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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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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의 스위치]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어느 정부도 실현하지 못한 유·보 통합 이번엔 반드시 해내겠다"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퍼즐'로 입각한 대구 출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교육 개혁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박순애 전 장관이 '만 5세 입학' 정책 등 잇단 논란으로 사실상 경질된 후 50일이 지나도록 적임자를 찾지 못한 윤 대통령이 MB 정부의 교육개혁 주역인 그를 전격 발탁했다. 약 10년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온 그가 일착으로 내건, 교육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고 지역대학을 집중 지원하는 '변혁'에 지역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고 서면질의로 보충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한민국의 교육이 갈 길을 알아봤다. 경제를 전공한 교육전문가로서 그는 "학생들이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든 어떤 지역에서 살든 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2025년부터 디지털 교과서와 인공지능(AI) 튜터를 도입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학 지원 권한 지자체 이양"지역 대학들 생존 위기 극복 위해선 교육부-지자체 역할·기능 변화 필요 올해 의지·역량 갖춘 5곳 내외 지자체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으로 선정하고 지역 맞춤형 규제특례 통해 권한 이임" 하이터치·하이테크 교육 실현"디지털 신기술 활용 학습격차 줄이고 교사들은 줄어드는 수업 부담만큼 학생 개개인과의 인간적 연결에 집중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AR·VR 기반 다양한 프로그램 확대"▶현재 교육자유특구 지정 관련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데."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 전반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역별 맞춤 공교육을 선도하기 위한 것이다. 법령 정비가 완료되는 대로 교육의 공공성과 지역 정주 요건 개선 가능성 등을 우선으로 고려해 특구를 지정하겠다." ▶고등교육에 대한 교육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한 데 대해 호응이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역량 부족 문제와 함께 정부가 지방대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하는데.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우리 대학과 지역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지자체의 대학지원 관련 역할과 기능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이 주도적으로 지역발전과 연계하여 고등교육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대학지원 행정·재정 권한을 이양하고 규제개혁 권한을 위임하겠다. 우선 올해 의지와 역량을 갖춘 5개 내외 지자체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으로 지정하여, 지역 수요 맞춤형 규제개혁을 위한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권한을 위임하겠다. 또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교육부의 지역인재정책관을 중심으로 교육부와 지자체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자체의 대학지원체계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 대학 살리기는 긴급한 현안이다. "지자체 주도로 대구경북지역의 발전과 연계된 대학지원 전략을 수립하여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스스로 수능고사 폐지론자라고 했다. 대학교의 학생선발은 어떻게 되나."수능 관련 언급은 교실 현장에서의 수업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장기적으로 교실에서의 변화를 대입에 반영하자는 취지였다. 당장 수능을 폐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대입 제도는 큰 틀에서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포함한 고교 현장의 변화가 대입제도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입 개편을 검토해 나가겠다."▶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많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고교 현장의 창의적 인성 교육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그런데 도입 초기, 부모 능력 등 외부 환경의 영향력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평가 결과에 대한 불신이 생긴 것 같다. 학생 개인의 능력이나 성취가 아닌 부모 배경, 사교육 등 외부요인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차단되도록 학교생활기록부를 포함한 전형자료 개선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여 가고 있다. 아울러 교실 현장의 변화에 주력하여 이러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학생부종합전형 등 대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문이과 통합수능 논란은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이과 편중, 인문계열 붕괴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문이과 통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이라는 것은 인문학과 새로운 영역이 만나는 데서 일어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통합을 하게 된 거다. 문제는 다른 과목을 선택한 아이들 간에 난이도를 조정하기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같이 특히 문과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한다든지 불만들이 많은 것 같다. 적어도 문과 학생들이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교육감 직선 선출제도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맞춤형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교육개혁 과제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우리 교육이 지역에 보다 밀착된 교육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시장·도지사와 교육감 간 파트너십 강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현행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서도 깜깜이 선거, 선거비용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직선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러닝메이트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유치원·보육원 통합, 초등 늘봄학교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유·보 통합과 늘봄학교가 현장에 안착한다면 학부모님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게 돼 큰 부담을 덜 수 있고, 아이들의 출발선 평등이 획기적으로 보장된다. 역대 어느 정부도 실현하지 못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꼭 해내겠다. 소명으로 생각한다."