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도전자들이 대구·경북(TK) 출신 당 보좌진 모임을 찾아, 한 표를 호소했다. 26일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보리모임'에는 한동훈·나경원·윤상현 대표 후보가 참석했다. 이들은 자신이 TK를 대표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7시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한 후보는 "제가 정치를 처음 결심한 시점이 동대구역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게 여러 기대를 보여주고 모여들었을 때"라며 "제 정치의 출발점은 대구·경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TK는) 적들에게 한 번도 도시를 내주지 않았던 곳, 그리고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킨 곳"이라며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끈 대구·경북 정신을 제가 정치할 때까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108일 동안 여러분과 우정을 쌓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나 시간이 없었다"며 "선거 선배, 정치 선배, 인생 선배인 여러분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오후 8시쯤 행사장을 찾은 나 후보는 당 대표 출마 선언 전인 지난 주 이틀에 걸쳐 TK를 찾은 사실을 강조하며 "TK는 우리 당의 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당이 참 새것만 좋아한다'며 "이제는 우리 당에서 정말 뿌리가 튼튼한 분들이 대접받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과의 인연이 상대적으로 짧은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나 의원은 과거 자신의 보좌진으로 근무했던 정희용 의원 등을 언급하며 "보리모임에서 더 많은 국회의원을 내고, 승승장구해 대한민국 곳곳에서 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나가자'(나경원과 함께 가자)는 뜻의 건배사를 제안했다.
곧 이어 등장한 윤 후보는 의성군에 친분이 있는 기초 단체장과 지역 정치인 이름을 거명하는 등 TK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 고향이 의성이다. 영남에 뿌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비전을 갖고 행동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문구를 요약한 '비행기'라는 건배사로 마무리했다. 한편, 원희룡 후보는 이날 방송 출연 일정이 있어 보리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