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나게 멋나게] 수성 알파시티의 숨은 강자 프리미엄 중식당 ‘시후’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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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5 17:29  |  수정 2025-12-26 13:40  |  발행일 2025-12-26
프리미엄 중식당 시후의 칠리새우. 바삭한 튀김 옷과 큼지막한 새우의 식감이 좋았고, 땅콩 가루가 맛의 방점을 찍었다. 이동현 기자

프리미엄 중식당 '시후'의 칠리새우. 바삭한 튀김 옷과 큼지막한 새우의 식감이 좋았고, 땅콩 가루가 맛의 방점을 찍었다. 이동현 기자

프리미엄 중식당 시후의 깐풍두부. 바삭한 두부와 매콤한 양념이 잘 어우러졌다. 이동현 기자

프리미엄 중식당 '시후'의 깐풍두부. 바삭한 두부와 매콤한 양념이 잘 어우러졌다. 이동현 기자

대구 수성구 대흥동, 수성 알파시티는 IT·SW 기업이 밀집한 '대구의 판교'다. 빌딩 숲 사이로 숱한 식당이 명멸하지만, 비즈니스 미팅과 가성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곳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우연히 들른 중식당 '시후(XIHU)'는 꽤 놀라운 발견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의 승리다. 평일 점심, 단돈 2만8천원에 제대로 된 중식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요즘 물가를 감안하면 '3만원 언더'라는 가격표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웅장하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먼저 반긴다. 붉은색 일색인 흔한 중식당 분위기와는 다르다. 차분한 톤의 조명과 넓은 테이블 간격은 비즈니스 오찬이나 격식 있는 모임 장소로 손색이 없다. 때에 따라 비트감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미국이나 유럽의 퓨전 중식 레스토랑 느낌이 물씬 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내어주는 따뜻한 차 한 잔이 빈속을 부드럽게 달랜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오이 탕탕이(파이황과)와 궁채 무침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아삭한 식감과 적당한 산미가 식사 내내 느끼함을 잡아주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다.


평일 런치 특선(2만8천원)의 시작은 게살 스프다. 몽글몽글한 달걀 흰자와 넉넉히 들어간 게살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이어지는 요리들은 '이 가격에 이 구성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확신으로 바꿔준다.


갓 튀겨낸 칠리 새우는 튀김옷의 바삭함과 새우 살의 탱글함이 살아있다. 소스는 지나치게 달거나 시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뒤이어 나오는 탕수육이나 유산슬 등 메인 요리 역시 '구색 맞추기' 식이 아니다. 재료의 신선도가 혀끝에서 느껴진다.


식사는 짜장면과 짬뽕 중 선택 가능하다. 짬뽕 국물은 묵직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코스 요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후식(디저트)까지 먹고 나면, 꽉 찬 포만감과 함께 '잘 대접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탓인지 점심시간에는 예약이 필수다. 룸도 구비돼 있어 프라이빗한 식사를 원한다면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고물가 시대, 점심 한 끼 가격이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하지만 가끔은 나를 위해, 혹은 소중한 사람을 위해 3만원이 안 되는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작은 사치를 부려보는 건 어떨까. 수성 알파시티 '시후'라면 그 선택이 후회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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