▶오랫동안 주장해 온 '하이터치(High Touch) 하이테크(High Tech)' 교육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디지털 신기술을 학습 진단, 수준별 학습 제공 등 기초학력 제고와 학습격차의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교사는 디지털 기술을 수업에 활용하면서 줄어든 수업에 대한 부담만큼, 학생 개개인에 대한 멘토링, 프로젝트 학습 등 '인간적 연결(High Touch)'에 더 집중하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교육이 현장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현장을 이끌어가는 선생님들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중요한 만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육 방식을 경험하고 필요한 역량을 계발해 나갈 수 있도록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미래를 준비하는 초중고, 대학생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조언하면."디지털 대전환 등 다가올 미래사회에는 지식 암기보다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협업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미래 핵심역량이 중요하다. 미래 핵심역량은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충실히 참여하여,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고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서 기를 수 있다. 학생들이 미래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펼치며 미래를 준비하기 바란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이주호 부총리= △1961년 칠곡 출생 △청구고, 서울대 국제경제학 학사·석사, 코넬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제3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 위원장 △UN 글로벌 교육재정위원회 위원(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현)
[월요칼럼] 최경환·우병우 귀환…TK정치 판도 변화 오나
차기 총선을 1년2개월 남짓 앞두고 대구경북 정치권의 '금배지'를 향한 용틀임이 본격 시작될 조짐이다. 수면 아래에서 오가던 잔 발질들을 위로 확 끌어올린 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 파문의 크기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은 중대선거구제 검토. 윤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 대신 가진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승자독식 제도인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진영 간 양극화가 커진다"면서 '중대선거구제'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이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선거구제 개편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을 3월 말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호응했다. 1988년부터 시작되어 온 소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는 35년간 꾸준히 이어져 왔다. 만약 힘 있는 임기 초의 대통령과 거대 야당 몫 국회의장의 뜻대로 중대선거구제로 바뀐다면 대구경북은 더는 보수의 아성으로 남아있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해묵은 이 과제를 해결하려면 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데 있다. 제 밥그릇이 없어질 수 있는데 동조할 국회의원이 있을까. 사사건건 반목하는 여야 정치인도 아마 이 문제 앞에서는 힘을 합쳐 반대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중대선거구제를 바라는 정치인은 기대를 접는 것이 좋을 듯.지역 정치권에 실질적인 파문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지난 연말에 있은 대규모 정치인 사면 복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더불어 '박근혜 탄핵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인물 상당수가 포함됐다. 그중 대표적인 TK 정치인은 박근혜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현재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는 상태. 다만,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윤석열 검찰'에서 수사를 받았지만,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협력관계'가 정치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이다. 대통령의 참모 가운데 두 사람과도 친분이 두터운 이가 적지 않다. 양측을 연결할 고리가 탄탄하다는 점은 두 사람의 정치재개의 분수령이 될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인다. 성공 여부의 결정적인 변수는 역시 TK 민심의 향배. 우선 우병우 전 수석의 경우는 고향 영주에서의 총선 도전이 한층 수월해 보인다. 그가 정치 신인인 데다가 현역인 박형수 의원의 고향이 영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이미 4선을 거쳤다는 점에서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드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 전 부총리가 지역구를 관리하는 동안 경산·청도권이 크게 발전했다는 여론이 작지 않다. 민심이 형성되는 설날 명절 연휴를 시작으로 신발 끈을 동여맬 가능성이 크다.두 사람의 총선 출마가 가시화될 경우, 그 바람을 타고 'TK 현역'에 대한 도전이 봇물 터질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의 국회의원 교체 지수는 60%를 오르내릴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그 여론에 힘입어 안정적인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인물들의 국회 입성이 시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강훈 국정홍보비서관· 김오진 관리비서관 등 용산 대통령실 인사들의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은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TK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조명희·한무경 의원 등 TK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의 대구경북 지역구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 시대의 본격 개막을 위해 필연적인 보수의 아성 TK 정치의 재편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인사] 대한전문건설신문
[인사] 대한전문건설신문▶주간 황용호
이효정 세계한인여성협회(UWKW) 총재, 2022 도전 한국인 국제교류공헌상 수상
이효정 세계한인여성협회(UWKW) 총재가 12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도전한국인 시상식에서 국제교류공헌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각 분야의 역경을 이겨낸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도전을 격려하는 한편, 실버 세대의 경험을 공유해 사회 및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제정됐다. 사단법인 도전한국인본부와 국제한인경제협력회 주최 ·주관으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이효정 총재는 오랜 동안 재외 동포 여성들의 친목과 권익 신장을 도모하고 나눔을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제11회 대한민국 도전한국인 시상식에서 국제교류공헌상을 수상한 이효정 총재(가운데)와 이 총재를 축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세계한인여성협회 회원들이 기념 촬영했다.
