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남을 가진 최형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훈기자
"어떻게든 남은 힘을 짜내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1983년생으로 KBO 최고령 선수이자 사자군단의 맏형 최형우가 가을야구에서도 베테랑급 활약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는 지난달 30일 대구 홈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삼성 6-2 승)에서 한화 선발 화이트의 149㎞짜리 직구를 받아치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쓰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6경기 만에 그린 140m짜리 대형 아치(시즌 18호 홈런)였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위용을 여전히 과시 중이다. 1일 오전 기준 128경기에 출장해 0.310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팀 내 타자 중 구자욱(0.371), 김지찬(0.320)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지난달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 경기에서 최형우가 타격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다만 근래의 흐름은 다소 침체됐다. 최형우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0.179에 머물렀다. 이 기간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한 경기가 세 차례에 이를 만큼 슬럼프에 빠진 모양새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전혀 들뜬 기색 없이 담담했다. 대형 홈런에 대해서도 "비거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100m짜리 홈런 두세 개 치는 편이 훨씬 낫다"며 멋쩍게 웃었다.
홈런에 대해서는 "하늘이 도와준 것 같다. 카운트가 몰려 불리한 승부를 하느니 빠른 초구를 노리자 마음먹었는데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타격감이 너무 안 좋았다. 한 달 넘게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스스로 '빨리 살아나자'고 되뇌었지만, 개인적으로 꽤 긴 슬럼프였다. 그나마 후배들이 워낙 잘해줘 팀이 연승을 달린 덕에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나만 올라오면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 직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명절 휴식기를 거치며 최형우의 체력이 많이 회복됐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최형우의 평가는 냉정했다.
지난달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 경기에서 3점 홈런을 기록한 최형우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형우는 최근 부진의 근본적 원인을 '세월'에서 찾았다. 최형우는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걸 빨리 끊어내는 타자가 좋은 타자다. 폼이 잘못됐다기보다 투수의 빠른 공에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최형우는 "솔직히 마흔 넘어서 이 정도 하고 있으면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는 매일 승부를 내야 하는 자리다. 매일 타석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답답하다. 그렇기에 매 순간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형우는 '중요한 시기다. 후배들에게 요즘 어떤 조언을 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요즘 후배들은 내가 조언할 것이 없을 정도로 다들 제 몫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다만 오늘 경기 중 통증으로 교체된 구자욱이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며 말을 마쳤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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