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전략공천 원천 배제' 또다른 갈등 조짐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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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0  |  수정 2023-11-20 07:35  |  발행일 2023-11-20 제4면
혁신위, 친윤 희생 없이 경선 의미 없다는 입장

지도부, 친윤, 중진 등 당 주류 용퇴 거듭 압박

인요한 "혁신안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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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4호 혁신안으로 '전략공천 원천 배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당 지도부와 또 다른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혁신위는 지난 17일 4호 혁신안으로 모든 지역구에서의 전략공천 원천 배제를 제안했다. 특히 대통령실 출신 인사도 예외 없이 상향식 공천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위는 "대통령실 참모를 비교적 당선이 수월한 지역구에 내리꽂는 '낙하산 공천'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정상화 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물러난 자리에 전략공천을 배제해 대통령 측근들이 차지하지 못하도록 막으면 새로운 관계 구축이라는 혁신이 달성될 수 있다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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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혁신위의 제안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도부·중진·친윤 인사의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와 맞물려야 한다. 결국 이번 제안으로 혁신위의 '용퇴'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당 주류의 반발 또한 거세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정하는 상향식 공천의 경우 인지도가 높고 탄탄한 조직을 구성한 현역 의원이 정치 신인이나 청년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텃밭인 영남에 대체로 분포한 중진·친윤의 희생 없이는 경선을 하더라도 변화가 불가능하다. 결국 '진정한 혁신'을 위해선 지도부·중진·친윤의 희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게 혁신위의 입장인 셈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최근 김기현 대표와의 면담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혁신위원 중 일부 불만족스러운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고 당이 혁신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며 당 주류에 대한 불만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 주류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최근 부산 지역구 교회 간증에서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혁신위와 당 주류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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