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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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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늘 '윤-이 영수(領袖)회담', 진정성이 최대 변수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마침내 오늘 오후 2시 회동한다. 대통령과 야당 당수 간 '영수회담'은 2022년 5월 윤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대통령과 제1야당 지도자 간 회동이 이처럼 늦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이유는 자명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의 동반자로 이 대표를 결코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암묵적 인식이 팽배했던 배경이 컸다. 야당의 끈질긴 대화 요구에 윤 정부는 한덕수 총리의 국회 답변을 통해 "대통령과의 만남은 야당 대표의 사법 재판을 놓고 국민께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줄 수 있다"고 응수했다. 형사 피의자인 정당 대표를 대통령이 섣불리 만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상황은 지난 4·10총선으로 뒤집어졌다. 범야권 192석의 절대 의석은 '윤석열 정권'에 충격을 줬다. 대통령은 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모든 사안을 청취하겠다고도 밝혔다.그렇다고 회담 결과가 낙관적이지는 않다. 앞선 3차례 실무회동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제를 본회담으로 미룬 상황이다. 민주당 측은 당초 회담 성사를 굉장히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다 점차 대통령의 포괄적 양보를 요구하는 식으로 압박했다. '해병대 채상병 특검' '25만원 민생지원금'을 대통령이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은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는 입장이다.양측 3명씩 배석자가 참여하는 회담은 차담(茶談) 형식으로 1시간 예정돼 있지만 단독 면담 가능성도 있어 길어질 것이다. 최대 현안인 의정(醫政)갈등을 놓고 개략적 합의라도 도출된다면 성과가 되겠다. 역대 영수회담이 그렇듯 한 쪽을 완전 굴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행여 그런 기대를 한다면 그건 민생을 살리고 협치를 하라는 지난 4·10총선 민의에 역행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진정성을 갖고 회담에 임하는지 지켜보는 국민은 곧장 판단할 것이 틀림없다.
[박재일 칼럼] 카카오의 탈(脫)권위
오랜만에 만난 아들한테 다니는 회사 분위기를 전해 듣다 웃었다. 대표이사 사장을 칭할 때 별칭 '구찌'로 통한다나. 기업문화를 혁신한다는 소리를 귀따갑게 듣긴 했지만, 이처럼 난감한 상황을 체감하지는 못했다. 아들 회사처럼 서울 테헤란로 벤처기업들은 외국어 별칭을 쓰는 것이 유행처럼 됐단다. 이유는 쉽게 추정된다. 한국 사회 특유의 장유유서(長幼有序)와 상하 직급에 따른 권위적 수직 명령체계가 창의적 기업문화에 역행한다는 판단이다. 이른바 수평적 문화를 구축하자는 의도다. 상사를 대할 때 딱딱한 직책을 붙이는 순간, 자율적 소통이 힘드니 별칭으로 동등하게 불러보자는 취지다. 직장과 일의 유쾌함을 더한다나.그러고 보니 히딩크의 전략이 생각난다. 히딩크 말마따나 "OO 형님, 이리 패스해 주십시오"라고 한다면 그게 격렬한 경기장에서 유용한 방식이 될까. 히딩크식 의사소통 개혁을 세세하게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지나친 서열 문화를 의아하게 여기고 이를 타개하려 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결은 조금 다르지만 김대중 대통령도 비슷한 호칭 개혁을 한 인물이다. 기자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부르면 좋겠냐고 하니 한글 고유의 '님'을 붙여 '대통령님'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전까지는 대통령 각하( 閣下)란 극존칭이 통용됐다.대한민국 네트워크 플랫폼의 대명사인 카카오는 조직 내 서양식 별칭 사용으로 유명하다. 창업자인 김범수는 '브라이언', 카카오 대표 정신아는 '시나'로, 카카오게임 한상우 대표는 '마이클'로 통한다. 물론 대외적으론 한글 이름으로 대변되지만, 사내에선 별칭이 대세란다. 이런 카카오가 결단을 내린 모양이다. '마이클' 한 대표가 최근 외국 이름 소통을 폐지하고, 한글 이름에 '님'을 붙이자고 했다. 앞서 김범수 창업자도 별칭 사용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카카오의 변신은 내부 조직이 어수선한 것과 연관돼 있어 보인다. 창업자가 계열사 주가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카카오 전 대표는 성과급을 놓고 600억원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런저런 연유의 내부 폭로도 터져 나왔다. 