[이영란의 스위치] 박화출 在英 한인입양회 후원회장 "경제적 위상 높아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세계 상위 고아 수출국"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해외 입양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것도 코로나 기간에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1924년 설립된 비정부기구(NGO)인 ISS(international Social Service)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국제입양 규모 1위는 콜롬비아(387명), 2위 우크라이나(277명), 한국은 26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무분별한 국제입양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의 해외 입양은 꾸준히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완전히 폐지되지는 않았으며,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254명으로 세계 7위였다. 그런데 2020년 기준 한국의 해외 입양은 1년 만에 3위가 되었다. 중국 등 해외 입양이 많았던 나라들은 팬데믹 와중에 해외 입양이 크게 줄었으나, 한국은 되레 늘어났기 때문.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 사는 한인 입양인들을 30여 년 후원하면서 '입양인의 대부'라는 별칭을 얻은 박화출 재영국입양회 후원회장(Bbfood 대표)을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있는 내외동포정보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10월 말 열린 경북도 해외 자문위원 협의회 정기총회와 경주보문관광단지 관광역사공원 기공식 참석 등을 위해 고국을 방문한 뒤 최근 영국으로 돌아갔다. 최저출산에도 해외 입양은 3위"뿌리 깊은 혈족 중심 가족문화 탓 우리 사회 아직도 국내 입양 배척 미혼모 정책·위탁사업 활성화 필요 경북도 등 지방정부가 적극 나서면 끝없는 해외 입양 행렬 해결될 것" 30여년 후원 '입양인들의 대부'"코로나 사태 전까지 매월 한 차례 내가 운영하는 식당서 정기 모임 소식·정보 나누고 韓문화 체험도 수백명 모이던 유럽입양동포체전 언젠가는 꼭 다시 열 수 있길 기대" ▶한국의 해외 입양은 지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했다고 한다. "고국은 매우 잘살게 되었는데 해외 입양 행렬은 끝나지 않고 있다. 뿌리 깊은 혈연 중심 문화 탓에 국내에선 입양을 꺼리기 때문이다. 장애를 지닌 아이일수록 품어줄 사람을 찾기도 어려운 것 같다. 여전히 한국은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입양인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영국으로 이민을 하기 전부터 어린이재단을 통해 결손 가정 아이들을 돌봤다. 부모가 있어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통받는 애들을 몇 명 지원했는데 영국 가서 인원을 더 늘려서 돕게 된 것뿐이다."▶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면. "1991년 식당을 개업한 후 입양인을 만나게 되었고, 영국 입양인후원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그들을 돕고 있다. 벌써 30여 년이다. 이제 그들 가운데는 부모가 된 사람도 꽤 많다. 처음에는 그들이 우리와 유대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내 할 일이라고 믿고 열심히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그들에게 위로를 받는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다. 고마운 일이다. 이 일로 상도 받았다. 대통령 표창을 두 차례 수상했고, 국민포장도 받아 보람이 한층 크다."▶처음 입양인을 만나보니 어땠나."어쩌다 입양인이 거주국에서 성공하거나 출세한 보도를 접하고는 역시 한민족의 후예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들을 만나보니 심리적인 갈등을 많이 겪고 있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주로 어떻게 활동했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중단했는데 그 직전까지는 매월 1회 내가 운영하는 아사달 레스토랑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었다. 입양인들이 서로의 소식과 정보를 나누고 한국 음식을 맛보고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했다. 입양인들을 위한 한국문화 체험 행사도 수시로 열어 그들이 정체성을 찾도록 도왔다. 특히 입양인들의 친부모 찾기 한국 방문 행사를 지원하며 동행도 했다. 입양인 양부모와 현지인 친구, 친척들과 한국인들이 만나는 문화행사를 열어 한국문화를 현지인에게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입양인 지원에 힘을 모으기 위해 유럽 6개 국가의 입양인 단체와 미국의 2개 단체와 함께 국제한국입양인연합(IKAA)도 결성했다. 최근에는 한영장학회를 만들어 경제적인 문제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학생을 돕는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유럽한인입양인체육회를 개최할 때이다. 2005년부터 영국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의 나라를 돌아가며 체육대회를 열었다. 각국에서 매회 300~500명씩 참석해 2박3일간 국가 간 경기를 진행했다. 입양 동포들이 체육대회에 참가해 한국인의 정을 많이 느꼈고 입양인 상호 간에 교류도 확대할 수 있었다. 예산 문제 등으로 2012년부터 중단되었다. 다시 유럽 입양 동포 체육대회를 꼭 활성화했으면 좋겠다."▶현재 입양인의 상황은 어떤가."지금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입양 동포들은 2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까지 있다. 훌륭한 가정에 입양되어 훌륭하게 자랐다. 대부분 각계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끔 어려움을 호소는 입양인도 찾아온다. 고민을 함께 나누는데,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어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많다.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는 입양인들도 있는데 비자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실 입양인을 돕는 일은 아내가 나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친엄마처럼 입양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먹거리를 챙겨준다."▶앞으로 어떤 일이 필요하다고 보나.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을 보내는 일은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혼혈인이나 미혼모 등을 배척하고 밀어내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국내 입양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어려움에 처한 부모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위탁 사업도 활성화하길 원한다. 정부는 미혼모 정책 등을 잘 펼쳐서 그들의 자녀들이 국내에서 엄마와 같이 살게끔 만들기 바란다. 정부가 우리나라 국민을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부가 국민을 지켜야지 누가 지키겠나. 이번에 경북도 해외자문위원 협의회에 참석해 경북도만큼은 해외 입양을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철우 도지사께서 이 문제를 1순위 과제로 올려 챙겨보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전국의 지방정부가 적극 나서면 해외 입양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입양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계속 도와야 한다."▶영국 나간 지 얼마나 되셨나."41년 되었다. 1981년도에 나갔으니까. 월남파병을 다녀와 직장을 다니는 중에 군대 복무 때 선임이 해외 진출을 권유해 준 것이 생각났다. 당시만 해도 잘살았던 아르헨티나로 농업 이민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수속을 밟던 중에 1970년대 영국으로 진출한 동생이 권해서 방향을 틀었다.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혼자 영국 가서 2년을 견디다가 가족을 모두 런던으로 불렀다. 모든 것을 하나부터 다 배워야 하니까 정착하기까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10여 년 동안은 혹독하게 고생을 했다. 아내와 함께 허드렛일도 많이 했다. 돈을 좀 모아 식당을 내면서 조금씩 자리가 잡혔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거세다."격세지감을 느낀다. 고국이 잘살고 여러 분야에서 우리 젊은이가 약진을 하니 해외 교민들도 한층 당당하게 살 수 있게 됐다. 다만 가끔 한국에 들르면 갈수록 소비성이 심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국의 위상이 많이 좋아졌지만 불필요한 소비는 자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 있으니 늘 고국이 그립고, 언젠가는 조국에 돌아와 살고 싶다.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해외에서 고국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작은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특히 대구시민, 경북도민의 해외 진출을 돕는 일이라면 도움이 되고 싶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박화출 회장 △1947년 경주 출생 △재영민주평통 15기 협의회 회장 △유럽경제인영국협의회 회장(현) △경북도해외자문위원(현) △내외동포정보센터 고문 △Bbfood 대표(현)
