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호 2·28 기념사업회 사무처장 겸 '2·28 횃불' 편집장이 '2·28 횃불' 100호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100호 이후 앞으로의' 2·28 횃불'은 더 젊고 역동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2001년 봄 발간된 '2·28 횃불' 창간호. 2·28 기념사업회의 기관지 '2·28 횃불'이 2025년 겨울, 지령 100호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1960년 2월 28일, 독재 정권의 불의에 항거한 대구 8개교 고등학생의 정의로운 외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대한 불꽃을 피운 첫 불씨였다. 2·28의 그 뜨거웠던 정신을 활자에 담아 시민들과 연결하는 횃불이 되겠다며 창간된 2·28 기념사업회 기관지 '2·28 횃불'이 2025년 겨울, 지령 100호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2001년 계간지로 창간된 이후 25년 동안 단 한 번의 쉼도 없이 타오른 '2·28 횃불'의 여정은 이제 그 자체로 민주주의 역사가 됐다.
백재호 2·28기념사업회 사무처장 겸 '2·28 횃불' 편집장은 100호 발간의 의미를 "단순한 숫자의 누적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정의한다. 매년 네 차례 발간돼 전국으로 배포되는 3천권의 '2·28 횃불'은 2·28민주운동의 생생한 증언록이자 2·28 민주운동과 시민을 연결하는 매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백 처장은 빛의 속도로 정보가 소비되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 매체가 갖는 힘도 강조한다. 온라인 매체가 대중에게 빠르게 소비되는 휘발성을 갖는다면, 종이로 인쇄된 기록물은 독자에게 깊이 습득되는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2·28 횃불' 25년간의 여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인력과 재정의 부족은 가장 큰 고충이다. 백 처장은 "현실의 제약에 흔들리지 않은 직원들의 용기와 열정이야말로 '2·28 횃불' 100호를 버텨온 진정한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100호 이후 '2·28횃불'은 더 젊고 역동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백 처장은 2·28민주운동의 본질이 당시 기성세대의 안일함에 저항했던 고등학생들의 '젊은 절규'였던 만큼 역사의 진보는 늘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안주하지 않는 청년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앞으로의 '2·28횃불'은 다시 청년의 목소리, 소외된 비주류의 목소리인 'B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매체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비전이다. 젊은 필진과 독자들이 2·28의 저항 정신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기관지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다.
마지막으로 백 처장은 대구 시민과 정치권을 향해 묵직한 제언을 던졌다. 5·18이나 부마항쟁처럼 2·28기념사업 역시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를 위해 현재의 사단법인을 '재단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魂)이 살아 있는 도시에는 미래가 있습니다. 대구가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을 넘어 민주화의 자부심을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2·28 정신을 지탱할 제도적 기반이 시급합니다. 수준 높은 2·28정신의 계승과 교육, 연구를 위해서는 현재 사단법인인 2·28기념사업회를 재단법인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던 2018년 '2·28 횃불'과 첫 인연을 맺었다는 백 처장은 "2·28이라는 중대한 역사를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기고 널리 알리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면서 "2·28 정신 계승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묵직하게 담아내는 본연의 역할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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