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3자 구도로 확정됐다. 4선이 되는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과 3선이 되는 송석준(경기 이천)·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기호 추첨 결과 이 의원이 1번, 추 의원이 2번, 송 의원이 3번이다. 연합뉴스 |
총선 참패 이후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계 초대 핵심 세력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있다. 앞서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당 중심에서 거리를 뒀고 최근에는 이철규 의원까지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불출마하며 찐윤(진짜 친윤석열)계가 당 중심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9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여권 내 친윤을 넘어 권성동, 장제원 의원과 '찐윤' 호칭을 얻은 인물이다. 실제 이 의원은 국민의힘 사무총장에 이어 총선 정국에서 인재영입위원장까지 당 요직을 맡으며 당무를 주도했다. 찐윤 세력들이 2선으로 후퇴한 배경을 두고 정치권은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 때문이라는 해석과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를 찐윤 세력이 받아들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찐윤세력 후퇴에 정치권의 시선은 차기 당권 주자에 쏠리고 있다. 오는 9일 선출 예정인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는 이종배·추경호·송석준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송석준 의원과 이종배 의원은 각각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모두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추 의원은 행정고시 25회, 송 의원은 행정고시 34회, 이 의원은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 모두 친윤 색채는 옅지만, 친윤계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수직적 당정관계 해결 과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다만 총선 참패로 당이 위축된 상황에서 당정이 하나된 모습을 보이려면 대통령실과 일정 부분 색채가 같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비윤계가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경우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거리 두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며 "22대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정관계부터 흔들리면서 큰 혼란이 찾아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내대표 3파전은 보수 텃밭인 영남과 총선에서 정권심판을 택한 지역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세 의원의 지역구는 각각 충청권(이종배), 수도권(송석준), 영남권(추경호)이다. 이에 정치권은 영남권을 대표하는 추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는 당선인들의 투표를 통해 치러지기 때문에 지역구를 중심으로 표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추 의원이 출마 전 "당선인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며 고심한 이유도 당선인들의 지지를 결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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