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물극필반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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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24 22:56  |  발행일 2026-05-25

물극필반(物極必反)은 '사물이나 상황이 극단까지 치달으면 반드시 반전이 일어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초나라 사상가 갈관자가 처음 쓴 용어다. 당나라 때엔 대신 소안항이 측천무후의 전횡에 맞서 "물극즉반(物極則反)"의 간언(諫言)을 올렸다. 현세엔 소안항의 고사(故事)가 주로 회자된다. '달이 차면 이지러진다'는 월영즉식(月盈則食), 도덕경에 나오는 물장즉노(物壯則老·만물이 장성했다가 쇠퇴한다)의 맥락을 관통하며, 주역(周易)의 음양 순환 사상과 궤를 같이 한다. 인식이나 존재는 정-반-합의 3단계를 거쳐 전개된다고 판단한 헤겔의 변증법과도 교집합을 이룬다.


78년 역사의 검찰청 폐지는 검찰권 오남용에 따른 물극필반으로 비친다. 자의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의 관성에 빠진 검찰의 업보 같아서다. 서방 세계의 찰떡 공조를 상징했던 나토(NATO) 동맹이 흔들리는 이유도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와 독선의 반작용이다. 17세기 네덜란드를 광풍으로 몰아넣었던 튤립 투기는 거품 경제 붕락으로 귀결되며 물극필반의 섭리를 시전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의 성과급 노사 조정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물극필반을 언급했다. 20일엔 긴급조정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사실상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향한 경고였다. 대통령의 압박이 통했던 걸까. 삼전 노사는 파업 직전 극적으로 타결했다. 하필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 마케팅을 펼친 스타벅스코리아에 쏟아진 비난과 후폭풍 역시 물극필반의 사례로 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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