갤러리JJ, 9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서용선' 개인전
갤러리JJ는 '그리기'를 중심으로 인간 탐구를 실천해오고 있는 작가 서용선의 개인전을 다시 마련하였다. 오는 9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마련되는 이번 전시는 소나무를 주제로 한다. 40여년전 그의 작업이 처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일련의 '소나무' 회화 연작으로, 그것은 오늘날 서용선 회화의 초석이자 출발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갤러리JJ에서는 2018년 자화상, 그 이듬해에 콜라주 및 오브제 입체 작업 등의 '서용석 작업'을 서보였다. 그리고 2020년에는 작가 서용석과 함께 약 1년 간의 빈 집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물로 2021년 '서용선의 생각: 가루개 프로젝트》전시를 열고 책으로 출간하였다. 이들 전시는 각기 작가의 작업 방식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였다. 강주연 갤러리 JJ 대표 겸 디렉터는 "작가 서용선은 인문학적 성찰과 탄탄한 조형언어에 기초하여 80년대 이후 끈질기게 수행해온 독보적인 형상성의 작업은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국내외 수많은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우리 삶의 현실을 파고드는 힘과 서사적 면모를 발휘하면서 그의 작업은 나날이 주목받으며 컬렉션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번 '서용선_회상, 소나무' 전시는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작업의 근원을 들여다 본다. 드로잉 2점을 포함한 2022년 신작 소나무 풍경 그림 9점을 새로 발표하는 전시 구성은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초기 1983년 소나무 연작을 필두로, 80년대부터 최근 뉴욕에서 완성한 소나무 신작까지 19점을 선보인다. 또한 초기 드로잉들과 당시 작가가 찍은 소나무 사진 자료가 전시된다. 강주연 디렉터는 "그동안 서용선의 '풍경' 주제의 전시는 꽤 있었지만, 소나무 주제로는 이번 전시가 처음이며 초기 자료와 시기별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기대할 만하다"라고 귀띔한다. 아울러 강주연 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초기 작가가 실험하고 모색하였던 회화적 비전으로 소나무 풍경이 어떻게 당대성을 획득했으며, 그것이 던지는 오늘날의 화두와 영향은 무엇인지 최근까지 전개된 변화 등을 볼 수 있다"면서 "전시를 통해 우리는 자연을 눈앞에 놓여진 대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때론 몸과 하나된 자연 전체를 느끼고 그 열린 확장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문의 02-322-3979 / galleryjjinfo@gmail.com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소나무 숲 Pine Forest, 2009-2012, Acrylic on canvas, 194 x 259cm.겨울산책 Winter Walking, 2022, Acrylic on canvas, 42.5 x 58.3cm소나무 1 Pine trees 1, 2022, Acrylic on canvas, 58.5 x 81cm
[월요칼럼] '이준석' 이어 누가 TK의 선택받나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 말 혹은 3월 초로 예정되고 있으니 앞으로 대구경북을 향한 구애는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것은 모두가 익히 알다시피 TK가 당원이 가장 많은 '국힘'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 여기에 지난 총선에 불출마한 뒤 대선과 경기지사 경선에선 연달아 낙마하고 정계 은퇴를 고민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당권 유력 후보로 다시 소환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배신자' 낙인으로 오랜 세월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은 그가 고향에서 '동정'받는 상황으로 전개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하지 않나. 그는 어쨌든 대구경북이 배출한 인재이고, 시간은 삭이지 않는 것이 없으니까.실제로 그런 조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당 대표 적합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대구경북 지지도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나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경선 룰인 책임당원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를 반영할 경우 당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0% 안팎을 겨우 오르내리는 낮은 상황이어서 '친윤'에서 유 전 의원의 부상을 두고 보기는 쉽지 않을 듯.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서 연일 잽을 날리고 있는 그가 혹여 내년 총선을 책임질 대표로 당선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유 전 의원과 더불어 현재 지지율 선두군을 형성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도 당내 주류라고 할 순 없다. 그중 나 전 의원은 윤 정부의 공직을 맡아 출마가 쉽지 않아 보이는 데 비해 안 의원은 열심히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대선주자급으로서 중도 확장성을 내세우면서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본향이 영주라며 TK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당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대중 인지도가 높은 후보군을 확보하지 못한 '친윤'에겐 위협적이다.지탄받을 것을 감수하고 이른바 '친윤 부부동반 관저 만찬'이 당 지도부 관저 만찬보다 먼저 이뤄진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되돌리기 어렵게 되기 전에 공천에 목을 매야 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누구'에게 줄을 서야 하는지 잘 판단하라는 주문이 담긴 건 아닌지. 당원 투표 비율이 올라갈수록 일반 여론보다는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이 커지는 전당대회 경선 룰 개정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기 고작 6개월을 넘긴 대통령의 입김은 여당에게 확실히 실릴 것이라는 가정하에 본다면 김기현·권성동·윤상현 의원 등 당권 주자군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친윤'이 확실히 민다면 그 후보의 역전이 불가능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 당권 판세는 오리무중이다.상황이 이러니 대구경북의 역할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은 30대 0선의 '이준석'을 당 대표로 만들어 정권 창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국힘' 유권자의 당 대표 선출 기준은 누가 총선을 이기고 정권 재창출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후보인지에 맞추어져야 한다. TK의 선택에 나라의 명운이 달려있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한국대표 조각가 신한철 '無限球體' 전…G 컨템포러리, 11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G 컨템포러리(아트디랙트 이은,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66 가야랑빌딩 3F)는 11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각가인 아티스트 신한철의 신작으로 구성된 '무한구체(Infinite Sphere: 無限球體)' 을 개막한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시시각각 변화하고 사라지는 현재의 시공(時空)을 담고 비추며, 혹성처럼 광대한 우주 공간을 연상케하는 찬란한 구와 구체(球體)의 반짝이는 무한 변주를 보여준다.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계속된다. 문의는 02.6324.2139. E/g.contemporary66@gmail.com Instagram /g.contemporary_leeeun 이영란기자yrlee@yeongnam.com
