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물 점액 배출 구조 선박 적용하니 마찰력 39% 감소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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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7 09:46  |  수정 2023-07-17 10:15  |  발행일 2023-07-17
포스텍 이상준 교수 연구팀, 수중 마찰력을 줄여주는 저마찰 표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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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포스텍 제공

국내 연구진이 미끌미끌한 점액질을 모사한 표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배의 표면에 적용하면, 수중 마찰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여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통합과정 김해녘 씨 연구팀이 해양동물 점액층의 구조와 기능에서 영감을 받아, 해수와의 마찰을 줄이고 장기간 저마찰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표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양 동물들은 지름이 수 마이크로미터(㎛)이고 입구가 좁은 구멍(cavity) 형태의 점액샘에서 점액을 생산하고 분비한다. 연구팀은 이 점액샘의 구조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

먼저 폴리스티렌을 클로로포름에 녹인 다음 알루미늄 기판 위에 도포시키고 주변 수증기를 용액 표면에 물방울 형태로 응축시킨 후 곧바로 물방울을 증발시켰다. 그 결과, 물방울이 증발한 자리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물방울 모양의 구멍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다공성 표면이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캐비티에 윤활유를 채워 넣음으로써 해양 동물의 피부와 유사한 미끌미끌한 저마찰 표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코팅 기술로 제작된 표면은 실제 대형 선박의 운항 속도에 해당하는 약 12m/s 조건에서 매끈한 알루미늄 표면보다 마찰력을 최대 39%까지 감소시켰다. 이는 비슷한 고속 유동 조건에서 얻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저마찰 성능이다.

선박은 추진력의 약 60%를 해수와의 마찰로 잃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6.3%,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어 선박의 마찰 저항을 줄이는 기술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대형 선박 한 척당 최대 연간 40억~50억 원의 유류비를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육상 운송체나 유류 수송 파이프 등 다양한 분야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코팅 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서피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됐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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