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후재난 보고서④·끝]‘걷는 도시’로 탄소 줄이고, AI로 재난 예측하고…전문가 3인이 말하는 기후위기 해법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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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10 13:53  |  수정 2026-10-10 14:07  |  발행일 2026-10-10
경북대 진상현 교수 “대구지역 기후위기 대응, 시민 일상에서 시작”
남광현 대구탄소중립지원센터장 “기후재난 위험 예측, 인공지능(AI) 활용해야”
계명대 김해동 교수 “재생에너지 전환, 기후 위기 대응과 기업 경쟁력 확보”
지난해 7월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경북119구조대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해 7월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경북119구조대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 DB

영남일보는 '대구·경북 기후재난 보고서' 세 편을 통해 기후 위기가 지역의 삶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마지막 편에선 폭염·폭우 등 예측이 불가능한 기후재난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대구시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AI를 활용한 재난 예측과 대응 방안부터 탄소중립(탄소 실질배출량 제로)·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이유, 시민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노력이 갖는 의미까지 전문가 3명의 진단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봤다.



경북대 진상현 교수 "보행공간 늘리고 나무심기 지속해야"

진상현 경북대 교수(행정학부)

진상현 경북대 교수(행정학부)

에너지·기후변화 정책 전문가인 경북대 진상현 교수(행정학부)는 대구지역 기후위기 대응이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대구를 흔히 '소비도시'라고 하는데, 이는 경제뿐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도 그렇다. 좁은 면적에 230만명이 모여 사는 만큼 에너지와 자원을 많이 쓰고 오염물질도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다"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우리가 쓰는 에너지부터 어떻게 줄일지 고민해야 한다. 그다음에 꼭 필요한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는 게 순서"라고 했다.


진 교수는 에너지 소비 감소를 위해 시민들이 차량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구는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어 차량으로 어디든 편하게 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곳에 갈 때도 차를 끌고 나가는 데 익숙하다"며 "가령 신천과 맞닿은 신천동로를 일요일만이라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 시민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큰 예산을 들여 시설을 새로 지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진 교수는 현재 논의 중인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논의에 대해선 적잖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시민들이 도심을 차로 통과하는 대신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오가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이 있어야 '도심에선 차량 없이도 이동할 수 있다'는 경험이 쌓이고, 자동차 중심의 인식도 바뀐다"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없애기보다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할 때 공청회도 열지 않았지만, 대구는 시민 의견을 들으려 하고 있다. 추경호 시장이 기후 정책에서도 시민들과 소통하며 방향을 정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가 폭염 대응 대책으로 시행한 나무심기 사업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도심 녹지와 그늘을 확대해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해 낮 최고기온이 가장 높았던 도시는 대구가 아닌 경남 밀양이었고, 그 전해에는 양산이었다"며 "대구가 1996년부터 약 30년간 이어온 나무심기가 폭염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늘막, 쿨링포그 등의 설치로 잠시 더위를 피할 수도 있지만 이런 대책만으론 쪽방촌처럼 폭염에 취약한 곳의 생활환경을 바꾸긴 어렵다"며 "도시 전체의 열기를 낮추려면 나무를 심고 녹지를 늘리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광현 대구탄소중립지원센터장 "AI활용 재난관리 고도화로 피해 줄여야"

남광현 대구탄소중립지원센터장

남광현 대구탄소중립지원센터장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부설 대구탄소중립지원센터장(선임연구위원)은 기후재난 위험을 더 정확히 예측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인 AI 활용을 꼽았다. 대구정책연구원도 '기후위기 대응 AI 기반 풍수해 관리 고도화 방안' 등 AI를 재난 예측과 대응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만큼, AI 활용이 기후 재난 위험 예방에 있어 핵심 대응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 센터장은 "지난달 정부가 재난안전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범정부 재난안전 AX(인공지능 대전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약 9천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며 "축적된 재난관리 자료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기상정보와 과거 피해 사례를 분석해 대피·차단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AI를 활용하면 취약지역을 더 세밀하게 찾아내 한정된 예산을 필요한 곳에 제때 투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남 센터장은 "기존 홍수관리는 시나리오와 통계자료를 토대로 피해 규모를 산정했기 때문에 강우량과 수위가 변하면서 위험이 커지는 과정을 실시간 반영하기가 어려웠다"며 "AI로 강우·수위·지형 자료를 함께 분석하면 위험을 더 빨리 파악하고 취약지역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분석을 '현장 통제'와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수위·강우 센서와 지능형 CCTV로 수집한 자료를 AI가 분석해 침수 위험을 판단하고, 배수펌프장과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등을 자동 제어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난은 갑자기 닥친다. AI가 위험을 알려줘도 현장이 움직이지 않으면 피해를 막기 힘들다"며 "예방·대비·대응·복구에 AI를 활용하되, 무엇보다 상시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명대 김해동 교수 "RE100 시대, 재생에너지 전환은 기업 생존 문제"

김해동 계명대 교수(환경공학과)

김해동 계명대 교수(환경공학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일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계명대 김해동 교수(환경공학과)는 국내 기업이 만든 제품과 부품을 공급받는 해외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만큼, 전환이 늦어지면 생산과 수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에너지원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원전도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지만, 전력 사용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기업들의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 요구까지 충족시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발전 비용 구조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환경에 부담을 주는 에너지가 싸고, 오염을 줄이는 에너지가 비싸다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을 낮추고,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환경 비용은 가격에 반영해야 기업도 자연스럽게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 실천도 강조했다.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이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지만, 기업이 만든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주체는 시민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가용을 버리면 연간 2.04t,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면 1.15t의 이산화탄소를 각각 줄일 수 있다. 시민이 탄소발자국을 줄이려고 노력하면 기업 생산 방식도 바뀔 수 있다"며 "일상에서 에너지 사용과 소비를 줄이는 데 더해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 대응 약속을 지키는지 감시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시민의 역할"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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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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