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디지털 기술이 미·중 패권 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무기와 자원이 국력을 결정하는 요소였지만, 이제는 AI,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디지털 기술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특히 중국의 저비용 AI인 '딥시크'에 충격을 받은 미국은 '소버린(자주권) AI' 구축을 핵무장과 같은 안보 관점에서 접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틱톡이 개인 정보를 대규모로 수집해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중국의 디지털 기술 봉쇄에 나선 명분의 하나로 '디지털 권위주의'를 내세운다. 하이테크가 권위주의 정치체제와 결합하면 국민을 감시·통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며, 디지털 권위주의가 서방의 민주주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은 디지털 권위주의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 지목된다. 서방 국가들이 딥시크 사용을 차단한 것도 중국이 디지털 권위주의 노하우를 이용해 개인 정보뿐 아니라 국가 기밀까지 빼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테크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향후 10년간 디지털 기술 이용이 민주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기술이 권위주의 정부의 민주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초기의 낙관적인 견해와 달리 권력 유지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조지 오웰이 말한 '빅브라더'가 현실로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인류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미국이 중국의 디지털 기술 봉쇄에 나선 명분의 하나로 '디지털 권위주의'를 내세운다. 하이테크가 권위주의 정치체제와 결합하면 국민을 감시·통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며, 디지털 권위주의가 서방의 민주주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은 디지털 권위주의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로 지목된다. 서방 국가들이 딥시크 사용을 차단한 것도 중국이 디지털 권위주의 노하우를 이용해 개인 정보뿐 아니라 국가 기밀까지 빼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테크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향후 10년간 디지털 기술 이용이 민주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기술이 권위주의 정부의 민주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초기의 낙관적인 견해와 달리 권력 유지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조지 오웰이 말한 '빅브라더'가 현실로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인류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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