기업 기강이 허물어진 시발중 하나로 외국어 별칭을 지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사실 모든 조직은 일정 수준의 권위(Authority)를 먹고 존재한다. 권위는 기강을 세운다. 군대 같은 극도의 위계조직은 말할 것도 없고, 하다 못해 중구난방 계모임도 총무의 권위가 있어야 굴러간다. 없다면 곗돈조차 걷힐 리가 없다. 문제는 권위를 넘어 '권위주의' '장유유서'가 팽배한 한국사회의 관습이다. 예를 들면 검사 판사들의 기수문화는 특이하다. 회사도 몇 개월이라도 먼저 들어온 사람이 수십 년 뒤 퇴직할 때까지 앞서 직급을 단다. 능력과 창의는 승진의 변수에서 멀어져 왔다. '꼰대문화'를 지적하며 권위의 해체를 외치는 시도들이 끊임 없이 나온 배경이다.마키아벨리가 군주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인자하고 착한 군주보다 무서운 군주가 낫다. 백성이 더 따를 것이다." 카카오가 무서운 내부 조직으로 변신하자는 의도는 아닐 것이다. 모든 게 지나치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자성일 게다. 조직의 기강과 위계질서, 그리고 자율·창의적 소통의 접점은 어딜까. 그건 결국 지도자, CEO의 태도와 통찰에 달려 있는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이건 현직 대통령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일 거란 상념으로 뻗어나간다. 논설실장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의 직설사설] '윤석열'의 굴복? '뉴노멀시대'
총선의 후유증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한 쪽은 분노, 한 쪽은 기쁨의 여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전체 투표율 중 국민의 힘이 45%를 받았고, 더불어민주당은 불과 50%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의석뿐만 아니라, 판돈을 너무 많이 가져간 거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과 이재명 이 0.73% 차이였으나, 윤석열 당선자가 다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패배했다고 생각하는 쪽의 유권자들은 관용이 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우파뿐만 아니고, 좌파도 마찬가지였겠죠..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그렇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떨어지니까, 굉장히 또 분했겠죠..예를 들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보수파의 재집권 거리의 정치가 그 분노가 팽배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초창기부터 촛불 시위, 광우병 파동 등 난리가 났었죠..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총력전을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죠.. -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하세요 - 글 : 박재일 논설실장 한유정 기자 kkama@yeongnam.com
대구가톨릭대 명품외식CEO아카데미, 신병철 박사 초청 특별강연
임현철 대구가톨릭대 명품외식CEO아카데미 주임 교수는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대구은행 제2본점(침산동)에서 신병철 박사 초청 특별강연을 개최한다. 주제는 '내 브랜드가 지역에서 1등이 되는 세가지 전략' 이다. 신 박사는 지난 2010년 세계 인명사전 마케팅 부문에 등재된 바 있으며, 현재 배달의민족 CAO를 맡고 있다. 이번 행사는 명품외식CEO아카데미 총동문회(회장 임재백)와 <사>한국향토음식진흥원(원장 최정민)과 공동으로 주관한다. 임 주임교수는 "외식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며 "특별강연을 통해 지역 외식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일 기자 park11@yeongnam.com
[사설] 선거에 뺏긴 마음, 이제 나랏빚과 중동발(發) 위기에 눈 돌려야
총선에 나라 전체의 마음이 쏠린 사이,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가 채무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고, 중동발(發) 전쟁의 암운마저 밀려들고 있다. 치열했던 선거전을 뒤로하고 정부와 국회가 무게중심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총선 뉴스에 묻혔지만 최근 발표된 지난해 '확정된 국가채무, 나랏빚'은 무려 1천126조원이었다. 1982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50%를 넘었다. 국민 1인당 2천178만원이다. 국가 예산을 미래의 부채로 끌어쓴 탓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 시절 코로나 사태와 퍼주기 논란 속에 확장재정을 쓴 여파가 컸다. 문 정부는 GDP 대비 나랏빚 비율을 50%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정치권은 현금 지원성 복지 공약을 마구 남발했다. 