성 위축성 위염의 경우 위암 발생의 상대 위험도는 6배 정도 되고, 장상피화생의 위암 발생에 대한 상대 위험도는 약 10~20배 정도 되지만 만성위축성 위염은 40대의 나이에서는 40% 정도, 60대에서는 60% 정도가 관찰되며 장상피화생의 경우라도 열 명 중 한두 명은 관찰이 되는 흔한 소견이기도 하다.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만성 위염이 진행되면서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의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작년에 안 보였는데 갑자기 생겼다고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표재성 위염은 위가 염증으로 붉게 부풀어 오른 상태라면, 만성 위축성 위염은 만성적인 염증 때문에 위의 점막이 얇아지게 되고 위 안의 혈관이 투명하게 노출된 상태이고, 장상피화생은 만성 위축성 위염으로 인하여 얇아진 위의 점막이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처럼 바뀐 상태다. 쉽게 말하자면 표재성 위염은 약한 염증 상태, 위축성 위염은 염증이 오래되어 위 벽이 얇아진 상태, 장상피화생은 더 염증이 진행되어 얇아진 곳에 굳은살이 박인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피부가 얇아지고 굳은살이 박인다고 무조건 아프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물 듯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위암이 우리나라처럼 흔한 암이 아니며, 내시경 검사 또한 자주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서 위암의 전단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암 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위암의 전단계라기보다는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음식이나 나쁜 생활 습관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내시경에서 상기 소견이 보인다 하더라도 소화 불량이나 속 쓰림 같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으며 이런 경우 약물 치료를 할 필요 없이 1년 후 추적 위내시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또한 큰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2년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 위내시경만 시행해도 된다. 이러한 부분들은 소화기 내과 전문의와 상의한다면 상당수의 걱정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과 연관이 있어 이 균이 있다면 제균치료를 시행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 된다.

위에서 말한 건강한 식습관은 규칙적인 식사 시간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위의 건강에 나쁜 음식은 일반적으로 소금에 절인 음식이 좋지 않다. 또한 햄이나 베이컨과 같은 가공식품, 훈제된 음식들, 동물성 지방, 탄 음식들을 피해야 한다. 또한 과음, 흡연, 커피나 카페인이 많은 음료, 과도한 스트레스도 위염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은 위암을 빈도를 높이는 병변이지만 모두 위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므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또한 증상이 없다면 치료 또한 필요 없으므로 국가건강검진 위내시경을 시기에 맞춰서 받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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