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이 수능시험 모의 평가를 치르고 있다. 영남일보 DB
2027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 접수 기간이 종료된 후 대구지역 고3 수험생들의 교실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부 출결 기록이 3학년 1학기까지만 반영된다는 점을 이용, 지각·조퇴 후 입시학원에서 정시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학교측은 암묵적으로 묵인해주는 모양새다.
5일 대구지역 고교 및 입시학원에 따르면 대입 수시 모집이 끝난 지난달(9월) 초부터 일부 고3 수험생의 질병상 지각·조퇴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게는 학급당 4~5명, 학교 전체는 20여명에 달한다는 게 지역 고교와 입시업계의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은 출결 기록이 3학년 1학기까지만 학생부에 기재된다는 규정에서 비롯됐다. 질병에 따른 지각과 조퇴 시 사용 횟수에 제약이 없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학교들은 규정상 아침 등교 후 곧바로 조퇴하거나 오후 종례 시간대에 뒤늦게 학교에 와도 질병상 이유라면 모두 출석 인정이 된다고 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선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의 허점에 따른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고3은 2015 교육과정이, 고2부턴 2022 교육과정이 각각 적용되고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수업 운영 방식이다. 2015 교육과정은 흔히들 알고 있는 기존 수업 방식(단위제)이지만, 2022 교육과정에선 대학처럼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학점제'로 운영된다. 학점제는 출석을 하고 최소 성취수준을 달성해야 이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수업 방식(2015 교육과정)에선 짜인 교과별 일정에 따라 참여만 하면 학년 진급 및 졸업이 가능하다. 현재 출결 방식에선 지각·조퇴 문제를 제재하기가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수성구의 한 고교 교사는 "고3들의 교실 이탈은 최근 수시 비율이 90%에 육박하면서 대부분 접수를 완료한 이후부터 일어나고 있다"며 "성적이 낮아 대입에 관심 없는 학생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 대학진학을 위해 입시학원에서 종일 교습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학교와 교사는 학생 관리가 잘 안 되니 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수험생 장래를 생각하면 무작정 반대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각과 조퇴가 잦은 학생들은 주로 성적이 중위·중하위권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시 준비를 위해 입시학원을 찾는다. 수시 지원 후 수능최저등급을 맞추기 위해 특정 과목만 집중 공부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사립고에서 더 두드러진다. 특히 입시학원에서 개인 교습을 원하는 학생에 대해선 학교가 암묵적으로 눈감아 주는 사례가 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밖 학습'이 결과적으로 좋은 대학 진학으로 이어지면 학교의 입시 성과 산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입시업계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2028학년도 수능의 변화와 중위·중하위권 수험생의 성적 향상 문제는 해마다 반복돼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지역 입시학원은 "현재 내신이 학점제인 고2 학생이 내년 수험생이 되더라도 3학년 1학기까지 출결만 학생부에 반영된다는 규정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원하는 대학 및 학과에 따라 출결 반영 여부가 달라 유의해야 한다. 향후 수시 접수 이후 입시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 수는 매년 어느 정도 유지될 것 같다"고 했다.
김종윤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울릉공항, 드론으로 미리 보는 이착륙 현장](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9/news-m.v1.20260923.2c4cf16d7cf34b9ca82925ef313ec1d8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