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가을 대구에서 열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때 한복을 입은 아주머니가 담장을 넘어가는 모습이다.<장진필 대구원로사진가 제공>
2026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이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원로사진작가 8인의 작품전인 '대구 사진, 시간을 잇다'는 장진필, 김일창, 서규원, 한삼화, 강위원, 배원태, 윤국헌, 이종룡 여덟 분의 1960~70년대 사진을 전시중이다.
전시 작품 중 하나인 이 사진은 1972년 가을 대구에서 열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때 한복에 코고무신 신고 담장을 넘어가는 아주머니 모습이다.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는 195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주년을 기념해 사라져가는 전국 각지의 전통 민속예술(농악, 민요, 가면극, 민속놀이, 무용 등)을 발굴하고 보존 전승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전국 17개 시·도 및 이북 5도 대표 팀들이 모여 경연을 펼치는 국가적 차원의 초대형 축제이다.
이 대회를 통해 하회별신굿탈놀이와 봉산탈춤, 고싸움놀이, 욱수농악, 달성다사농악 등 오늘날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수많은 민속예술이 세상에 발굴되어 조명받았다.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는 매년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열렸다.
1958년부터 시작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는 1999년(제40회)부터 축제 성격을 강화하고 명칭을 현대화하기 위해 '한국민속예술제'로 이름을 변경하여 지금까지 개최되고 있다.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현장은 민속경연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시민들의 관심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당시 경기장이나 공연장 주변은 밀려드는 관중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하였다. 흑백사진 속 장면은 그 시절 축제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곱게 차려입은 한 여성이 높은 담장을 넘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담장 너머로 빽빽하게 들어찬 관중들은 저마다 미소를 지으며 정겨운 소동을 바라보고 있다.
민속놀이라는 볼거리 앞에서 규율이나 질서라는 단어보다 '사람 냄새'와 '공동체의 정'이 먼저 떠오르는 사진이다.
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현대식 공연장과 세련된 공연장이 건립되면서 이런 '담치기' 풍경은 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담장을 넘어서라도 축제를 함께 즐기고 싶었던 사람들의 순수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은 여전히 우리 기억 속에 정겨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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