[이영란의 스위치] 국회산자위 與간사 한무경 원내부대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에 앞서 군위군 편입 먼저 처리 예정"
문헌정보학을 가르치던 대학 강사로 20년, 자동차부품업 경영인으로 20년을 보냈고, 현재는 정치인으로 인생 3모작을 일구고 있는 국민의힘 한무경(비례대표·초선) 국회의원이 다시 한번 '콴툼 점프'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시작된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간사직을 맡은 것. 정치에 들어선 지 고작 2년을 막 넘기고 국회 중요 상임위 간사직을 맡은 것은 파격적. 한 의원은 간사직을 맡자마자 국정감사 운영을 총괄하며 문재인 정부 5년의 가장 큰 실정인 탈원전 및 신재생 확대의 민낯을 드러냈다. 또 거대 야당과 주요 현안을 조율하며 국민 기대에 맞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여당 간사로서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직으로 원내부대표도 맡아 정치인으로서 자신감을 붙여가고 있는 한 의원을 지난달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산자위 여당 간사를 맡아 국감을 치렀다. 지난 2년과 비교해 보면."간사로서 국정감사 일정과 현장 시찰, 증인출석 등 야당과 협상하면서 국회에서 협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빌미로 야당이 국감을 지연시키고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삼기 위해 야당과 원만한 협의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비례대표 출신 초선이 산자위 간사를 맡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데."중소기업인 출신으로서 전반기에도 산업위에서 쭉 활동했고,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도 맡는 등 실물경제와 밀접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주효했던 듯하다."▶지방시대위원회 설립 등을 위한 정부조직법,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등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법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 "수도권으로 지나치게 쏠린 현상을 해결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지원을 위해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의 연계·통합이 시급하다. '지방시대위원회 설립 등을 위한 정부조직법'이 지난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이번 주 국회에 제출된다.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제정은 그에 앞서 '군위군 편입 법률안'을 먼저 처리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신공항은 군 공항 이전과 후적지 개발에서 접근교통망, 공항 도시, 공항산업단지 등의 연계 사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공항 사업 전체는 국토부 장관 소관이지만, 특별법에 따르면 군 공항 이전 사업은 기존대로 대구시가 위임받아 사업을 추진할 예정으로 대구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국회 여당 원내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정치 입문한 지 3년이다. 정치를 해보니 어떤가."기업과 산업계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한 방향으로 돌진한다. 그러나 정치의 길은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하나 청취하며 가야 하니 더디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도 청취하면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큰 힘을 절감하고 있다."▶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동차부품업을 성공하기까지 난관도 많았을 것이다. "이화여대 도서관학과 석사를 마친 뒤 대학 강사로 지냈다. 40세까지 남편과 아들을 둔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변곡점은 외환위기(IMF)가 몰아닥친 98년에 찾아왔다. 은행원 출신 아버지에게 쌍용차에 있던 지인이 당시 부도난 쌍용차 자동차 부품 사업부 인수를 제안해 왔다. 아버지는 8자매 중 막내인 내게 제안서를 검토해 보도록 했다. 딸들 중 유일하게 꿈을 향해 계속 매진하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셨다. 사업이라곤 생각도 해보지 않았지만, 제안서를 검토하는 순간 피가 끓었다. 경기가 살아나면 곧바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대로 됐다. 매출이 매달 2배씩 뛸 때도 많았다.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외계어 같았던 용어를 익히기 위해 거래처를 만날 때마다 자동차 용어집과 영한사전을 들고 다니며 메모한 뒤 외우기를 반복했다. 초창기부터 10여 년간 공장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놓고 했다. 낮은 자세로 나서니 기름때 묻은 남성 직원들이 따라와 주었다. 결국 1억원에 인수한 기업은 이제 매출 7천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 됐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회사 주식은 모두 백지 신탁을 했고, 경영은 전문인에게 맡겼다."▶중요한 선택의 귀로에서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바로 나 자신이다. 원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고, 행동에 옮겼다. 처음 교수라는 목표를 정하고, 빨리 교수가 될 방법을 생각했다. (과거엔) 신설학과에 들어가면 대개 졸업생 1명을 교수로 채용했다. 이를 고려해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했고, 석사 후 모교에서 강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창업을 결정한 것은 회사인수를 제안받은 후 문헌정보학 전공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의 데이터를 확보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장에 직접 방문해 보니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장을 역임하며 여성 기업을 위한 입법과제가 많다는 것을 느꼈고, 직접 정치계에 입문해 후배 여성 기업인들에게 더 나은 경영 환경을 개선해 주고 싶었다. 여성 기업인이라는 전문성을 살려 비례대표로 정치인의 삶을 살게 되었다. 이렇듯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매 순간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그 믿음의 근원은 '호안우보(虎眼牛步)의 자세'에서 비롯되었다. 호랑이의 시선으로 보고, 소의 걸음으로 걷는다는 뜻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까지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하고, 한번 결정을 내렸다면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묵묵히 나아가고자 노력한다."▶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권력을 나누는 정치를 하고 싶다.