후과는 컸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성장이 둔화하면서 세수마저 줄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유가 100달러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마저 봉쇄된다면 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정치권은 이제 정쟁을 멈추고 나라 경제와 안보 전반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 진영의 이익을 넘어 미래성장을 향한 진지한 토론과 협치가 요구된다. 국민연금, 공무원 연금을 비롯해 후세 나랏빚에 영향을 줄 사안들에 대한 개혁작업도 재개해야 한다. 공무원·군인 연금은 '확정되지 않은 나랏빚'으로 1천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중동발 악재 여파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가 안보의 허점이 있는지 살피고 민생 물가를 관리해야 한다.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시기가 다가왔다. 위기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재일 칼럼] 이준석의 귀환
3년 전인가 신문사 로비에서 만난 이준석은 당당하면서도 지쳐 보였다. "당선될까요?" "글쎄요. 반반이라 봐요." 반반이면 50%인데 살짝 놀랐다. 30대 제1야당 대표가 출현할 수 있다는 데 내심 놀랐다. 대구에서 도와주면 된다고 했던 그의 말은 실현됐다. 당내 3, 4선 중진들이 모두 나가떨어졌다. 정치권에도 드디어 MZ식 새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걸까. 36세 야당 당수는 집권당 당수로 이어졌다.3년 뒤, 이준석은 경기도 화성을에 출현했다. 4번째 국회의원 도전이다. 서울 노원구에서만 3번 떨어졌다. 이번에도 모두 어렵다고 했다. 근데 인상 깊은 장면이 선거 막판에 나왔다. 이준석 모친이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기도 한 '어머니 김향자'는 이렇게 말했다. "준석이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아들 앞에서 내가 '힘들지' 하면 우리 아들이 무너지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아무 일 없는 듯 밥해주고…그리고 나와서 아파트 주차장에서 3시간을 울었다." 동영상을 보는 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난 '아들 이준석이'가 드디어 금배지를 달 것이라 예감했다. 인요한이 말했던가. 이준석은 부모 교육 잘 못 받았다고. 그 대목이 떠올랐다.홍콩 인근 심천에서 사업을 하는 중학교 동창 친구가 카톡 전화를 걸어왔다. 예의 한국 선거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이런저런 문답 끝에 동창이 대뜸 말한다. "난 이준석이가 이번에 꼭 됐으면 한다." 왜냐고 반문하니 "신세대가 정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무엇보다 이준석이가 양향자(삼성전자 출신)와 3시간 동안 나눈 반도체 대담에 매료됐다. 그 토론에는 정치는 없고 오로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치열함이 있다. 어느 정치인이 그런 지식을 현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는가." 내 친구는 성대 공대를 나온 공학도다.이준석을 싫어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그가 '싸가지 없다'고 한다. "건방지게, 싸가지 없이", 이는 한국 사회 특유의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버릇이다. 노총각 이준석은 성접대 논란에 올가미가 씌워져 방출됐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운 행보가 결정적이라는 것이 정설일 게다. 이준석은 '환자(patient)'는 서울(용산)에 있다는 도발적 발언까지 했다.지난해 연말 이준석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조건을 달았지만 탈당의 불가피함을 예고했다. 결행 날짜를 12월27일로 못 박았다. 정치를 시작한 날이라나. 난 그의 실패를 예감했다. 전직 당 대표가 기껏 '천아용인' 소수파로 뛰쳐 나가봐야 허허벌판일 텐데…수모를 감수하고라도 본진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실리인데….한 달 전 서울 가는 길에 경부고속도로 동탄을 지나쳤다. 허허벌판이던 이곳 화성시 동탄 신도시는 삼성전자를 축으로 천지개벽 된 곳이다. 고속도로 지하구간마저 생겼다. 이준석이 출마했다니 궁금증에 검색했다. 상대는 기자 경력에 현대차 사장 출신 공영운(민주당), 삼성전자 공학도 한정민(국민의힘). 만만찮은 구도였다. 노원구에서 3번 떨어진 이준석에게 이런 넋두리를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이라면 할 수 있는 일(선거운동)을 다 했어요." 그런 생각이 든다. 모든 걸 쏟아붓고도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됐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죽기보다 낙선이 더 싫다는 이준석의 당선, 아마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에게 보내는 헌사(獻辭)일지도 모른다. 내가 너무 낭만적인가. 논설실장박재일 논설실장
