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칼럼] 대구(특별)시장선거<2> 대구의 反轉

  •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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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6 09:12  |  수정 2026-03-06 09:52  |  발행일 2026-03-06
이재윤 논설위원

이재윤 논설위원

지난 한두 주 정치권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대구'였다. 시선이 온통 '대구'로 쏠린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대구에 어떤 반전(反轉)이 있었던 걸까.


하나, TK의 민주당 vs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률(28 대 28%, NBS)을 이뤘다. 이 사실을 전한 2월 26일자 뉴스가 일제히 지면을 장식하며 대구를 중심으로 한 '지방선거 분석'이 분출했다. 기성 언론은 물론 유튜브 공간까지 점령한 모름지기 '대구의 시간'이었다. 처음엔 '국힘은 과연 서울을 수성할 것인가'라는 관심에서 출발했다. 어느 날 '부산시장까지 민주당이 가져갈까'로 바뀌더니 '설마 TK까지 민주당이?'로 비화했다. 분기점이 지난주였다. 이런 변화를 이성적으로 대할 필요는 있다. TK 실재 여론을 정확히 반영한 걸까, 일시적 현상을 과대 포장한 걸까. 현실은 후자에 가깝다.


둘,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급부상하며 정국을 뒤흔들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통합 여부가 변침을 거듭하며 책임공방이 난장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은 무책임했고, 민주당은 대구를 우롱했다. 민주당은 사흘 전 협상종료를 선언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다음주 여론조사를 주목하자. 28 대 28%? 어림없다. 그 좋던 TK 지지율을 다 까먹더라도 놀라지 마시라.


셋, 서문시장을 배경으로 한 장동혁 vs 한동훈 간 세 대결은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대비되는 서문시장 인파 사진 한 컷이 논란을 단박에 잠재웠다. 한동훈 승(勝). 장동혁의 서문시장 방문 때 동행한 대구시장 후보는 단 한 명. 그 이례적 썰렁함은 '대구의 경고(警告)'로 해석됐다. 장동혁의 뒤끝이 작렬했다. 시장 선거에 나선 5명의 현역의원을 '감점' 처리하는 경선룰을 만들었다. TK는 현역의원들의 무덤이 되는 건가. 미운털이 박힌 건지 오비이락인지 아리송하다. 대체 누구에게 유리한 판을 깐 걸까. 이게 끝 아니다. 서문시장에서 한동훈과 동행한 의원들을 콕 찍어 장동혁이 "해당 행위"라 저격하자, 당권파는 이들 8인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민주당이 아니라 왜 한동훈과 싸우려 하나. 소문대로 지방선거보다 선거 후 당권에 더 관심 있는 걸까. 당 내분의 향방을 가를 키는 다름 아닌 대구가 쥐고 있다. 보수 텃밭은 아직 움켜쥔 손을 펴지 않았다. 대구 보수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안 가면 안 갔지 좀처럼 민주당은 안 찍는다. 단 예외가 있다. 인위적으로 특정 계파나 후보를 쳐내고 엉뚱한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대구 경선판을 떡 주무르듯 할 때 분노의 표심이 폭발할 것이다. 대구의 만년 야당 민주당에 기회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그런 조짐이 역력하다.


넷, 소위 정치 일타 평론가들은 한동훈, 이진숙, 김부겸을 대입한 대구 정치지형의 변화와 판세분석으로 분주했다. 이들 3인은 '대구의 미래'를 읽는 의미 있는 변수다. "내친김에 대구도 우리가 먹는다"라는 민주당의 설익은 호기(豪氣)까지 합세했다. 착각마라. "보수가 힘들다. 다시 한 번 도와달라"고 호소하면 확 디비지는 게 TK다. TK마저 어렵다는 소문이 나면 보수가 다시 결집, 전국 판세에도 영향을 끼친다. 'TK 반전'에 흥분하는 건 민주당으로서도 좋은 전략이 아니다.


사족 같은 권면(勸勉)이다. 국민의힘은 응당 대구의 집권당이 아닌가. 대구를 정치투쟁의 사적 도구로 악용 말라. 민주당은 대구를 만만하게 보다 큰 코 다친다. 이번이 반전의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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