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권한과 범위가 상당히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은 에너지 정책을 논의하다가 내일은 통상정책, 또 그다음 날은 재난 대책을 결정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일상이다. 매일 맞닥뜨리는 국정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권한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1명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회의원의 권한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국민과 나누는 정치를 하고 싶다. 느릴 수도 있지만 옳은 정치를 위해 노력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향 대구경북의 발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중요한 것은 청년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근무환경을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을 고려한 기업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일자리 사업이 아닌 지역 맞춤형 신규사업을 많이 도입해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도시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구직자의 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도록 하겠다."▶차기 총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찾기가 물밑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이번 정기국회를 마무리하고 차분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여성 기업인을 대표해 국회에 들어와 어렵게 정치적 훈련을 받았다.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열매만 따먹고 떠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맘도 크다. 결정하기까지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결정이 되고 나면 무섭게 치고 나가는 힘이 있다. 선출직에 도전해 봉사의 길을 이어갈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한무경 국회의원△1958년 경산 출생 △경북여고, 효성여대, 이화여대 대학원(문헌정보학 박사) △이화여대 강사 △효림그룹 회장 △경산상공회의소 부회장,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21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현)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현) △국민의힘 원내부대표(현)경산 출신인 국민의힘 비례대표 한무경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지역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까지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무경 의원실 제공〉
서예가 송하 백영일 선생 별세
서예의 미학을 찾아내는 일에 일평생 매진해온 송하 백영일 전 대구예술대 교수가 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8세. 고인은 서단으로부터 '올곧은 성정과 작품 하나를 쓰기 위해 관련 서적을 수십 권 탐독하는 치열한 작가정신의 소유자' '질박하고 창경한 필획을 구사하는 서인' 등의 평가를 받아왔다.그동안 전통 한문 서예 위주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으로 서단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또한 획 자체가 극히 단순해 예술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한글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여 한글서예의 새로운 방향성도 제시했다. 특히 잘 쓰이지 않는 순수한 아름다운 우리말을 서예 작품화해 직접 돌에 새기는 전각 작업에 몰입해왔다. 대구예술대 서예학과 교수로 재임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대구서학회 초대 회장 등을 지냈다. 발인은 3일 오전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208호, 장지는 경남 거창군 주상면 남산리 선영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월요칼럼] '주호영·송언석 팀' 실력 보여줄 때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민생 국감'은 온데간데없고 날 선 정쟁만 남기고 끝났다. 21대 국회가 그동안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지라 이번이 세 번째라 해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기대하지 않았으니 실망도 덜하다. 그러나 과반수를 훌쩍 넘는 의석을 가진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유례없이 대통령 시정연설까지 보이콧하는 등으로 국회를 급랭시켰다는 점이 걸린다.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여야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주요 법안 심사가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당장 국민의 힘 지도부가 정부 측에 내년 '준예산' 집행 가능성을 내다보고 관련 준비를 하라는 얘기를 전했다고 한다. '준예산 제도'는 국회가 12월31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전년과 동일하게 예산을 집행하는 제도다. 그간 새 예산안은 몇 차례 해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튿날이나마 여야가 빠르게 합의를 해 준예산 사태로까지 번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예고되어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일부 분열된 모습을 보이던 민주당이 빠르게 결집하는 것을 볼 때 야당의 협조를 얻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자칫 새 예산과 함께 추진되는 새 정부의 사업 구상이 통째로 어그러질 수 있다. 특히 예산안과 함께 국회로 넘어간 정부조직법 개정 등 입법 사항은 지역 현안 해결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부조직법이 연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우선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활동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역에서 관심이 큰 비수도권 기획 특구 조성 등의 분권 및 균형 정책들은 정부 출범 1년이 지나도록 첫 삽도 못 뜰 수도 있다. 대구·경북권 미래 발전의 토대가 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과 '군위군 대구 편입 법률안'도 이번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부산 가덕도신공항' 등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한 가닥 기대를 거는 것은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여당 원내지도부를 지역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5선 의원인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원내대표와 재선의 송언석(경북 김천) 원내수석부대표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오랜 정치·행정 경험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극도로 경색된 여야 관계 속에서도 협치의 고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문제 대응은 시간을 다퉈 매진해야 할 대한민국 최대 과제이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할 지역 현안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대구경북 출신 의원도 힘을 합쳐 지역 현안에 총력 대응해 주길 바란다.민주당은 민생 입법과 예산 심의를 외면하는 건 원내 1당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구와 광주의 군 공항 이전을 묶어서 처리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민주당은 남은 정기국회 기간 지방 현안을 앞장서서 해결하는 등 민생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길 거듭 당부한다.이영란 논설위원이영란 논설위원