대구시회장기유도대회 개최
박민수 대구시유도회장(경명오성학원 이사)는 6·7일 양일간 안병근올림픽유도관(달서구 성당동)에서 열리는 제41회 대구시회장기 유도대회를 관장한다. 초·중·고·대학생을 포함 30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엘리트부와 생활체육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개회식은 7일 오전 11시 예정돼 있다. 박재일 기자 park11@yeongnam.com
[박재일 칼럼] 한동훈이 말한 볼테르
개인적으로 신인이 커가는 것을 즐기는 취향이 있다. 특히 스포츠나 정치분야다. 박찬호나 손흥민도 그런 케이스다. 그들이 10대 때 저 친구들은 언젠가 큰일 치를 거라며 스포츠 단신 기사까지 챙겨봤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이번 4·10총선 전체를 놓고 '출중한 정치 신예'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총괄선대위원장일 게다. 신인에 대한 호기심이 큰 나의 취향임을 양해했으면 한다.한동훈은 이미 법무부 장관 재직 시 국회 문답에서 보여준 특유의 화법과 언어들로 그가 일개 장관의 영역을 넘는 인물이란 걸 증명했다. 프로 정치세계에 입문한 지 3개월도 안 된 신인인데 등판하자마자 신인상은 물론이고, MVP라 할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겨루는 수준이 됐다. 이재명이 누구인가. 지난 대선에서 0.7% 차이로 낙선한 대한민국 정치 넘버 2가 아닌가.한동훈의 빠른 말투에 난감해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말은 사실 현란하다. 그래도 호불호를 떠나 기억할 어구들이 많다. '산업화의 밥을 먹고, 민주화의 시를 배우며 성장했다.' '누가 대구에 매몰되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기둥이다.' 전국 팔도를 돌며 이토록 각 지역을 열렬히 진단한 정치인은 별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가 연구대상인 점은 또 있다. 조금 어려운 주제를 던진다. '우리는 공공선을 생각한다. 동료시민에 대한 계산없는 선의를….' '수많은 이슈 모두에 중간 지점의 생각을 가진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며칠 전 한 일간지에 실린 한동훈의 인터뷰는 더욱 생각에 잠길 만했다. 그는 철학자 볼테르를 인용했다. '상식(common sense)은 일반적(common)이지 않다'는 경구다. 난 볼테르를 잘 모르지만 그 인용은 지금 이 시점 대한민국의 고민을 다 털어놓은 듯하다. 내가 상식이라고 믿어도 대중은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다. 한동훈은 어쩌면 이재명 대표의 '중국에 그냥 셰셰(謝謝)하면 된다. 왜 집적거리나'는 발언을 염두에 뒀는지도 모르겠다. '이재명식 셰셰'라면 우리는 미국에도 그냥 '옛설(Yes sir) 생큐'라고 반복하면 된다. 외교를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그게 자칫 나라 망조를 재촉하는 비상식임을 안다. 그런데도 유권자 반응은 심드렁하다. 오히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도 곧장 창당하고 국회의원을 예약한 이들에게 열광한다. 상식은 진정 일반적이지 않은가. 진중권 평론가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방송 못 하겠다며 항의했다. 내용인즉 한동훈의 '개 같은 정치' 발언을 주제로 올리자 '이걸 여기서 따지자고? 맨날 막말한 사람은 그냥 넘어가고 어쩌다 한번 한 발언만 꼭 집어 공격한다면 그건 옳지 않다'고 공박했다. 편파방송에 대한 울분이다.한동훈은 9회 말 투아웃에 등판한다고 스스로 규정했지만 알고 보니 그는 지금 선발투수이자 마무리 투수가 됐다. 정치 평론가들은 그 점이 국민의힘의 패배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한다. 한동훈은 물론 지도자가 상식이라 고집할 때도 대중이 그렇지 않다면 대중이 옳을 때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렇다면 대중은 늘 상식적인가란 의문은 남는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 후과는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란 의문이 엄습한다. 어느 쪽이 상식적인가? 난 한동훈이 굉장히 상식적 언어들을 구사한다고 느낀다. 논설실장박재일 논설실장
중국문화원 최고지도자과정(AMP) 제31기 입학식
대구 중국문화원(원장 안경욱)은 지난 25일 대구 호텔 라온제나에서 중국문화대학 최고지도자과정(AMP) 제31기 입학식을 가졌다. 김재홍 중국문화대학 총동창회장, 조재구 남구청장, 주(駐)부산중국총영사관 궈춘수웨이(郭春水) 참사관, 중국 관련 기업인, 입학생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안경욱 원장은 "중국문화대학 최고지도자과정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발맞춰 중국 관련 글로벌 강의는 물론 리더십, 인공지능(AI) 인문학 등으로 1년의 과정을 가치 있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일 기자 park11@yeongnam.com지난 25일 대구 호텔 라온제나에서 열린 대구 중국문화원(원장 안경욱) 최고지도자과정 31기 입학식.
