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뉴 파노라마 .7] 경산시민의 안식처 남천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 |
  • 입력 2023-09-19 08:05  |  수정 2023-09-19 08:07  |  발행일 2023-09-19 제16면
"경산의 랜드마크" 내년이면 건강한 자연생태하천으로 '새생명'

2023091801000547300021911
경산의 주요 하천인 남천은 남부·중방·서부1·서부2·북부동 등 도심을 관통한다. 둔치에는 자전거길을 비롯해 야외공연장과 은호공원, 남천 파크골프장 등 시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경북 경산은 억겁의 세월, 하천이 빚어낸 비옥한 땅이다. 지역 곳곳에는 금호강과 여러 지천들이 만든 충적평야가 펼쳐져 있다. 해발고도가 낮고 기복이 거의 없는 땅이 경산에 유독 많은 이유다. 경산지역을 유유히 흐르는 여러 하천 중에서 남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도심의 형성이 남천을 따라 이뤄졌기 때문이다. 경산 시민의 삶, 그 중심에서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남천은 지금도 휴식과 여유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산 뉴 파노라마' 7편에서는 지역의 대표 하천이자 시민 안식처인 남천에 대해 소개한다.

해발 696m 용각산서 물줄기 시작
남천면·경산도심 지나 금호강으로
농업용수·휴식공간 등 다양한 기능
내년까지 50억 들여 생태복원사업
물놀이장·파크골프장·습지 등 조성


2023091801000547300021912
보라색 맥문동이 예쁘게 피어있는 남천 숲길 산책로에서 시민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천을 따라 발전한 경산

경산의 주요 하천은 크게 4개로 나뉜다. 북쪽지역을 동서로 지나는 금호강(琴湖江)과 금호강에 합류하는 지천인 남천(南川)과 오목천(烏鶩川), 청통천(淸通川)이다. 용각산에서 발원한 남천은 북류하며 남천면과 경산 도심을 지나 금호강에 흘러든다. 구룡산에서 시작된 오목천은 용성면과 남산면을 거쳐 금호강에 유입된다. 팔공산에서 태동한 청통천은 와촌면과 하양읍을 흐르다가 금호강을 만난다. 이들 하천은 모두 경산에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젖줄'이다.

특히 남천은 경산을 대표하는 하천으로 손꼽힌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위치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경산은 남천을 따라 아파트 등 주거밀집지역이 형성되며 도시로 성장해 왔다. 남천의 역사가 곧 경산의 역사인 셈이다. 남천의 물줄기는 용각산(해발 696m)에서 출발한다. 용각산은 청도 매전면 두곡리와 경산 남천면 하도리의 경계에 우뚝 솟은 산이다. 남천은 남부동, 중방동, 서부1동, 서부2동, 북부동 등 경산 도심을 관통해 대구 수성구 매호동에서 금호강에 합류한다. 남천의 전체 유로는 22.5㎞, 유역면적은 109.4㎢다.

남천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남쪽에서 흘러오는 하천'이라는 뜻이다. 경산의 다른 하천들과 달리 백악기 안산암질암류(安山巖質巖類)가 기반암을 형성하고 있다. 그 때문에 남천 둔치 면적은 다른 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지 않은 편이다. 남천의 좁은 골짜기는 남부지방으로 통하는 중요 교통로 역할을 한다. 대구부산고속도로, 경부선, 국도 제25호선, 지방도 제925호선 등 주요 교통망이 남천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남천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하천이다. 농업 용수로도 쓰이고 여가·생태를 위한 도시하천 역할도 한다. 실제 남천 상류는 머루포도 등이 재배되고 있고, 중류는 도심지역, 남천과 금호강이 만나는 하류 지역에는 넓은 충적평야가 형성돼 벼농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생태환경을 가진 하천습지도 하류지역에 위치한다.

