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평광동 숲체험장’, 부지 확보부터 난항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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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7 07:08  |  발행일 2025-06-27
동구청, 폐교후 30년 방치된 평광초 부지에 조성 계획
최근 시교육청과 부지 무상 임대 사용 협의 개시


1994년 폐교한 대구 동구 평광초 전경. <동구청 제공>

1994년 폐교한 대구 동구 평광초 전경.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청이 수립한 평광초 개발 기본구상 내 부지 종합계획도.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청이 수립한 평광초 개발 기본구상 내 부지 종합계획도. <동구청 제공>

폐교 후 30년 넘게 방치된 평광초등 부지의 새 활용처 찾기가 계속 표류하고 있다. 대구 동구청은 이곳에 숲 체험장을 조성하려고 하지만 작년 11월 관련 기본구상이 나온 후 대상지 사용 협의만 이어갈 뿐,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못하고 있다.


1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청이 추진하는 '평광동 숲 체험장 조성 사업'은 현재 부지 확보 단계에서 멈춰선 상태다. 지난해 동구청은 1994년 폐교한 평광초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했다. 현황 분석, 주민 의견 조사 등을 거쳐 숲 체험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에 동구청은 2028년까지 총 65억원을 투입해 조성계획을 수립한 뒤 사업 협의를 하고 있다. 내년까지 대상지 협의 및 정부 공모사업 신청 등 기반을 다지고, 2027년 구체적 계획 수립 후 이듬해 시설 조성을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부지 확보 단계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동구청은 50억원을 투입해 부지를 사들이려 했다. 다만,동구 중에서도 외곽에 치우친 평광동의 입지 등을 감안하면 매입비가 과하단 지적이 나온다. 윤석준 동구청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윤 청장은 건강상 이유로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동구청 내부에선 장기 임대 등 대안을 마련 중이지만, 대상지 대부분을 소유한 대구시교육청과의 협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매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동구청은 "최근 시교육청과 무상 임대 논의를 시작했다"며 "무상 임대는 해당 부지를 교육적 측면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주민 요구 등을 감안했을 때 매입을 해야만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나, 매입 비용 확보 문제로 무상 임대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지자체가 활용법을 마련해 제안한다면 무상 임대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론 부지 매매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분할 매매도 가능하다"고 했다.


대구시가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시와 시교육청이 부지를 맞교환하고, 대구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는 것. 지난 4월엔 권기훈 대구시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평광초 부지에 '사과체험관' 건립을 제안한 바 있다.


권 시의원은 "평광동은 사과 재배로 유명하다. 인근 평광초 부지를 활용해 사과를 체험하고, 대구 사과 역사를 알 수 있는 체험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역사성 보존 취지엔 공감하나, 온난화 영향으로 사과 주산지가 북상했다. 대구 사과의 재배면적 및 생산량도 약 0.3%에 불과하다. 사업 타당성, 예산 투입 대비 효용성 등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상 사업 추진 불가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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