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5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를 지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배치하겠다고 밝혀 대구·경북의 특화산업 관련 공공기관 이전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다만 대구·경북 행정통합 성사 여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의 남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5일 열린 제10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는 지양하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이번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인구·일자리·자본의 분산을 통해 지역 성장 엔진을 다극화하는 구조 개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어 "1차 이전 시에 얻은 성과와 교훈을 토대로 이전 예외 기준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5극3특' 지역별 특화산업과 연계하는 등 지역이 실질적 성장 거점이 되도록 집적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상 기관 전수조사와 지방정부 수요 조사 등을 통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며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의 적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대상 예외기준을 최소화해 이전의 실효성과 형평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기관이 지방 이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는 지양하고, 이전 기관이 지역의 실질적인 성장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5극3특 균형성장 전략 등 지역 특화산업 및 혁신 역량과 연계한 배치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가 선정한 이전 희망 공공기관 33곳 중에는 지역 특화산업(AI로봇·미래 모빌리티·의료)과 관련된 기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구시는 당초 목표기관 수(30개)보다 세 군데 더 늘어난 33개 기관을 2차 이전 희망 기관으로 선정했다. 추가된 세 곳 중 두 곳이 의료 관련 기관이다.
이는 정부와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첨단기술 융합 메디시티 실현 △AI로봇수도 조성 △미래모빌리티 산업 선도도시 구축 등이 대구의 핵심산업으로 언급됐다. 전통 제조업 기반 도시였던 대구를 의료·AI·로봇·미래차 중심지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대구가 두각을 보이는 지역 특화산업인 'AI로봇'과 관련된 이전 희망 공공기관으로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이 대표적이다. K-DATA는 대한민국 데이터산업 육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현재 본사는 서울에 위치해 있다. 데이터 주권과 신뢰를 기반으로 AI·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나간다는 게 K-DATA의 목표로, 향후 이전 시 대구 특화산업 고도화 및 신산업 발전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의 또 다른 특화산업인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기관으로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을 꼽을 수 있다. KAIA는 국토교통부 산하 연구개발(R&D) 전문기관으로, 국토교통 분야의 기술 혁신과 산업 진흥을 위해 설립됐다. 안양에 위치한 본사가 대구로 옮겨오면 지역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구시가 구체적인 유치 희망 리스트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의료'와 관련해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등의 기관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광역행정담당관실 측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정부에서 '지역산업 연계성'을 중점 검토할 것으로 판단하고, 대구는 1차 이전기관 및 지역 특화산업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이전 희망 기관을 선정했다"며 "IBK기업은행 등 금융투자 관련 기관들도 지역 특화산업과 관련된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이전 희망 공공기관을 방문해 대구의 입지 장점들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역시 김천혁신도시에 자리 잡은 1차 이전 기관과의 연관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2차 희망 공공기관 목록을 정리했다. 40여개에 달하는 유치 희망 기관 중 농협중앙회와 한국마사회를 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1차 이전 기관인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과 연계할 수 있는 농업·교통 분야 기관도 주요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시스템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의 전략산업과 연관된 기관으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환경산업기술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체국물류지원단과 같은 물류 전문기관이 지역으로 온다면 대구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과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를 비롯해 첨단로봇, 시스템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5대 특화산업 관련 기관을 전방위적으로 유치하고자 한다"며 "특히 김천혁신도시에 이미 자리 잡은 1차 이전 공공기관들과 연계해 유치 논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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