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돋보기] 요즘 유행하는 ‘볼꾸’하러 서문시장 가볼까

  • 김지혜·이나영·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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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24 09:17  |  발행일 2026-01-24
나만의 볼펜, 나만의 아이템 만들려는 사람들
어른 아이 모두 ‘볼꾸’ 매력에 푹...인기 급증

발 디딜 틈 없이 몰린 체험객... 직접 고르고 만드는 볼펜 꾸미기

23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 2지구 3층의 한 매장 앞. 개점 시간은 오전 11시지만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사람들이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 남편과 함께 온 임신부 등 다양했다. 이 매장은 '볼꾸'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폭 1m 가량인 좁은 통로엔 긴 줄이 이어졌다. '볼꾸'를 위해 오픈런한 이들이다. 볼꾸는 '볼펜 꾸미기'를 줄인 말이다.


이 매장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손님들을 맞았다. 오전 10시30분부터 연락처와 만들 수량을 선착순으로 기입했다. 입장은 개점 시간인 오전 11시 이후 전화 또는 문자를 받아야 가능하다. 인근 매장 영업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다.


'볼꾸'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근 다른 매장 몇 군데도 최근 볼꾸숍 대열에 합류했다. 상인 이장순(57)씨는 "파츠 등 재료를 계속 주문하는데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입고가 지연되기도 한다. 고객들이 2~3개는 기본이고 최대 20개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리를 잡고 서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볼펜을 꾸몄다. 다양한 색깔의 볼펜대 가운데 원하는 색깔을 고르고 파츠의 크기, 색깔, 디자인을 신중하게 골라 볼펜대에 3~4개씩 꽂으면 완성이다. 파츠 종류만 수백 가지에 달하다 보니 똑같이 만들지 않는 이상 같은 모양의 볼펜이 나올 수 없다.


직장인 구나영(34·대구 삼덕동)씨는 "일주일 전쯤 SNS에서 봤는데 대구에도 볼꾸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직접 해보고 싶어서 왔다. 오픈런을 해야 한다고 해 일부러 날 잡고 시간 내서 왔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찾은 박원희(44·대구 율하동)씨는 "중1, 초1이 되는 자녀와 함께 해보면 재밌어 할 것 같아서 왔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볼펜을 만들 수 있어 흥미롭다"고 했다.


23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한 학생이 최근 유행 중인 볼꾸(볼펜 꾸미기)를 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23일 오전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한 학생이 최근 유행 중인 '볼꾸(볼펜 꾸미기)'를 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열풍이 불경기와 맞물리며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봤다. 또 과거부터 이어져 온 문구 수집 문화의 디지털 확장이라고 보기도 했다.


계명대 김광협(광고홍보학) 교수는 "소비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고,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도 크다는 점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문구는 1970~1980년대부터 가성비 높은 자기표현 수단으로 꼽혀왔다. 적은 돈으로도 취향을 드러내고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SNS의 영향도 크다. 단순히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만드는 과정을 콘텐츠로 소비한다. 재료를 고르고 조합하는 과정, 완성해 보여주기까지 모두 공유 대상이다. 밈 소비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볼꾸(볼펜 꾸미기)12개를 직접 해봤다. 총 가격은 2만5천500원으로 평균 2천150원 정도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볼꾸(볼펜 꾸미기)'12개를 직접 해봤다. 총 가격은 2만5천500원으로 평균 2천150원 정도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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