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세종시의 아스팔트콘크리트 생산업체를 방문, 중동 사태에 따른 건설 자재 수급 리스크 등을 점검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미국-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아스콘 수급 불안으로 대구지역에서 신설·확장되는 '도로 공사'의 준공 시점이 재조정될 것으로 예상(영남일보 4월 9일자 10면 보도)되는 가운데, 기존 도로의 포장 덧씌우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아스팔트 콘크리트'의 줄임말인 아스콘은 도로 포장 등에 사용되는 주요 건설자재 중 하나다. 아스팔트는 원유를 가열해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주로 중질유가 많은 중동산 원유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아스콘 수급은 미국-이란 전쟁과 원유 공급 상황·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1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가 올해 진행할 예정이던 도로 포장 덧씌우기 공사 28건 중 25건은 아스콘 수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발주 시기를 긴급하게 재조정할 방침이다.
상인네거리~유천네거리 구간 등 3월 말에 덧씌우기 공사가 완료된 3건만 전쟁 여파를 가까스로 피해가게 됐다.
대구시에 확인 결과 두류네거리~감삼네거리·만평네거리~노원네거리 등 25개 도로공사 구간에는 차후 아스콘 수급 상황을 지켜보며 발주 시점을 조율할 방침이다.
대구시 안병락 도로과장은 "현재 아스콘 수급 상황이 매우 불안정해서 발주 준비 중이었던 도로 덧씌우기 작업은 공사 발주 시기를 조정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스콘 수급 불안 상황은 이미 도로 신규 개설 및 확장 공사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상습 교통 혼잡 구간 중 하나인 파티마병원~유통단지 도로 1단계(확장) 건설 등 일부 도로 개설 공사의 준공 연기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초 파티마병원~유통단지 구간의 경우 이달 중 도로 포장 공사를 시작해 5월 중 준공할 예정이었다. 대구시는 일단 이달 말까지 전쟁 및 아스콘 수급 상황을 지켜본 뒤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시의 한 아스콘 생산업체를 방문해 아스콘 생산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국토교통부·조달청·산업통상부 등 정부 관계부처 및 업계 종사자들과 수급 문제 해소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총리는 아스콘 업계로부터 아스콘 생산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현재 중동 상황으로 인한 중동 원유 수급 문제로 그 영향이 아스콘을 포함한 건설자재 전반에 미치고 있다"며 "관계부처가 건설자재 생산관리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국토부 측에 아스콘, 레미콘 등 건설자재의 수급 상황 상시관리 및 비상대응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일각에선 이번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 '회복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구대 이진화 교수(경영학부)는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가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까지 점점 파고들고 있다. 과거 코로나 팬데믹 때는 소비가 멈췄다면, 이번 전쟁 이후엔 원유 등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생산이 멈춰서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이어서, 종전이 되더라도 경제 회복까지 얼마나 시일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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