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직장암, 혈변 보이고 잔변감 지속…'침묵의 직장암' 위험신호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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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4  |  수정 2023-07-04 07:35  |  발행일 2023-07-0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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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은 직장에 발생하는 암이다. 장암 중 가장 많다. 하지만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쉽고 치유율이 높다. 발병은 중년 이후에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증세는 직장 카타르와 비슷하다. 악취가 나는 피고름 변을 볼 수 있다. 점액 배출과 배변 후에도 잦은 변의(便意)가 보인다. 직장의 협착 증세는 항문 주위의 중압감, 완고한 변비, 토끼 똥과 같은 변, 분주의 세소화가 있다. 진행하면 괄약근의 폐쇄부전으로 인해 실금(失禁)하게 된다. 지진(指診)을 하면 직장 내 울툭불툭하고 단단한 종양이 만져진다. 직장경으로 직접 종양을 보고 시험 절제해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다. 직장 벽에 국한돼 있는 발생 초기에 수술하면 수술 성적은 극히 양호하다. 근치 수술이 불가능할 때는 인공 항문을 만들어 그곳으로 배변시키고, 국소에는 라듐 ·고압방사선 등을 조사(照射)한다. 이러한 치료로도 10년 정도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대장암 중 가장 많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 비교적 용이
초기 증상 뚜렷하지 않고 치질 등 질환과 구분 어려워
섬유질 섭취·운동·주기적 내시경 검사 최선의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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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희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


◆젊은층 증가 추세

지난해 말 발표된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 새롭게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2만7천877명으로 갑상샘암(2만9천180명)과 폐암(2만8천949명)에 이어 셋째로 많다. 이는 2019년 전체 암 발생률 4위에서 위암을 제치고 한 계단 오른 수치다. 이 중 직장암은 40% 정도다. 50~70대 사이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최근엔 젊은 층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20대 암 발병률은 2016년 대비 26.0%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50대 암 발병 증가율은 7~9%에 그쳤다. 16~21년간 20대가 가장 높은 암 발병 증가율을 보인 것은 직장암이었다. 20대 직장암 환자는 남성 107%, 여성 142.4% 증가했다.

◆가족력 있으면 더욱 조심해야

식습관을 비롯한 환경적 요소가 직장암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성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고, 섬유질 섭취가 부족하면 대장 및 직장암 발병이 증가할 수 있다. 흡연과 음주, 비만 및 운동 부족 등도 원인 중 하나다. 50세 이상 연령 및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전체 대장암 10% 정도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하는 경우가 있다. 유전 질환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가족성샘종폴립증으로 대장 및 직장에 수백 개에서 수만 개의 선종성 용종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선종성 용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다발성 선종증이 발생할 때는 대장암 예방적 차원에서 대장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둘째는 린치 증후군이다. 이는 가족성샘종폴립증만큼 수많은 용종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리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에 의해서도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초기 증상 뚜렷하지 않아

직장암 초기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발견이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나 직장암이 진행됨에 따라 배변 습관의 변화와 출혈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게 된다. 변비가 심해지거나 설사가 동반되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대변이 가늘어지거나 배변 후에 잔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외 체중감소, 식욕부진, 소화 장애, 복통이나 복부 팽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암이 진행하는 경우 직장 주변의 방광, 여성의 경우 질, 주변 신경으로 전이돼 아랫배 통증이나 질 출혈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증상만으로는 치질 등 다른 질환과 구별이 안 된다. 이때는 전문의와 상담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및 치료 방법

직장암은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로 진단된다. 진행 정도와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자 암 표지자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 CT(전산화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 검사를 한다. 직장암은 위치, 진행 정도 및 전이 여부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가 중심이 되고 초기에는 국소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복강경 또는 로봇 수술을 통해 근치적 직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이때 임시 '창자 샛길(장루)' 또는 영구 창자 샛길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하부 직장암은 항문 조임근 침범 여부에 따라 보존이 가능한지 판단해 수술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전과 수술 후 항암 화학 치료를 시행한다. 대장암과 방사선 치료는 병행할 수 있다.

◆생활 속 예방법

직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 과일 등 섬유질 섭취를 높이는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금연 및 금주, 스트레스 관리를 꾸준히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와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을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고섬유질 음식과 적절한 신체 활동은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발암물질의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장점막에 접촉하는 시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기 검진은 용종을 제거함으로써 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도 있다. 초기에 암을 발견할 경우 더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국가 건강검진으로는 45세부터 1차적으로 분변 잠혈 검사를 시행해 이상 소견이 있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다. 대장 및 직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증상이 없는 저위험군은 45세가 넘으면 5년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권고한다. 고위험군은 검진 연령 및 주기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해 검사하는 것이 좋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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