[부고] 신경원(전 한국경제신문 영남본부장, <주>바우어베카 대표)씨 부친상
▲ 신만수씨 23일 별세, 신경원(전 한국경제신문 영남본부장, <주>바우어베카 대표)·성원(전 현대자동차 상무, 지멘스소프트웨어코리아 전무)·인원씨 부친상 = 빈소, 대구 경북대병원 본원 장례식장 104호, 발인 26일 오전 5시30분. (053)200-6464
[박재일 칼럼] 부자들이 내는 의료보험
미국 등지의 교포들이 한국을 방문해 병원을 찾는다는 건 이제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그만큼 흔해졌다. 이유는 의료보험 적용을 불문하고 기본적으로 병원비가 싸기 때문이다. 몇 달씩 묵으면서 친지도 만나고 성형이나 임플란트 같은 의료서비스를 받는다. 비행기 표가 빠진다는 소리도 있다. 중국 동포나 외국인 근로자는 취업하면 한국의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는다. 그들은 첨단 시설에 손재주 좋은 한국 의사들, 값싼 비용에 놀란다.미국의 경우 과중한 의료비 탓에 중산층이 파산한다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됐다. 암 수술에 몇십만 달러, 억대의 치료비가 소요돼 파산 중산층이 연 50만 가구를 넘었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한국의 중산층도 의료비로 파산하는 경우가 OECD 기준으로 보면 그에 못지않다는 수치도 있지만, 총체적 경험으로 보면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눈부시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미국은 '오바마 케어'에도 불구하고, 의료비를 대략 사보험에 의존한다. 좋은 직장에 다니면 회사가 비싼 보험료를 대 주지만 막상 아프면 실직하고, 정작 필요한 그 순간에는 스스로 보험료를 내야 하니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돈을 아끼려고 보험을 들지 않은 상황에서 만일 중병에 걸린다면 수억 원의 병원비가 청구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의료보험 제도는 빛을 발한다.언젠가 산책하다 대구은행 네거리에서 병원 수를 헤아려 봤는데 수십 개가 넘어 카운팅을 포기했다. 우린 대도시의 경우 웬만한 빌딩마다 병원이 없는 곳이 없다. 어떤 곳은 종합병원처럼 건물 전체가 의료화됐다. 응급실 뺑뺑이 논란도 있지만 밀집한 병원 탓에 다른 나라에 비해 병원 드나들기가 쉽다. 흔한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몇천 원을 내면 되고, 약국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어딜 가도 이런 시스템은 잘 보지 못한다. 그 배경에는 사회주의에 가까운 한국의 의료보험 제도가 있다.잘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한국인은 부자들 덕에 의료비를 대폭 경감받는다.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는 기본적으로 수입의 7.09%인데 이게 뒷문이 거의 열려 있다. 보통의 월급쟁이라면 회사 부담 절반을 제외하고 월 10만~30만원 정도에 그치지만 부자들은 다르다. 월 최대 보험료 상한선은 848만원, 그러니까 이 금액이 될 때까지는 7.09%를 뗀다. 월 1억2천만원을 버는 사람들이다. 연간 1억원 가까이 건강보험료를 납부한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그렇다고 보면 된다. 평등주의 요소가 강한 이 정책을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시작해 보수정권이 구축했다는 점은 한편 숙연하다. 아마 지금 이걸 도입한다면 나라가 완전 쑥대밭이 될 것이다. 부자들은 최상의 대우를 약속하는 보험회사로 달려갈 게다. 한국 의료보험의 저력을 생각하면 의사 수 늘리기로 정부와 의사집단이 팽팽히 대치하는 현 상황은 어쩌면 사소한 논쟁이다. 영화 기생충의 '부자들은 착하다'는 대사가 한때 회자됐다. 돈이 있으니 예의와 염치가 생기고 한편 착하다는 논리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착한 것을 떠나 좋은 제도, 좋은 복지는 우리가 앞뒤 생각 없이 떠들기만 하면 거저 생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도로와 고속철을 깔고, 기초연금에 복지관과 도서관을 운영하고, 교사와 군인 월급을 주는 이 모든 것은 누군가의 부담이 있어야 가능하다. 어떤 철모르는 정치인들은 종종 그 돈이 마치 화수분처럼 쏟아지듯 '퍼주기'를 떠들어댄다. 인간 사회가 복지국가를 구현하길 원한다면, 그건 부자들에게 존경은 몰라도 존중해야 할 시대가 점점 다가온다는 뜻도 된다.논설실장논설실장
