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즉석 캐리커처'의 등장

  •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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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7  |  수정 2024-09-13 09:13  |  발행일 2024-06-07 제26면

2017년 동성로에 등장한 '인생네컷'이라는 즉석 사진관을 아는가.

인생네컷은 스티커 사진에 이어 한국에 포토부스 및 무인 사진관을 재유행시킨 브랜드로,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셀프 사진관이다. 이는 셀프 사진관의 원조 격으로 2020년대 이후로는 인생네컷이라는 말이 즉석 사진 자체를 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이런 즉석 사진을 찍는 데 드는 비용은 매수와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4천~6천원대로 구성돼 있다. 등장 초반에는 2030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가볍게 찍으며 즐기기 좋은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즉석 사진 문화가 유행하는 비결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즉석에서 재미있게 사진을 뽑아낼 수 있는 점이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물렸다"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과거에 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스튜디오 예약을 해야 해 과정이 복잡했다. 하지만 이 사진관에서는 누구든지 빨리, 사진을 꾸밀 수 있다. 또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가 좋은 이유도 인기 배경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즉석 사진을 찍으며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MZ세대 사이에서는 그렇게 찍은 사진을 트위터,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친구들과 함께 일종의 놀이 문화로 유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로부터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며 여행을 가도 혹은 친구를 만나도 사진으로 남기는데 진심인 우리네 정서를 담은 이런 K-포토 문화의 순항 속에, 새로운 유행의 조짐이 보인다. 바로 '캐리커처'다. 캐리커처는 '과장된 것, 왜곡된 것'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caricatura'에서 시작된 말로, 과거에는 주로 풍자화와 희화화에서 볼 수 있었다. 현대에 와서는 풍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는 거의 사라지고, 그냥 '각각의 얼굴 특징을 강조해서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캐리커처를 받기 위해서는 돈도 시간도 많이 들여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분 만에 완성'해주는 가게들이 생기고 있다. 가격도 1인당 7천원대로 즉석 사진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런 캐리커처는 특별한 추억 쌓기 좋을 뿐만 아니라, 남이 보는 내 모습은 어떤지 또 내 얼굴에 매력적인 곳은 어딘지를 알 수 있어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평이 좋다. 직접 체험해보니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만약 매일 사진만 찍는데 질렸다면 '그림'으로 눈을 돌려 캐리커처를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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