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자율신경 질환, ‘근육 과긴장’ 풀어주면 길 보인다”

  • 이효설
  • |
  • 입력 2026-09-20 16:33  |  수정 2026-09-20 16:51  |  발행일 2026-09-20

[백은숙 백제통의원장 인터뷰]

엑스레이·MRI 정상이지만 통증 계속된다면? '통사 치료법' 주목

근육·신경·자율신경 통합 접근… 단순 통증 차단 넘어 원인 해결 집중

스테로이드·진통제 사용 안 해… 성장기 소아부터 고령층까지 부담 줄여

백은숙 백제통의원장

백은숙 백제통의원장

현대인이 겪는 통증의 양상은 매우 다채롭다.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X-ray)나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지만, 정작 환자 본인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흔히 쓰이는 스테로이드 주사나 진통제는 일시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줄여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재발하거나 근본적인 원인은 그대로 남아있는 한계가 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원인 불명의 만성 통증과 원인 모를 두통·어지럼증·만성 피로의 원인을 '근육의 과긴장'과 '자율신경 불균형'에서 찾고, 이를 통합적으로 치료하는 '통사 치료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직 의사들을 가르치는 통사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 중인 백은숙 백제통의원장을 만나 통사 치료의 원리와 실제 호전 사례에 대해 들어봤다.


Q. '통사'의 의미와 '통사 주사 치료'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통사'는 고(故) 최중립 선생님의 저서 '통증사냥법'에서 비롯된 치료 원리입니다. 흔히 쓰이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염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혀 통증을 빠르게 줄여주지만, 반복 시 근본 원인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사는 통증을 만들어낸 근본 원인(과긴장된 근육·눌린 신경·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자율신경)을 TTP(근육 과긴장 이완), NEP(눌린 신경 이완), SNEPI(자율신경 혈액순환 치료) 등 세 가지 도구와 근막 유착 박리 시술을 조합해 하나하나 찾아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통증을 그때그때 덮는 게 아니라 원인 자체를 다루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Q. X-ray나 MRI 검사상 큰 이상이 없는데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원인 모를 만성 통증을 어떻게 찾아내 치료하나요?


"X-ray나 MRI는 뼈, 디스크 같은 구조적 이상을 보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척추협착증처럼 구조적 원인으로 진단받은 통증도 그 뿌리를 따라가 보면 뼈에 붙은 근육의 과긴장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근육의 과긴장 상태가 오랜 세월 교정되지 않은 채 지속되면 뼈의 정렬 자체를 서서히 비틀어 놓는데, 척추비틀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렇게 틀어진 정렬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좁혀 협착증 같은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근육의 과긴장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구조적 원인에 의한 통증까지 함께 좋아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Q. 두통, 어지럼증, 만성 피로, 비염 등 통증과 상관없어 보이는 증상도 자율신경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원리로 치료가 이루어지나요?


"우리 몸은 크게 두 가지 신경이 나누어 관리합니다. 근육과 피부를 움직이고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은 '체성신경'이고, 그 외에 심장·위장·폐 같은 내장기관과 땀샘을 통한 체온조절, 그리고 혈관을 움직이는 것은 '자율신경'입니다. 그래서 검사로도 잘 설명되지 않는 두통, 어지럼증, 만성피로, 비염 같은 애매한 증상들은 자율신경 쪽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체온조절과 혈관의 수축·이완을 통한 혈액순환은 자율신경 중에서도 '교감신경'이 담당하는데, 이 교감신경은 흉추 전체와 상부 요추에서 나옵니다. 나쁜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이 척추뼈의 정렬이 틀어지면서 등, 목, 허리에 통증이 생기는 동시에 해당 척추 레벨에서 나오는 교감신경까지 과흥분시킵니다. 그러면 그 레벨이 담당하는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도 함께 나빠집니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힘도 함께 살아납니다."


Q. 어떤 사람들이 통증치료를 받으면 좋을까요?


"여러 병원에 다녀도 '특별한 이상은 없다'는 말만 듣고 통증은 그대로인 사람, 오십견처럼 관절 움직임이 점점 굳어가는 사람, 척추협착증 같은 구조적 진단을 받았는데 남들보다 회복이 유독 더딘 사람들에게 통증치료를 권합니다."


Q. 병원을 전전하다 이곳에서 호전됐다는 환자들의 사례가 궁금합니다.


"얼마 전, 극심한 좌측 둔부 통증으로 걷기조차 힘들어하시던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1년 전 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았지만 당뇨·고혈압으로 수술이 어려워 신경차단술과 뼈주사를 반복해 오셨는데도 통증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정밀 촉진 결과 실제로는 TTP(근육 과긴장)가 원인인 케이스였고, 그동안 진단 자체가 다른 방향으로 잡혀 있었던 것입니다. 주사 치료 직후 통증이 크게 줄었지만, 1년 넘게 지속된 통증은 신경회로 자체가 통증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최소 3개월은 꾸준히 치료받으시도록 안내드렸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공황장애 증상(계단만 올라도 숨이 참, 감정 조절 어려움)과 함께 등·뒷목 통증, 두통·어지럼증을 겪던 대학생 환자였습니다. 신경과에서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해 통사 아카데미 선생님 소개로 내원하셨는데, 갈비뼈에 붙는 근육들의 과긴장이 자율신경실조를 일으킨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원인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 3~4회 만에 증상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현재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본인이 원해서 유지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Q. 어린 환자가 호전된 사례가 있을까요?


"10세 남자아이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쪽 오금(무릎 뒤쪽) 통증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성장통이라 여기고 넘어갔다가 점점 심해져 제대로 걷기 힘들고 체육시간을 꺼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진찰 결과 우측 오금 근육의 과긴장이 원인이었고, 이 부위를 풀어주는 주사 치료 한 번으로 증상이 크게 호전됐습니다.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한 차례 더 치료를 했고, 지금은 물리치료를 받으며 3개월 정도 경과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최근 내원했을 때 아이가 '체육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해 뿌듯했습니다. 통사 치료는 스테로이드나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성장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치료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미지

이효설

의료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