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경북 북부를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은 수많은 주민의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앗아갔다. 집과 마을, 생업 기반이 무너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재민이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도가 하반기부터 안동·의성·청송·영덕 4개 시·군 24개 지구에 총 1천680억원을 투입해 특별재생사업과 마을 단위 복구 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계획이 곧바로 주민의 일상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속도다. 산불 직후 한 달 이상 걸린다던 임시주택 공급 지연 우려는 현실이 됐고, 여전히 많은 이재민이 1년째 임시주택에서 버티고 있다. 고령 주민 비율이 높은 농촌지역 특성상 공동체 해체는 지역소멸로 직결된다. 마을이 사라지면 사람도 떠나고, 사람이 떠난 자리에 다시 공동체를 세우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설 복구가 아니라 삶의 복구여야 한다. 도로와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 복구에 285억원을 투입하는 것 못지않게 커뮤니티센터·힐링공간 조성은 서둘러야 한다. 불에 탄 것은 집만이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마을의 기억, 공동체의 온기이기 때문이다. 심리상담과 돌봄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 건립 역시 내년도 국비 확보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선제적 예산 집행과 중앙정부 협의를 통해 속도를 높여야 한다.
재생사업은 계획서가 아니라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보여주기식 청사진이 아니라 일상 회복으로 이어지는 속도전이어야 한다. 피해 주민들이 임시주택에서 또 다른 계절을 보내지 않고, 무너진 마을이 더 나은 공동체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복구와 재생은 하루라도 빨리 완성돼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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