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옥 작가가 호심공방 뜰에서 염색한 천을 살펴보고 있다. <이승옥 작가 제공>
시골 한적한 곳에서 호심공방(경북 봉화군 봉화읍 황전길)을 운영하는 이승옥(65)씨를 만났다. 공방에 들어서는 순간 천연염색 명인 자격을 받은 상패와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이승옥씨는 직장 후배 소개로 봉화 골짜기에 사는 농부 총각을 1년 동안 펜팔로 지내다가 가끔 등산도 하면서 왕래를 하다가 2년여 만에 결혼했다. 7형제 중 넷째인 남편은 농부의 길을 천직으로 여기면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이씨는 처음엔 시부모님을 모시고 막내 시동생과 생활을 했는데 시집살이에서 조금은 여유를 가져보려고 배움에 나섰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홈패션, 분재를 배우고, 2004년 천연염색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천연염색에 빠져서 여성회관과 영주 동양대 평생교육원에서 '천연염색' 1년 과정을 수료하였다. 배우는 것을 좋아해 한 달에 한 번 서울에 있는 '하늘물빛천연염색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배우고, 익히면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새벽에 일어나 시어른 식사 준비를 해 놓고 다니느라 힘은 들어도 목표가 있어서 지혜롭게 잘 극복했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를 못 당해 낸다는 것을 증명하듯 2008년에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방을 지었다. 2014년 경북대 농민사관학교 1년 동안 다니고, 단양을 오가면서 천연염색에 관한 것을 끊임없이 배웠다. 한 우물을 판 결과 봉화에서 2023년에 천연염색 첫 개인전을 가졌다. 늘 부족함을 느끼고, 봉화에서 대구를 오가면서 팔공산에 위치한 자연염색박물관 김지희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이씨는 "아내의 일에 적극적으로 힘이 되어주고, 나눔을 좋아한 남편 덕에 형제간에도 우애가 좋아서 동서들이 직접 준비한 음식으로 환갑잔치를 하였다"고 전했다.
천연염색을 열심히 배운 이씨는 2025년 한국예술문화 천연염색(자연염색) 명인이 되었다. 경기도 여주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면서 자연은 놀이터이자 스승"이었다고 했다. 엄마 곁에서 바느질하는 모습을 따라 하며 짜투리 천으로 인형 옷을 만들고, 들꽃을 따다 물들이기도 하였다. 첩첩이 둘러싸인 봉화의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느릅나무 껍질, 호두 껍질, 칡넝쿨, 오배자, 물푸레나무 등으로 수없이 실험을 거듭하면서 체험 장소와 시기에 따른 색의 차이, 발효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색을 얻어서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보물창고에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봉사하는 일에도 부지런히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현재 새마을 부녀회 회장으로 8년 동안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반찬 봉사와 김장 봉사를 하고 있다. 또, 각 마을회관을 다니면서 수지침 봉사를 하고 있으며, 이주민 여성들에게 천연염색을 가르쳐서 생활에 필요한 스카프와 앞치마, 인견 잠옷 등도 만들어서 시골에서도 자기만의 취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2014년부터 대한민국 천연염색 명품전, 대만과 한국 천연염색교류전, 한일 규방문화교류전 등 국제교류전에 참가하고 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봉화군 기술센터와 교육청, 학교, 가족센터 등에서 자연염색 체험 및 교육활동을 하며 천연염색을 알리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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