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부방] 공유지분 가등기 수법에 경종 울린 대법원 판례

  • 김재권 법무법인 효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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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1 17:43

● 공유지분 가등기 수법의 횡행
최근 부동산가격의 상승과 경공매재테크에 올인하는 경매 참여자들의 증가로 괜찮은 경매물건은 적은데 경쟁은 더 치열해서 경매나 공매로 수익을 내기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등 일반물건은 남는 것이 없다 보니, 권리분석이 어려운 유치권, 법정지상권이 있는 물건 등 특수물건에 몰리고 있으나, 리스크가 크고 대부분 대형물건이어서 낙찰대금의 부담이 적지 않은 데다 낙찰잔금대출이 어려워 자금력이 있는 소수의 사람만 도전할 수 있다보니 자금력 없는 투자자로서는 그림의 떡일 뿐이겠지요.

그러다보니 고의적으로 경매시장의 질서를 흩뜨려 차익을 챙기려는 세력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즉, 경매절차에서 가장 유치권자, 가장 임차인, 가장 선순위 권리자 등의 소위 ‘가짜’권리를 내세워 낙찰가격을 떨어뜨려 저가로 매수하려는 꾼(?)들이 나서서 경매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사례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근래 경매시장 질서를 흐리는 사례를 하나 들면, 공유물분할경매제도와 지분가등기제도를 이용하는 수법, 즉 ‘공유지분가등기수법’인데, 필자도 소송이나 상담을 통해 여러 차례 경험한 일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지분가등기수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여러 명이 지분으로 공유하는 공유물에 주목해 매매나 경매 등으로 전체 공유지분 중 일부지분만 취득합니다. 다음으로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하는데, 이때 공유물분할은 현물분할이 아니라 경매로 팔아 돈으로 배당하는 대금분할(경매분할 = 가액분할)의 방법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경매분할판결을 받은 후 분할을 위한 경매를 신청하기 전에 일부 지분에 대해 타인과 매매예약을 한 것처럼 꾸며 ‘최선순위 가등기’를 설정합니다. 아예 공유물분할 소송을 제기하기 전이나 소송중에 가등기를 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보목적의 가등기가 아니라 나중에 소유권을 넘겨갈 권리를 유보하는 소유권이전가등기를 하는 겁니다.

경매신청을 해 경매가 진행되면 일부 지분에 존재하는 최선순위 가등기는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여러 번 유찰되고 낙찰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최선순위 가등기의 비밀을 아는 경매신청 공유자가 단독으로 낙찰받아 엄청난 시세차익을 보는 것이 이들의 시나리오입니다.

● 공유지분 가등기 수법의 무력화 방법과 한계
그런데 이들의 수법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공유물분할을 하기로 판결까지 받아 놓고 경매신청을 하기 전에 일부지분만 이전하는 것 자체가 상식에 반하고, 서로 짜고하는 허위행위입니다. 공유지분을 경매나 공매로 매수한 후 미리 가등기를 해 둔 뒤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하여 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래서 낙찰자로서는 ‘통정허위표시’라는 이유로 가등기가 무효이므로 말소돼야 한다는 소송을 하면 됩니다. 여기서 ‘통정허위표시’란 상대방과 합의(통정)하여 허위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허위표시 당사자 사이에는 언제나 무효입니다.(민법 108조)
실제 매매대금이 지급되지 않았거나 지급된 외관을 만들었다 해도 돈의 흐름을 끝까지 조회해 보면 허위매매임이 대체로 드러나게 됩니다. 나아가 경매입찰방해죄로 형사고소를 할 수 있고 허위가등기를 했다면 허위 유치권자, 허위 임차인과 마찬가지로 경매입찰방해죄로 처벌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력화 방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서로 짜고 통정허위표시로서 가등기를 해 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매매계약을 하고 매매대금도 지급하는 형식을 취하고 매매대금도 주고받은 것으로 증거를 완비한 후 가등기를 하면 법원이 쉽사리 통정허위표시로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형사고소를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사기죄로 보기 어렵게 됩니다.

요즘 이러한 공유지분 가등기수법을 이용하여 경매분할(대금분할)을 청구하는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하여 경매신청을 해서 시세차익을 내려는 개인이나 전문 부동산법인이 다수 생기는 등 부작용이 매우 크다 할 것입니다.

● 공유물분할판결 후 공유지분 가등기 수법에 경종을 울린 대법원 판례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공유지분가등기 수법에 경종을 울린 판결을 선고한 일이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대금분할을 명한 공유물분할판결의 변론이 종결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 해당 공유자의 공유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의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마쳐진 경우, 대금분할을 명한 공유물분할 확정판결의 효력은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이 정한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에 해당하는 가등기권자에게 미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가등기상의 권리는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소멸한다.”라는 이유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행사의 일환으로 가등기권자를 상대로 가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라고 판결했습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다253836 가등기말소 (차) 파기환송판결)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대금분할을 명한 ‘공유물분할판결이 무변론으로 선고된 뒤’에 공유물분할판결의 당사자인 A가 B에게 토지 중 자신의 2/8 지분과 건물 중 자신의 1/3 지분에 관하여 ‘가등기’를 마쳐준 다음, 위 공유물분할판결의 당사자인 A가 공유물분할을 위한 ‘경매를 신청’하여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토지와 건물에 관한 최고가매수신고인에 대한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고 매각대금이 완납된 사안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B의 가등기상의 권리는 소멸한다고 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공유지분권자가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하여 변론종결된 뒤에 가등기를 하거나, 변론없이 판결이 난 경우 판결이 선고된 뒤에 가등기를 한 경우’에 한해서는 위 판결에 의해 가등기가 말소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그러나 남은 문제

그런데 문제는 공유지분을 매수한 자가 ‘먼저 자기지분에 대해 소유권이전의 가등기를 한 후 공유물분할(대금분할=경매분할=가액분할)소송을 제기한 경우’이거나 ‘공유물분할 소송 진행 중 변론종결 전에 자기지분에 대해 가등기를 한 경우’에는 위 대법원 판례가 적용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서, 경매절차의 매수인(낙찰자)로서는 ‘통정허위표시’라는 이유로 가등기가 무효이므로 말소돼야 한다는 소송을 하거나 허위의 가등기임을 이유로 경매입찰방해죄로 형사고소를 한 뒤 허위가등기임을 입증하는 수밖에 없는데, 가등기수법이 나날이 진화되어 가므로 그 입증은 매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위 대법원 판례는 ‘공유물분할소송의 변론종결 이후에 가등기된 경우에 한’해 적용될 뿐이므로, 반쪽짜리 해결책에 불과하고, 그 이전인 ‘변론종결 전에 가등기된 경우’에는 여전히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공유지분 가등기 수법은 여전히 활개를 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공유물분할판결에 기한 경매절차에서 입찰자로서는 일부 공유지분에 설정된 선순위 가등기를 떠안아야 할 수 있음을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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