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정원박람회 구별로 돌아가며 개최하자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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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30  |  수정 2024-09-27 10:02  |  발행일 2024-09-30 제20면
제2회 대구정원박람회 10월11~15일 금호강 하중도

대구 도심 골목길 정원, 훌륭한 '정원도시(Garden City)' 자원

금호강은 국가정원을 목표로

도시 공원과 정원(Garden City)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는 가운데 대구정원박람회를 구·군별로 순회 개최해 '도심 그린 공간'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수봉 교수(계명대 생태조경학과)는 지난 25일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한국조경협회 대구경북시도회(회장 노재신) 주최 '대구시 공원녹지 포럼-대구정원도시 현재와 미래' 에서 "독일의 연방정부 주관 정원 박람회를 준용해 대구에서도 구·군별로 정원 박람회를 여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금호강 하중도에서 열린 대구정원박람회는 하천이란 장소적 제약성으로 짧은 개최기간, 행사후 정원시설물의 철거란 단점이 불거졌다 "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장기적으로는 대구도 순천만 국가정원처럼 국가정원 보유를 목표로 가야 한다"며 "대구 동서를 가로 지르는 41㎞ 길이의 금호강이 그 적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류연수 경북연구원 박사도 "금호강이 보유한 하중도, 달성·팔현·안심 습지, 동촌유원지를 비롯한 친수공간을 감안하면 도시 정원 자원으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원박람회 구별로 돌아가며 개최하자
한국조경협회 대구경북시도회(회장 노재신) 주최, 대구시 공원녹지포럼이 지난 25일 '대구 정원도시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경북대 글로벌 프라자에서 개최됐다. (오른쪽부터) 토론에 나선 박태영 울산조경협회 고문, 홍만표 대구시 산림녹지과장, 김근호 영남대 교수(조경학과), 김수봉 계명대 교수(생태조경학과),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날 포럼에는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를 개최한 순천시 조직위의 김숙영 팀장이 발제자로 참석해 '순천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김 팀장은 "국가정원 구상은 순천만으로 무분별하게 도시확장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 지대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독일 등지의 도시정원을 집중 벤치 마킹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국제행사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 보존이란 높은 가치를 전제로 시작했다는 의미다.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는 예산 확보측면에서도 국토부, 산림청, 농림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부 등 중앙정부 예산을 총동원해 지방정부의 대(對) 중앙정부 로비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대구정원박람회 구별로 돌아가며 개최하자
김숙영 순천만 국가정원 국제박람회조직위원회 팀장이 박람회 성공의 원인과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목원 정원관리원의 남수환 실장은 대구의 '골목 정원 자원'을 적시해 주목받았다. 남 실장은 "도시정원이란 측면에서 대구를 둘러보았을 때 달성토성 주변의 마을 골목길 정원이 정말 인상 깊은 중요한 인프라였다"며 "시민들의 자발성, 토속성이 돋보였고, 충분히 도시 그린(green) 문화의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남 실장은 또 상업시설 실내 정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실장은 "서울 여의도 '더 현대 백화점'이 공간 혁신 차원에서 실내 정원을 꾸몄고, 이는 매출액 증대로 이어졌다"며 "대구 외곽의 카페 등지에서도 보듯 실내 정원은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매력적인 찾아오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김근호 교수(영남대 조경학과)는 "지금까지 도시의 랜드마크는 초고층 빌딩이 차지했다면 미래 도시의 그것은 녹지공간, 도시정원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울산조경협회 박태영 고문은 "도시정원은 궁극적으로 도시재생이 목표이고 이를 통한 공동체 회복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만표 대구시 산림녹지과장은 "지난해 금호강 하중도의 대구정원박람회는 33만명이 찾아오는 등 대성공을 거두웠지만 하천법의 적용으로 공들여 만든 정원을 철거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올해 2회 박람회를 마치면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구·군별 순회 개최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홍 과장은 "녹지 정책은 바람길, 도시숲, 정원, 녹지대 등 시기적 유행도 있지만, 도시정원 차원에서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며 "신천 등지의 녹지 공간 확보, 가로 정비 등도 세심하게 살피는 한편 시민정원사 육성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제2회 대구정원박람회는 북구 금호강 하중도에서 10월11일~15일까지 닷새간 걸쳐 열린다.


박재일 기자 park11@yeongnam.com

#정원과 정원도시
정원(Garden)은 어원상 공간을 의미하는 Gan과 즐거움 기쁨을 뜻하는 Oden의 합성어이다. 식물을 재배하거나 자연물 인공물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인간의 휴식 사색 장소가 된다. 도시 차원에서 이를 원용한 것이 정원도시(Garden City)이다. 도시의 과밀, 오염, 무분별한 성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된다. 세계 최초의 정원도시는 1903년 구축된 영국의 'Letchworth Garden City'를 꼽는다. 독일의 경우 2차 세계대전후 폐허화 된 국토 재건의 방식으로 연방 주(州) 별 도시를 순회하며 2년마다 정원박람회를 개최해 도시발전과 도시재생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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