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심한 TK 정치권,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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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5 23:12  |  발행일 2026-06-26

1992년 빌 클린턴 후보는 슬로건 하나로 조지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을 꺾고 대선에서 이겼다. 그때 구호가 그 유명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였다. 'GRDP 33년째 꼴찌'를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대구경북 제1의 의제 역시 경제다. 산업대전환, AI굴기, 신공항 건설, 도심 군부대 이전 그리고 행정통합까지 숱한 문제가 다 경제적 문제로 귀결한다. 그런데 한 걸음만 나아가면 또 다른 현실적 장벽에 봉착한다. 바로 대구경북의 경제문제를 경제논리로 풀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구경북 경제는 늘 정치 앞에 멈춰선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주호영 의원이 던진 말이 있다.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그렇다. 경제가 궁극적 목표라면 정치는 그 곳에 이르는 길목이다. 그 길목이 꽉 막혀있다.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났다. 지난 주에는 대통령과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회동했다. 29일로 예정된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합동회의를 앞두고 관련 내용을 막판 조율하기 위해서란다. 일련의 회동과 회의 속에 '호남반도체 500조 투자설'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건 호남의 문제가 아니다. 제한된 파이를 나눠먹어야 하는 게임이다. 자원을 몽땅 호남에 몰아주면 대구경북의 몫이 줄어들 게 뻔하다. 벌써 대구 수성알파시티 AI데이터센터의 핵심 운영사인 SK가 돌연 발을 빼는 사태가 벌어졌다. TK에 박힌 돌 마저 빼 호남으로 돌리는 형국이다. 29일 회의 때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두렵다.


2년 뒤 행정통합도 대통령이 'NO'하는 바람에 여의치 않고, 100년 대계 'TK 신공항'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도 호남 몰아주기 판이 역력하다. 이번 호남반도체 투자에는 대구경북이 목말라 하던 팹 조성까지 포함되는 게 유력하다. 산업대전환의 골든타임마저 놓치면 TK의 경제적 고립은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 대구경북 다 죽는다는 비통한 탄식 소리가 들린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 대구경북 정치권에선 성명서 한 장 없다. 국회의원들은 뒷짐 지고 있고, 자치단체나 지방의회 역시 묵묵부답이다.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는 주호영 의원의 호통은 그때나 지금이나 공허한 메아리다. 온갖 질책에도 무감각하다. 이런 지경에 오기까지 무관심과 무능력을 보여준 TK 정치권은 크게 각성해야 한다. 바보도 자기 경험에서 배운다는데 TK 정치는 왜 어리석음을 반복하는가. 가만히 있으면 변화도 기적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장 팔 걷어붙이고 'TK 소외' 문제를 정치 이슈화하라. 동시에 대체 기업이나 신산업을 발굴 유치할 플랜B를 즉각 가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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