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자연재해였지만, 그 뒤는 행정의 몫이었다”…안동 임시주택, 또 도마 오른 ‘복구 행정’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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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1 21:40  |  발행일 2026-07-21
지난 18~19일 내린 집중호우로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등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가 침수됐다.<독자제공>

지난 18~19일 내린 집중호우로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등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가 침수됐다.<독자제공>

작년엔 화마에, 올해는 수마에 1년 새 두 번이나 보금자리를 빼앗긴 이재민들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18~19일 내린 집중호우로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등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가 침수되고, 일부 조립주택의 경우 거센 물살에 수십m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임시주택 시공의 적정성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한밤중 창문으로 탈출하는 아찔한 상황을 겪은 피해 주민들은 "임시주택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경북산불 후 영덕에서 조립주택을 시공한 한 전문가는 앵커볼트(콘크리트 바닥에 묻어 기둥·기계 따위를 고착시키는 볼트)를 사용하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조립주택 설치 전 지반 평탄화 및 배수시설 설치 등 입지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는 발주처(지자체)의 관리 감독 영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임시주택을 완전 고정시키지 않은 점, 지반이 버틸 수 없는 곳에 주택을 배치한 점이 사고의 근본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는 단순히 앵커볼트 설치 여부만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시주택 설치 과정에 참여했던 정재호 이재민주거안정TF팀장은 "가설 건축물은 일반주택과 달리 이동성을 전제로 하는 시설이어서 일반 건축물의 표준설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며 "당시 건축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가설 건축물 기준에 맞춰 시공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립주택은 자체 무게만 약 6t, 입주 후 생활집기 등을 포함하면 8t 이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이동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주택 자체가 떠내려갈 정도의 급류에선 지면에 앵커를 설치했더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긴 어려웠을 것이란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앵커가 효과를 내려면 콘크리트 아래 철근 등 구조체가 함께 힘을 받아야 하는데, 당시 설치된 기초는 약 20㎝ 두께여서 일반 건축물 수준의 고정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행정안전부 임시주택 지침도 일반 건축물 기준과 가설건축물 기준이 혼재해 있어 현장에서는 그 기준에 맞춰 설치했다는 것이다.


논란은 구조 안전성만이 아니다. 임시주택을 평생 살 집으로 바꾸려던 계획마저 제도적 장벽에 막혀 있다. 최근 안동시가 임시주택 매각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조립주택이 일반 단독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데 필요한 구조계산서와 내진 관련 자료 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 것. 전체 982동 가운데 일반주택 전환 요건을 충족한 주택은 432동에 그쳤다. 반면 이웃한 청송군은 임시주택을 공급할 당시부터 영구 거주 가능성을 고려해 구조계산서와 내진 관련 자료를 확보해 건축물대장 등록이 가능하도록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대비된다.


안동시는 현재 전문기관을 통해 구조 안전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강이 가능한 주택은 일반 단독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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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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