'나라꽃 위상 높이기' 무궁화 역사문화관 개관
한국콜마홀딩스가 무궁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경기도 여주에서 지난달 말 개관한 '콜마 무궁화 역사문화관'에 관람객이 이어지고 있다. 여주시의회 정병관 의장 등 의원들은 최근 한국콜마가 경영 및 인재 육성 노하우를 중소기업 등과 공유하기 위해 설립한 여주아카데미 내 지상 2층 911.78㎡(약 276평) 규모로 건립한 역사문화관을 둘러봤다. 또 재경 경북여고 동문회는 지난 13일부터 각종 소모임 별로 '무궁화 역사관'을 찾아 고조선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훈화초, 근화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던 무궁화의 역사를 공부하고, 한국콜마 측이 지난 5년에 걸쳐 수집한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발행됐던 화폐, 군인과 경찰의 계급장, 우표, 예술작품 등의 무궁화 사료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한국콜마는 지역 출신인 윤동한 영남대 동창회장이 창립한 중견그룹. 윤 회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 으로 여해재단을 만들어 '이순신 리더십' 전파에 심혈을 쏟고 있는 가운데 나라꽃으로서 무궁화의 위상을 높이는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전시관 내에서 무궁화의 국화(國花) 제정 법제화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무궁화는 국민정서상 국화로 여겨지고 있지만, 법적으로 국화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고 귀띔했다.한편 콜마 무궁화 역사문화관의 관람은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향후 한국콜마홀딩스는 무궁화 문화를 알리는 전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시 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콜마 무궁화 역사문화관 앞에서 재경 경북여고 동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영란의 스위치] '40년 수집·연구' 이돈수 한국 근현대 서지 자료 컬렉터 "동해·한국해 고지도 400점 소장…정부 파악 해외사료보다 많아"
대구 출신인 이돈수 한국해연구소장 겸 갤러리 북과바디 대표는 한평생 역사와 자료, 미술에 천착해온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근·현대 서지 자료 컬렉터다. 한국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사료와 동해, 독도 관련 고지도와 관련 자료 등을 40년 가까이 수집하고 또 연구해 온 것. 보유한 엄청난 자료를 바탕으로 한·일간에 첨예하게 갈등하는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상 동해 표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어 왔다. 최근 그는 '탐정 놀이'를 하듯 하며 옛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얻은 세계적인 화가 앤디 워홀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전, 그러니까 상업작가 시절(1949년부터 60년대 초반까지)에 그린 희귀 잡지와 책, 아동 도서의 표지나 삽화, 광고 포스터, LP 커버 등을 전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개천절을 보내면서 우리 옛 사진 전문가, 고지도 전문가라고도 불리는 이 대표를 서울 논현동에 있는 그의 갤러리에서 인터뷰했다. "19세기 후반 英·佛·獨 등서 제작된 독도 한국령 지도 국내 최초로 공개 예전엔 경쟁 수집가 대부분 외국인 한국인 자존심에 더 깊이 빠져들어 고지도 수집땐 금전적 가치가 아닌 한국 관련 정보 담고 있느냐가 중심 사진·엽서는 1945년 이전 것만 모아"▶수집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중학생 때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가까운 산에 있는 다양한 이끼를 가져와 키우기 시작했지만 모두 말라 죽어 더는 모으지 않았다. 그 후론 볼펜의 심을 모으기도 했고, 또 길을 가다 마주친 조약돌도 모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턴 클래식 음반을 모으기 시작했다. 창고 박스 안에 모셔 놓은 수백여 점의 클래식 기타 음반은 나를 위로해준 친구다. 수집을 계속하게 된 것은 기억력의 문제 때문이다. 관심을 두지 않는 일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모든 사람이 기억할 만한 순간의 기억들도 내 머릿속에 없다. 그런데 애정을 가지고 수집한 어떤 대상을 보고 있으면, 그날 날씨와 분위기 등, 그날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이런 연유로 수집이 습관이 되고 취미가 되고 일상이 되었다. 1980년대 중반 대학 시절에는 아르바이트를 한 비용으로 화랑에서 그림을 수집하기도 했다. 그림 수집 취미는 대학원에서 미술사학과를 선택해 삶의 모습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모았던 그림들은 지인들에게 선물해 지금은 가진 것이 거의 없다. 386세대의 평범한 대학생활을 보내던 중 고서에서 뜯어낸 옛 종이로 주점 벽을 도배질한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아, 고서점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고서적에서 시작된 관심은 이내 고지도로 옮겨갔고, 이후 지금까지 수집가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소장 자료를 소개하면. "수집가로 제 자신을 소개할 때 보통 '종이 위에 인쇄된 한국 관련 역사 자료를 모으는 수집가'로 소개한다. 이 수집의 범위 안에는 고지도, 고서적, 사진, 엽서, 오래된 신문 등 2D 중심 사료가 포함된다. 모든 수집품을 합하면 수만 점은 될 것 같다. 고지도의 경우 주로 외국 고지도를 중심으로 모았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서양 고지도에 있어서는 수원 모 사립대학의 지도 전문 박물관이 소장하는 양보다는 많다. 동해에 '동해'와 '한국해'가 표기된 지도만 400여 점 가까이 소장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 기관에서 조사한 외국의 다양한 박물관과 대학 기관 등에서 소장한 지도의 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 지도의 수집 방향은 지도의 금전적 가치가 중심이 되지 않고, 한국과 관계된 정보를 담고 있느냐가 중심이 된다. 바다 표기, 북방 영토와 국경선, 독도 등 한국과 관계된 사항이 수집의 주제이다. 한 장의 지도를 수집하기 위해서 그 지도에 관한 것을 공부하고, 지도를 찾아가는 과정에 들인 노력과 수고의 시간은 한 점의 지도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의 열 배, 또는 스무 배 이상일 때도 허다하다. 사진과 엽서는 1945년 이전의 것을 수집하는데, 이것도 2만 점 이상일 것 같은데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 서양에서 발행된 한국 관련 기사가 난 신문을 모으는데, 미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에서 발행된 1945년 이전의 신문이 수백 점이 되고, 또 그 외 종이에 그려진 한국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나 서적도 다수 있다."▶대표적 소장품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몇 년 전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해양경계선이 그어져 있고, 독도가 한국영토에 속하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19세기 후반의 지도 6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하멜 표류기도 여러 판본을 갖고 있다. '안응칠'이라는 아명이 선명하게 나와 있는 안중근 의사 사진, 병인양요, 동학농민운동, 항일의병 등과 관계된 서울의 모습과 종이 한지, 옹기, 석빙고 등의 과학문화재 그리고 의식주, 건축, 농업, 직업 등에 관계된 풍부한 사진 자료 등이 있다."▶40여 년 한 우물을 파 왔다. 보람도 있겠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을 듯하다."오랜 기간 한 곳에, 또 금전적 이익이 없을 만한 곳에 집중하는 모습은 이상해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근 40년의 수집 취미 생활을 하면서, 30년 정도는 주위에서 이상한, 소위 말해 미친놈 취급을 당했다. 최근 10년 전부터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한국 관련 사료를 수집할 당시 대부분의 경쟁 수집가들은 외국인이었다. 