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탐타워] 대구회생을 위한 ‘전략적 피벗’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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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4 21:22  |  발행일 2026-06-25


최수경 사회에디터

최수경 사회에디터

이재명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요상하게 돌아간다. SK는 돌연 대구 수성알파시티 내 AI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후공정 라인을 호남에 깔기로 방향을 틀었다. 호남은 2차 공공기관도 쓸어담을 기세다. 6·3 지방선거 후폭풍이라면 충청지역도 위협적일 수 있다. 향후 호남·충청 등 서해안벨트 중심으로 수도권의 대항마가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민선 9기 추경호 대구 시장체제는 부담이 커졌다. 당장 '대구는 뭘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 엄혹한 상황이지만 대구가 갈 길은 명확하다. 일단 대구회생(回生)을 위한 튼실한 토대를 놔야 한다. 돈과 청년, 투자유치 3박자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 다행히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추 시장은 나름 경제적 통찰력은 있다. 대구가 군침 흘리는 AI로봇, 미래차, 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생태계를 잘 구축해 경제파이를 넓혀가야 한다. 그 산업 현장에는 베테랑급 경제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활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행여 후보 캠프 운영 때 도와준 이들에게 자리를 챙겨주는 데 힘을 빼선 안 된다. 대구회생계획 타임라인만 지체될 뿐이다.


무엇보다 냉철한 현실적 자각이 요구된다. 추 시장 선거공약에 기대했던 신박한 콘텐츠는 없었다. 경제부양을 위한 강력한 공약 실행의지를 표출하는 건 자유지만 여건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치·지방권력 지형도상 대구 자력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풍토는 절대 아니다. 정책·재정적 지원을 요구해도 현 정부가 시그널을 주지 않아도 할 말이 없다. 배알이 뒤틀리지만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이젠 우회로 표지판이 어디 있는지 둘러봐야 한다. 현 정부와 민주당에 연이 닿는 인맥을 찾아 적극 활용해 볼 만하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제부시장 자리에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을 앉히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실제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국비확보전에서 도움을 받았다. 2009년부터 달빛동맹으로 우애를 다져온 대구-광주 연대는 더 끈적해져야 한다.


숙원인 달빛철도 건설사업 예타면제는 빨리 매듭짓는 게 좋다. 선제적으로 뭉쳐 다음 달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경제협력은 실속형으로 접근해보자. 영원한 혈맹 '경북'과의 통합은 경제쪽에 더 포커싱을 둬야 한다. 포괄적 통합으론 승산이 없다. 2006년 출범했지만 실패한 대구경북 경제통합추진의 면면을 되짚어봐야 한다. 이번 민선 9기에선 유사기능을 가진 경제기관들은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업무 및 인력 교류를 더 활발하게 했으면 한다. 일종의 통합 예행연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강적 측면에서 곱씹어봐야 할 사안들이다. 사족을 붙이면, 현재 찜찜하게 걸쳐 있는 사법 리스크부터 빨리 벗어나기를 바란다. 갈 길 바쁜 대구시장이 서울에 있는 법원에 들락날락하는 모양새는 시민들에게 불안감만 준다.


기세가 많이 위축되고, 비빌 언덕도 마땅치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구가 가치 창출 의지까지 꺾일 순 없다. 추 시장에겐 앞으로 이른바 '전략적 피벗(Pivot·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아무리 공약으로 내걸었어도 현실적 상황을 보고, 힘든 건 과감히 정리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운동장이 기울어진 곳에서 버티기·떼쓰기는 상책이 아니다. 현실적 제약이 많은 곳에선 잘하려고 노력해봐야 성과를 내기 어렵다. 아예 대구가 잘하는 쪽으로 무대를 조금씩 옮겨놓고 대구회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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