오성고 산악회
대구 오성고 동문 산악회인 오산회(회장 손병혁·전 대우증권 본부장)는 3일 경남 합천군 황매산에서 회원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기산행과 함께 시산제를 가졌다.대구 오성고 동문 산악회인 오산회(회장 손병혁) 회원들이 3일 경남 합천군 황매산에서 시산제와 정기산행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재일 칼럼] '그린벨트'를 푸는 대통령들
그린벨트(Green Belt)법은 한때 부동산의 국가보안법이라 불렸다. 국가가 엄청난 제약을 부가한 땅이란 의미다. 말이 좋아 '푸른 그린'이지 실은 개발을 완전히 묶어버리는 제한구역(開發制限區域)이다. 그린벨트는 단순 짐작하듯이 국토 전역이 아니다. 대도시 주변에 한정됐다. 도시가 난개발돼 외곽으로 마구 뻗어 나가는 폐해(sprawling)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1971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3개 대도시(국토면적의 5.45%)에 적용됐다. 대구권의 경우 대구 도심을 마치 도넛처럼 완전히 둘러싸고 있다. 그린벨트 면적은 대구권의 절반을 넘는다.도시의 무분별한 팽창을 막고, 자연보전과 녹지 유지, 군사시설 확보란 명분에서 추진된 그린벨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토 공간계획'의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린벨트 제정 당시 박정희는 "현재 경제력과 재정 여건이 안돼 제대로 된 개발이 어려운 만큼 수십 년 뒤 우리 후손들이 여유로울 때 사용토록 개발을 유보하자"고 했다. 그렇다면 개발을 제한한 땅이라기보다 개발유보지역에 가깝다. 원래 영국 런던의 그린벨트를 벤치마킹했다는데, 현재 세계적으로 대도시 주변을 그린벨트화해서 성공한 사례는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도시 주변이 그나마 푸르게 유지된 비결이다.그린벨트가 처음 도입될 당시, '푸르다'라는 근사한 말에 혹해서 대도시 외곽의 토착민들은 "내 땅도 포함시켜 달라"고 행정 관청에 부탁했다는 일화도 있다. 대구 인근 가창에서는 당시 권력 실세가 조상 땅을 그린벨트에서 제척해 엄청난 이익을 창출했다는 소문도 있다. 그린벨트의 70%는 사유지다. 당연히 사유재산권 논란이 일었다. 인접 지역은 도시화로 개발되는데 내 땅은 주택 하나 마음대로 지을 수 없었다. 팔리지는 않고 재산세만 냈다. 저항이 있는 것은 당연했다. 동대구역은 수십 년 전만 해도 전국 그린벨트 지역 주민들의 집합 장소였다. 그린벨트를 해제하라는 데모가 수시로 열렸다. 요즘 데모가 뜸한 이유를 대구시에 물어보니 수십 년간 민원이 폭주하면서 역대 정부가 그린벨트 정책을 틈틈이 완화하고 일부 지역은 풀어준 배경이 있다고 답했다.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그린벨트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경기장과 선수촌이 그린벨트에 지어졌다. 김대중 정권 때는 상당한 해제지역이 나왔고, 박근혜 정권 때도 일부 해제됐다. 재미있는 것은 문재인 정권 당시 수도권 아파트 용지 확보를 위해 해제를 시도했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완강히 반대해 좌절됐다는 대목이다. 우파 국가주의자인 박정희가 만든 그린벨트를 좌파 운동가 출신이 보존을 외친 점은 '그린벨트 정치'의 아이러니다.윤석열 정부가 그린벨트 규제를 혁신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엔 비수도권에 초점을 맞췄다. 대구 달성군의 미래자동차, 경주의 소형모듈 원전 단지를 비롯, 지역별로 특화된 국가산업단지 부지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방의 인구감소를 저지시켜 보겠다고 했다. 벌써 전국의 부동산 업계가 들썩인다. 일각에서는 총선용 규제 해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한다.그린벨트 제정 당시, 박정희는 반대파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결국 50여 년 전 구축했던 제도를 후대 정권은 풀 수 있는 정책의 여유를 가지게 됐다. 누구는 규제란 고양이 목의 방울을 달았고, 그 뒤의 누구는 정책의 칼자루를 갖게 됐다. 그린벨트를 보면 국가가 운영되는 원리를 일면 느낀다.논설실장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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