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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삼성 라이온즈 최채흥이 복귀전에서 호투를 펼치며 삼성의 5선발 투수 고민을 깔끔하게 지워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채흥이 삼성 라이온즈의 5선발자리에 대한 고민을 깔끔하게 지워냈다.
올 시즌 삼성에 있어 5선발투수 자리는 수차례 시험을 거듭할 정도로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데이비드 뷰캐넌, 앨버트 수아레즈, 원태인, 백정현 등 1~4선발투수 자리는 확고했다. 그러나 5선발 자리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미지수였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양창섭과 장필준을 5선발 자리에서 경쟁시켰다.
시범경기를 치르고 정규시즌이 돌입했을 때도 경쟁구도는 이어졌다.
지난 4월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삼성은 양창섭을 선발투수로 등판시켰다. 이날 5이닝을 소화한 양창섭은 7피안타 5볼넷 5실점(5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회부터 3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문보경의 희생플라이 아웃과 김민성의 2타점 적시타, 서건창·박해민의 연속 적시타로 5점을 내줬다. 2회부터는 안정감을 되찾긴 했지만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진 못했다.
4월13일 대구 SSG랜더스전에도 선발등판한 양창섭은 2.1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실점(3자책점)으로 조기강판했다. 5월26일 대구 kt위즈전에선 선발로 나서 5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점)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6월1일 인천 SSG전 선발로 한 차례 더 기회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SSG전에서 4이닝 10피안타 4피홈런 2볼넷 2탈삼진 11실점(11자책점)으로 무너졌다.
5선발 경쟁을 펼친 장필준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4월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한 장필준은 3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조기강판했고, 4월27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2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캠프때 염두에 둔 5선발 후보들이 모두 부진하자 박 감독은 허윤동과 최하늘 등 젊은 투수들을 기용했다. 허윤동은 5월13일 대구 LG전에 선발로 나서 3인이 5피안타 3볼넷 4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고, 최하늘은 5월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1.1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실점(7자책점)으로 조기강판했다. 현재 군 복무중인 이재희도 입대 전인 4월1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4이닝 2피안타 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3실점(3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이 최적의 5선발 자원을 고르지 못할 때 최채흥이 돌아왔다.
삼성에서 선발과 구원으로 4시즌을 뛰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최채흥은 삼성의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5선발 카드였다.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나선 2020시즌 26경기(146이닝) 11승6패, 평균자책점 3.58로 활약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채흥은 자신이 즉시전력이자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 퍼즐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13일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한 최채흥은 경기 초반 상대 타자를 출루시키는 모습을 보였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신민재를 병살 처리한 뒤 김현수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안정감을 보였다.
2회말엔 선두타자 오스틴 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박동원·오지환·문보경을 각각 땅볼, 뜬공,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말 이재원과 박해민을 각각 땅볼과 뜬공으로 잡은 최채흥은 홍창기를 1루수 실책으로 출루시켰고, 신민재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뜬공 3개로 4회를 지워낸 최채흥은 5회말 선두타자 문보경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박해민을 볼넷 출루시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홍창기와 김민성을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벗어났다.
6회말엔 선두타자 김현수를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최채흥은 5.1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채흥은 이날 빠른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최고 구속은 142㎞/h, 평균 직구 구속 139.3㎞/h로 나왔다. 커리어 하이 시즌인 2020시즌과 비슷한 구위를 선보였고, 장점인 정확한 제구력까지 보여줬다.
시즌의 약 40%를 치른 삼성이 순위 반등을 하는데 최채흥이 큰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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