광주사태 때 한국에서 생활한 신문기자,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연구원과 한국 문화·역사를 연구하는 연구원 등 한국의 역사 자료를 수집하는 외국인이 많았다. 그 당시 한국 수집가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몹시 부끄러워 한국인으로서 자존심 때문에 더 깊이 빠져든 부분도 있다. 현재는 예전과 달리 한국 역사 자료를 찾는 한국인이 많아져 상대적으로 저의 수집 열정은 많이 식었다. 지금도 가끔 수집을 하는데, 전문가가 아니면 찾지 못하는 자료만을 중심으로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수집이 일상이 되었는데 경제적 운용 측면에서 저는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집도 없고, 최근까지 자동차도 없이 생활했다. 그래서 제 주변에는 제가 미안함을 표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흔해 빠진 아파트 몇 채보다 제가 수집한 자료의 사회적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위로하면서 살아왔다."▶특히 보람 있었던 일을 소개하면."우리 역사의 조각을 찾아 알렸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05년 '기생전'을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는데, 이후 기생을 주제로 한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이 만들어져 제 인터뷰가 미국 신문에까지 실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동해의 국제표준명칭으로 유엔지명전문가회의(UNGEGN) 지명위원회 위원장이 '한국해' 표기를 지지했을 때 등 다양한 사건이 있다."▶그림 미술시장이 크게 팽창하고 있다. 그림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나."그림 시장을 오래전부터 지켜봐 왔다. 우려와 희망이 같이 존재한다. 최근 아트 펀드, 아트 컨설턴트, 아트 매니지먼트와 같은 예전에 들어 보지 못한 명칭들이 많이 보인다. 미술을 투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산업적 측면만 강조한 미술시장이 만들어낸 명칭인 것 같다. 미술품이 소비자의 투자적 목적을 충족시키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이들이 이탈하는 경우, 미술 시장이 흔들릴 수 있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금전적 측면과 관계없이 미술품을 향유하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어,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또 다른 희망을 보게 된다. 앞으로도 그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 작가들의 실력과 잠재력이 아주 커서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좋은 작가들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이돈수 대표는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갈등과 관련, "동해의 국제표준명칭으로 '한국해', 그리고 국내표준명칭으로 '동해' 사용을 주장하고자 18년 전 한국해연구소를 만들었다"며 "이 연구소를 통해 동해 표기의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연구와 자료 수집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초 갤러리를 오픈해 개관전으로 '앤디 워홀전'을 열었다"며 "이 전시가 파주의 복합문화공간에서 12월까지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영남일보가 1955년에 제작한 달력. 〈이돈수 대표 제공〉
갤러리JJ, 30일 부터 한달간 윤정원 작가 '공기와 꿈' 전시
환상적인 공간에 대한 인간 본연의 욕망과 판타지를 시각화 하는데 있어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온 화가 윤정원의 전시, '공기와 꿈'이 갤러리 JJ에서 9월 30일부터 내달 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2년 전에 '정령의 노래'라는 주제로 열었던 회화 중심과 달리 최근 새롭게 제작한 영상과 함께 다수의 샹들리에 및 오브제 등 다채로운 조형의 세계로 구성됐다. 윤정원의 회화는 물론 기발한 상상력으로 다채로운 소품들을 조합하여 예술의 영역으로 엮어내는데, 특히 '바비'와 샹들리에 작업은 잘 알려져 있다. 더 이상 쓸모 없어진 놀잇감, 인형이 새로운 조형성을 내보이고, 각종 자잘하고 하찮은 플라스틱 소품들은 아름다운 샹들리에로 변신한다. 또한 실제 성인의 키만큼 훌쩍 커버린 '바비'의 채색되고 콜라주 된 초상사진 작업은 가히 초현실적이다. 이런 작품들이 평면의 세계로 들어서면 세상 만물이 위계 없이 어우러지고 공존하는 파라다이스를 구현한 밀도 높은 회화 작품이 된다. 자연이 예술과 더불어 회복과 구원의 이미지로 나타나며 그것은 신화적이면서 또한 사랑으로 하나 되는 종교적 이미지로 보이기도 한다. 윤 작가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대학에서 수학하면서 쾰른 쿤스트페어라인에서 국제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으며 활동해왔다. 그는 2007년 '스마일플래닛'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전시공간과 작업실, 가게의 기능을 동시에 하는 새롭고 실험적인 복합공간을 제시했고, 이 같은 행보는 이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의 '동대문 Spirit!' 공간으로 이어졌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 미술관은 물론 호텔과 백화점, 기업 체험관 등 다양한 곳에 소장되어 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대구출신 포크가수 오후(O'hoo) 첫 단독 공연
늦깍이로 꿈을 이룬, 포크가수 오후(O'hoo)의 첫 단독 공연이 10월 20일 오후 7시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열린다. 가수 오후(O'hoo)의 본명은 유미정. 대구출신으로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워킹맘으로 치열하게 삶을 살다가 어린시절부터 좋아했던 노래부르는 삶을 본격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치명적인 병마와도 싸워서 이겨내는 등 숱한 인생 역정을 잘 지내왔지만 이루지 못한 음악에 대한 열망과 미련이 늘 그녀 곁을 맴돌았다.그러다 코로나 팬더믹 한중간에 용기를 내어 앨범 '걸어간다'(2020),긴하루(2021)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그리고 이번에 한번 더 크게 용기를 내어 단독콘서트를 열게 되었다. 소녀같은 참한 외모 때문에 믿기지 않겠지만, 60줄에 들어선 그녀는 늦게 음악인생으로 변신한 것에 대해 "나를, 나의 인생을 표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음악이라 생각했고 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라고 설명한다.'어느 가을 오후'란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가수 오후(O'hoo)는 그녀만의 맑은 음색과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데뷰곡 '걸어 간다''긴 하루'를 비롯해 '라노비아', '돈데보이'등 칸초네· 샹송을 선보인다. 그녀는 "점점 잊혀져 가는 포크음악을 좀더 폭넓게 팬들에게 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무대를 만들었다"라며 "50~70대의 문화도 계속 존중되어야 하고 지속 되어야 한다. 그들도 그전엔 소년이고 소녀였다. 그들의 젊은 감성을 되찾아 주고 싶다"라는 소망을 피력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포크가수 오후(O'hoo). 그녀의 대표곡인 '걸어간다'는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한 선물이다. 담담한 선율에 가을 감성의 따뜻한목소리를 담아 그녀는 우리는 기도처럼 인사처럼 서로를 위로해야 한다. 서로를 쓰다듬고 격려하면 함께 가야 한다.끝을 모르는 터널 처럼 아무리 암울하다 하여도 그런 위로와 격려가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멀리갈 수 있다.라고 위로한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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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못 찾는 의대 증원 갈등, 결국 4월 넘기나…의료계 일각 "증원 백지화 없이는 협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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