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혜 경제팀장
"00기관이요? 지금 아무 일도 못하고 7월만 기다리고 있어요" "그 사업요? 바뀐 것도 없고 계획된 것도 없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취재원들에게 들어왔던 하소연은 여전히 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시장이 있어야지' '선거가 끝나야지….'
대구경북 미래 50년을 열어갈 대구경북신공항과 군부대 통합 이전과 같은 굵직한 현안은 차치하고도, 대구의 크고 작은 사업들이 마치 동력을 잃은 듯 멈춰섰다. 사업마다 속사정은 있겠지만 공통된 하나는 대구시장의 부재다.
대구시민들은 1년간의 대구시장 부재를 겪는 중이다. 냉혹한 경제 현실 앞에서 어쩌면 견뎌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통령선거 출마를 이유로 대구시장직을 내려놓은 게 작년 4월. 꼭 1년이 됐다. 새 시장 취임까지 남은 석달을 더하면, 시민들은 꼬박 15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수장 없는 도시에서 보내야 한다.
광역단체장 한 명 공백이 주는 타격감은 생각보다 크고 셌다. 물론 시장 권한대행이 뛰고 있지만 대행체제의 태생적 한계가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공석이 대구시장 한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 주요 단체와 공공기관은 단체장 임기 만료 후 오는 6월 새 시장이 선출되기까지 임시 리더인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임기 만료를 맞은 주요 기관 임원들 자리도 채워지지 못하고 구멍난 그대로다. 대구의 행정 시간은 그렇게 멈춰섰다.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 아까운 시간이다.
이르면 지난해 연말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구도시철도 4호선 공사는 올해 7월 이후로 미뤄졌다. 새 대구시장이 선출된 뒤 연말에야 착공 가능할 것이란 업계 전망도 나온다. 타임테이블이 1년 미뤄지게 된다. 공공배달앱 대구로 역시 올해 전면적 개편으로 시민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로서는 현상유지가 최선이다.
당장 건설업계만 봐도 처참하다. 긴 경기의 침체로 지역 중소 건설사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데 올해 대구시와 산하기관의 관급 입찰 공고는 단 3건에 불과하다. 수십 건의 공고를 낸 타 광역시와 비교하면 비어 있는 '결정권자의 부재'가 초래한 기회비용이 얼마나 큰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조기발주를 통해 지역 전후방 산업에 선순환 효과를 내겠다는 당초의 약속도 무색해졌다.
대체로 지방선거가 있는 해는 차기 단체장의 시정 철학을 고려해야 해 행정의 보수적 운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구는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시장 부재'를 맞다 보니 단체장 공백 여파가 더 크게 다가온다. 민생 경제의 바닥 온도가 숫자로 드러난 지표보다 더 차고 매서운 까닭이기도 하다.
비어 있는 자리는 이뿐이 아니다. 선거철마다 반복된 일이지만 출마를 위해 던져진 직위도 여럿이다. 4월 들면서 온도가 달라진 공기처럼 달아오르는 6월 지방선거와 대구시장 부재 1년을 보내면서 다시금 근본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정치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지역 발전을 위한 소임과 봉사라는 대의명분 아래 지역 발전 청사진과 같은 수많은 약속이 쏟아진다. 명분 뒤에 누구는 더 높은 곳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삼겠단 생각도 있을 테고, 또 누군가에는 권한을 쥔 '직업'을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정치를 하려고 하십니까."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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