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 도시 대구의 조건, ‘UN AI 허브’ 유치에 있다

  • 송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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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13 13:59  |  발행일 2026-05-13
송영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 (전 대구시 빅데이터과장)

송영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 (전 대구시 빅데이터과장)

대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은 미래를 바꿀 중요한 기회다. 그러나 행정통합과 물적 인프라 확장만으로 도시의 미래가 저절로 열리지는 않는다. 그 변화의 핵심에 AI(인공지능)가 있다. 지금 대구가 붙잡아야 할 가장 결정적 기회가 바로 'UN AI 허브'다.


AI는 산업 구조를 바꾸고, 공공서비스를 바꾸고, 국가 경쟁력과 국제질서, 인간성을 재정의하는 문명 전환의 동력이다. 2024년 유엔 AI 고위급 자문기구의 'Governing AI for Humanity'는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에서 118개국이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모델 성능이 가장 높은 나라가 아니라, 데이터 제도와 인재와 국제협력을 함께 설계하고 국제적 신뢰를 먼저 선점하는 국가와 도시가 될 것이다.


정부가 'UN AI 허브' 구상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유치 추진을 공식화했고 6개 UN 기구와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 거대한 국가 전략을 실제로 구현할 도시는 어디인가. 나는 그 답이 대구일 수 있다고 본다. 대구의 강점은 분명하다. 첫째, 대구는 산업 현장과 데이터가 살아 있는 도시다. 미래모빌리티, 자동차 부품, 제조, 의료, 로봇은 모두 AI가 가장 빠르게 산업화될 분야다. 산업 현장의 데이터와 실증 공간이 없는 도시는 구호만 외치기 쉽다. 그런 점에서 대구는 수도권과 다른 길로 승부할 수 있다. 대구는 산업형 AI를 실험하고 확산할 수 있는 도시다.


둘째, 대구는 이미 '신뢰 기반 데이터 주권'을 선도적으로 고민해온 도시다. 앞으로 AI 경쟁력은 누가 데이터를 많이 독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공정한 원칙 아래 데이터를 공유하고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구는 이미 유럽의 가이아엑스(Gaia-X)와 연계된 데이터스페이스(Data Space) 국제 협력 경험을 축적해 왔다.


셋째, 대구는 '글로벌 AI 정책과 실증의 최적지'로서 잠재력이 높다. 대구에는 국가 AI·디지털 포용 정책의 핵심 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있다. '제2의 판교'를 목표로 하는 디지털 혁신 거점과 기회발전특구인 수성알파시티도 있다.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 지역대학, 그리고 상급 종합병원들이 촘촘히 엮인 거버넌스 자산은 세계 어느 도시도 흉내 낼 수 없는 대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특히 'UN AI 허브' 대구 유치는 대한민국 국토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대구가 전 지구적 의제를 다루는 국제협력형 AI 도시로 도약할 때, 대한민국은 서울이라는 단일 엔진을 넘어 또 하나의 글로벌 성장축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는 누가 대구를 미래 산업도시로 바꿀 수 있는지, 누가 신공항이라는 하드웨어 위에 AI와 데이터, 인재와 국제협력이라는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를 올릴 수 있는지를 겨루는 장이 돼야 한다.


대구는 더 이상 과거의 산업도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인재와 기업, 기관과 지식 그리고 인류적 가치를 끌어모으고 선도하느냐의 경쟁이다. 대한민국 국토균형발전의 결정적 순간은 대구의 'UN AI 허브' 유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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