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목 대구시한의사회장 "한의사도 감염병 관리…노령화 발맞춰 만성질환도 담당해야"

  • 강승규,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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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2 07:51  |  수정 2024-04-02 07:52  |  발행일 2024-04-02 제14면
실손보험 적용 등 공약으로 연임
삿포로축제 등 해외 부스 운영해
다양한 행사서 대구 한의약 알려
한의대 정원 정책 맞춰 조정 필요
한방 난임 치료 지원 대구 희망자
모두 선택 가능하도록 제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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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목 대구한의사회장이 한의약의 중요성과 향후 포부를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노희목 대구시한의사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되면서 각종 현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노 회장은 선거에서 '나아가는 한의약, 공정한 한의사회, 행복한 회원'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공약은 △한의원 실손보험 적용 노력 △한의사 제한 없는 현대 진단기기 사용과 급여화 모색 △보험 관련 연구 및 회원 안내 △의권 강화 △정책 관련 연구 및 한의약 발전 모델 개발 △지역사회 공공의료 진출 및 공공사업 적극적 참여 △대구시청·한국한의약진흥원 등 유관기관 협력을 통한 외연 확장 △해외 의료관광 유치를 통한 새로운 이익 창출 등을 내세웠다. 최근 수성구 동대구로 대구한의사회에서 만난 노 회장은 "한의계를 위해 봉사할 것"을 약속했다.

▶연임에 성공했다. 소감은.

"2021년 4월 제21대 대구한의사회장을 시작할 당시 코로나19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회무를 시작했다. 그땐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엄연히 한의사가 포함돼 있음에도 한의사가 배제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무상 한약 지원을 통해 시민에게 도움을 줬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한국의 편협된 의료정책 등으로 5천년 전통을 이어온 한의약이 고사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회원의 경제적 어려움도 날로 심해지는 현실이다. 이런 점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무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로컬 1인 한의원을 운영하는 어려움에도 재출마를 하게 됐다. 이러한 부분을 회원들이 이해해 준 덕분에 75.60%의 높은 투표율과 95.57%의 지지율을 받았다. 연임하면 나태해진다는 주위 의견도 새겨들어 당선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세계 전통 의학 시장에서 대구 특징을 살린 한의약을 알려 나가고, 동의보감 허준 선생의 후예로서 봉사해 시민의 사랑을 받는 대구한의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회원의 지지에 보답하겠다."

▶대구시한의사회를 소개한다면.

"대구한의사회는 1952년 창립해 올해 72주년의 전통을 가진 의료단체다. 국민건강 향상과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고자 의료법에 의해 설립됐다. 올 3월18일 현재 1천473명의 회원과 1개의 대학병원, 17개의 한방병원, 901곳의 한의원으로 대구시민의 한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매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한의 난임 치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장 366년 전통의 약령시 한방문화축제에서 대구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또 외국인 근로자 의료봉사, 미혼모 푸름터 진료봉사, 청소년쉼터 지원 봉사 등도 이어가고 있다. 산하 조직인 구·군 한의사회에서는 저소득층 및 소외 계층 봉사도 한다. 예전에는 굿네이버스를 통한 저소득층 아동 지원, 보훈 가족 지원, 탈북민 지원 사업 등을 펼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케이-메디웰니스 프리-페스타(K-MediWellness Pre-Festa)'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대구의 한의약을 알리고, 대구한의의료관광을 위해 투어리즘엑스코저팬, 나고야한인축제, 삿포로축제 등에 대구시와 함께 부스를 운영했다. 오는 7일 열리는 대구국제마라톤 대회에는 선수촌 의료지원 및 의료봉사 등에 80여 명의 한의사가 참여한다. 참여자에게 운동 전후 연조 제품을 후원한다. 해외 의료 관광에서 한발 더 나아간 치유관광인 웰니스에 한의약을 접목한 '케이메디웰니스 페스타(K-MediWellness Festa)'를 개최해 세계 속 대구 한의약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현재 한의계 현안은 크게 대구 한의계 현안과 전체 한의계 현안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대구 한의계 현안은 한의학 도시에 걸맞게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한 한의 난임 사업 확대, 산후지원 사업 신설, 한의 치매 사업 신설, 대구 의료치유 관광을 위한 거점 시설 마련 등이다. 전체 한의계 현안은 현대과학 산물인 현대 진단 의료기기 사용확대 및 건강보험적용, 실손보험 한의 미적용으로 인한 국민 진료 선택권 제한 철폐, 감염병 및 각종 공공의료에 한의사 참여 및 제한을 없애는 것 등이 있겠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전공의 파업 등으로 국민이 큰 불편을 겪고 계신 것에 대해 의료인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의료인 정원 문제는 몇 차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의료 인력 중장기 수급 추계와 지방 의료붕괴, 공공의료, 일차 의료의 의사 수 부족 등으로 이야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9년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4명(한의사 0.4명 포함)으로 OECD 3.4명의 71%에 불과하다. 한의사를 제외하면 2.0명으로 훨씬 더 떨어진다. 한국의 의료이용량의 경우, 국민 1인당 외래 진료받는 횟수는 2021년 조사에서 연간 15.7회로 OECD 5.9회의 약 2.6배가 높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예방접종과 감염병 관리, 역학 조사관 등의 수요가 늘면서 의사 수 부족은 심각하게 됐다. 그래서 대구한의사회 의견은 의료법상 의료 한 축을 맡는 한의사를 활용해 예방접종, 역학조사 등 감염병 관리를 하게 하고, 공공의료, 노령화 시대에 만성질환 관리에도 참여하게 하는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의대 정원과 한의대 정원 문제도 정책 방향에 맞게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든 과정에서 국민의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논의하고 상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근 한방 난임 치료 시술비를 국가가 지원해주는 내용의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향후 기대 효과는.

"한의 난임 치료 시술비에 대한 모자보건법 개정에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 대구한의사회에서는 2009년 전국 최초로 한의 난임 사업을 진행했고, 이는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대구 한의 난임 치료 지원은 현재까지 900여 명 참여했다. 이 가운데 성공률이 2011년 36%, 2020년까지 평균 19%로 어떤 난임 치료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쉬운 점은 대구는 매년 희망자가 많음에도 전국에서 지원금액과 환자 지원 규모에서 거의 최하위에 해당해 희망하는 분에게 혜택을 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현재 시행되는 양방 난임 시술 지원과 같이 임신의 어려움을 겪는 분에게 한의도 희망하는 모든 분이 선택하실 수 있게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저출산 시대를 걱정하는 한국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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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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