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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도소가 마침내 '화원시대'를 끝내고 오는 28일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건물로 이전한다. 친환경·친주민 교정시설을 표방한 새 대구교도소는 담장 높이를 크게 낮추고 감시타워와 사형장이 없다. <영남일보 DB> |
대구교도소가 마침내 오는 28일 달성군 하빈면 신축 건물로 이전한다. 신축 이전 계획이 수립된 이후 15년, 착공한 지 7년, 완공한 지 3년 만이다. 재소자 이송이 완료되면 대구교도소는 52년 '화원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하빈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재소자 이송
법무부·대구시·달성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 명이 수십 대의 대형버스에 나눠 타고 하빈면 신축 건물로 이송된다. 재소자가 이송될 때마다 경찰관과 순찰차·형사기동대차량 등이 버스 행렬을 호위한다. 이송버스에는 실탄을 장전한 권총과 가스총 등으로 무장한 교도관이 대거 동승할 예정이다. 경찰과 군병력은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탈주 상황 등에 대비해 교도소 진입로와 외곽 곳곳에서 경계 근무를 선다.
신축 대구교도소는 2020년 10월 완공돼 2021년 6월 옮길 예정이었으나 2년5개월간 배수설비 유량 조정조 설치 공사를 하느라 이전이 지연됐다. 화원과 달리 하빈 교도소에는 사형장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형장이 있는 수감시설은 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전교도소 등 세 개로 줄게 됐다.
총사업비 1천851억원이 투입된 신축 대구교도소는 26만9천857㎡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만1천123㎡ 규모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청사·수용동·비상대기소(79가구) 등 총 28개 동이 들어섰다. 교정시설과 함께 건립된 다목적 시설 체육관과 테니스장·운동장은 현재 지역 주민에게 일부 개방됐다.
친환경·친주민 교정시설로 설계된 것도 눈길을 끈다. 최첨단 전자경비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기존 4~5m에 이르는 담장 높이를 크게 낮추고 감시타워도 없다. 교정시설과 주거지 사이 120m 폭 완충 공간에는 주민을 위한 자연공원과 보육시설·공공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후적지 사업
대구교도소 후적지 사업도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후적지 소유는 법무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이관된다. 이후 기재부가 후적지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50여 년간 혐오시설로 인해 주민들이 재산권 피해를 본 만큼 지역에서는 전액 국비로 국립근대미술관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등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이 추진되길 바라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달성군은 대구교도소 후적지 개발사업 착공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휴식공간으로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유휴부지 공간 활용 기본계획(안) 용역을 통해 사업 추진 방향을 1~3단계로 나눴다. 1단계에선 주차장을 정비하고 기존 녹지공간 일부 구간을 보완한다. 녹지공간에는 산책로·야외무대·야간조명·가림막·책정원 등으로 꾸민다. 주벽에는 미디어아트와 벽화, 벽 등반 전망대 설치(교도소 내부 전망) 등을 추진한다. 주탑은 수용시설 전망 관람과 이색 체험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1단계 사업 추진에는 총 15억4천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2·3단계는 업무·교정시설을 개방해 △물놀이장 △화원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전시관 △미디어아트 △가상현실 스포츠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대구교도소가 완전 이전하면 본격적으로 후적지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을 끝낼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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