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서상동 한 북카페에서 열린 경산문인협회 문학포럼에서 회원들이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문학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 사회에서 사멸돼 가는 저항문학에 대한 사유를 해보려고 합니다. 경산에도 보도연맹 사건의 참상으로 기록되는 '경산코발트광산' 등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뤄야 할 역사가 많습니다."
지난달 28일 저녁 경북 경산시 서상동 한 북카페에서 경산문인협회(회장 박기윤) 회원과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문학포럼' 행사가 열렸다. 경산문협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오키나와 문학을 통해 본 저항문학'을 주제로 회원인 천영애 시인이 발표를 맡았다. 홍명숙 회원은 천 시인의 시 '아부지, 꿈 같은 세월이 왔심더'를 낭송했다.
천 시인은 "오키나와 전투 직후의 오키나와 문학은 수용소에서 시작됐다. 패전의 허탈함과 미군의 식량에 의존하는 생활은 단가와 시를 짓는 데 그쳤다. 그러다가 류큐대학 학생들이 만든 '류큐문학'이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결여된 채 통속적인 작품만 쓴다는 비판을 하면서 새로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도루마 슌 등 오키나와 작가들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의 차별문제, 미군기지 등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글을 왕성하게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시인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에 대해 작가로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산코발트광산 사건 등 지역사회 현실에 대해 문인들이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지, 누구보다 자유로워야 할 작가가 스스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한 참가자가 경산 코발트광산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고, 경산신문 최승호 대표는 그동안 수집한 방대한 분량의 코발트광산에 대한 자료를 보여 주며 보도연맹 사건의 참상에 대해 설명했다. 최 대표는 "자료요청을 하면 언제든 제공하겠다. 경산의 문인들이 지역의 아픈 역사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을 써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경산문인협회는 오는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학포럼을 열 계획이다. 현재 경산 중산지 둘레길에 시민들이 산책하며 읽을 수 있도록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천윤자 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경북 경산시 중산지 둘레길에 설치된 경산문협회원들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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