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국 문경시장(왼쪽)이 2025 경상감사교인식 및 도임행차 재현 행사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년 경상감사교인식 및 도임행차 재현 행사가 문경시청을 출발해 문경문화원까지 시민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문경시제공>
2025년 경상감사교인식 및 도임행차 재현 행사가 문경시청을 출발해 문경문화원까지 시민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문경시제공>
비가 내리는 도심 한복판, 붉은 갓을 쓴 기마 행렬이 천천히 움직였다. 우산을 쓴 시민들은 도로변에 멈춰 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문경의 거리는 조선시대 행렬로 물들었다. 문경시는 3일 오후 시청과 시가지 일원에서 '2025년 경상감사교인식 및 도임행차'재현 행사를 열었다.
비가 내렸지만 행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취타대의 나팔 소리가 울리고, 관찰사 가마가 도로를 지나자 시민들은 환호로 답했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한 시민은 "비가 와도 꼭 보고 싶었다"며 "조선시대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와 문경시가 주최하고 경상감사교인식운영위원회가 주관했다. 문경은 조선시대 경상도의 도계 지역으로, 새로 부임하는 관찰사와 떠나는 관찰사가 관인과 병부를 인계·인수하던 전통의례가 치러지던 곳이다. 시는 '영영일기'(1751년 기록)에 근거해 1999년부터 매년 이 행사를 재현하고 있다.
이날 교인식 후에는 문경시청에서 문경문화원까지 약 2.2㎞ 구간을 따라 도임행차 시민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의장대, 대고, 가마, 풍물단, 학생, 시민들이 함께 행렬에 나서 도심 전체가 축제장으로 변했다. 문경문화원 앞마당에서는 '2031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 유치 기원 한마당'이 열려 농악대의 대동놀이와 구호 제창이 이어졌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경상감사 교인식과 도임행차를 통해 전통문화를 시민과 함께 즐길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진남진 경상감사교인식 운영위원장은 "비 속에서도 시민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덕분에 이번 행사가 더 뜻깊었다"고 했다.
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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