2023091801000547300021913
야간 조명이 켜진 남천 보도교의 밤 풍경. 다리 아래에는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남천은 경산 대부분의 동(洞) 지역을 관통한다. 경산 전체 인구 28만여 명 중에서 동 지역에 약 60%의 인구가 모여 산다. 남천 둔치에는 야외공연장(중방동)이나 은호공원(중방동), 남천 파크골프장(북부동) 등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또 남천에는 남천동자전거길과 남천서자전거길을 비롯해 산책로와 벽화, 야간조명 등이 곳곳에 꾸며져 있다. 남천 둔치에서는 '시민건강 걷기대회'나 '경산 청소년가요제&댄싱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남천, 자연생태하천으로

남천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경산시는 남천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남천 자연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 동안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남천을 본래의 자연성과 생태적 기능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복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다 건강한 하천으로 만들어 도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시민 만족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또 남천을 랜드마크화해서 경산시민뿐만 아니라 인접한 지역의 주민들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남천 자연생태하천 조성사업은 남천면과 남부동을 잇는 백농교부터 경산과 대구의 경계인 북부동까지 총 5.5㎞ 구간에서 이뤄진다. 우선 경산시는 탄성포장, 저수로, 하상호안 등 준공 11년이 지난 자연형 하천 노후 시설물을 재정비한다. 또 분수, 경사로, 산책로, 보행등을 만들고 벽화를 그려 시민들이 휴식하기 좋은 친수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생각이다.

특히 이번 사업을 통해 남천은 물놀이장과 파크골프장, 가동보, 맨발산책로, 수변광장, 경관조명, 생태습지 등이 새롭게 들어서며 외형적으로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천 물놀이장은 현재 서부1동과 남부동을 잇는 백옥교 상류 좌안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경산시는 기존 물놀이장을 리모델링해 지역 최대 규모의 공공 물놀이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남천이 지나는 도심지역에는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아 여름철 물놀이장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2023091801000547300021914
경산의 젖줄이자 휴식처인 남천 둔치는 어두운 밤에도 운동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남천 물놀이장 옆에는 새로운 파크골프장도 들어선다. 현재 남천 북부동에는 기존 파크골프장 1곳이 운영 중이다. 경산시는 이와는 별도로 9홀 규모의 새 파크골프장을 만드는 방안을 수립했다. 현재 경산에는 20여 개 클럽, 600여 명의 파크골프 회원들이 활동 중인데, 매년 동호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5~26일 경산 남천 파크골프장과 하양 파크 골프장에서는 '제9회 삼성현배 전국 파크골프대회'가 경산시체육회 주최, 경산시파크골프협회 주관으로 열리기도 했다.

경산 서부2동과 중방동을 잇는 공원교 상류에는 하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동보도 설치된다. 공원교 일대는 남천 둔치 야외공연장과 은호공원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행사가 자주 열린다. 경산시는 공원교 상류에 가동보를 운영해 남천 수변경관을 개선한다.

또 중방동 보도교 일원에 800m 길이의 힐링산책로가 조성된다. 이곳에 수변스탠드, 벽천, 실개천 등 다양한 친수시설과 문화행사 공간 등이 어우러진 수변광장을 만들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서부2동과 중방동을 잇는 영대교와 서부1동과 중방동을 잇는 경산교, 공원교에는 경관조명이 설치돼 아름다운 야경이 연출될 전망이다. 남천 중상류에는 수질 개선과 아이들의 생태 학습을 위한 생태습지가 만들어진다.

이외에도 경산시는 남천을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해 다른 지역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지난 4월7일 관련 부서 공무원 10여 명과 함께 직접 '2023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남천의 생태하천 사업에 접목할 만한 우수한 사례들을 발굴했다.

경산시는 조현일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남천 자연형하천 종합정비계획'을 통해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남천 자연생태하천 조성 사업예산편성 및 추진계획(안)'을 마련하고, 올해 4월에는 남천 자연생태하천 조성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실시설계용역도 시작했다. 경산시는 내년까지 남천 자연생태하천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대한 빨리 각종 용역을 마무리한 뒤 오는 11월 공사를 발주해 내년 말까지는 조성사업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손영억 경산시 하수도과장은 "여가 및 소통의 공간인 남천을 시민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정비하겠으며, 한발 더 나아가 부족한 하천유지수를 확보하고 경관 개선 및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해 보다 편리하고 아름다운 수변환경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